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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서영이: ‘어른아이’ 이서영, 드디어 어른이 되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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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홈드라마와는 다른 문법으로 이야기를 전개시켜온 KBS <내 딸 서영이>가 이제 종영까지 4회를 앞두게 됐다. 최대 관심사는 역시 ‘삼재-서영 부자가 어떻게 화해를 이룰 것이냐’로 모아지고 있다. ‘키’를 쥔 것은 서영이다. 삼재는 늘 서영 앞에서는 죄인일 수밖에 없다. 그녀가 꼿꼿한 자존심을 버리고 아버지에게 용서를 비는 모습은 이 드라마가 남겨둔 마지막 ‘눈물샘’이 될 예정이다.

 

사실 서영에게 있어 자존심은 어린 시절 그녀가 삶을 포기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유일한 ‘끈’이었다. 그녀는 고등학교시절 수업료 마련을 위해 친구들에게 자장면까지 배달하며 학교를 다녔고, 대학진학 후에도 쌍둥이 동생 상우를 위해 늘 자신을 희생시켰다. 서영의 자존심이 유별나 보이는 이유는 그녀가 걸어온 삶 자체가 평범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혹한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겹겹이 둘러친 자존심은 그녀 자신의 성장을 막았다. 몸은 컸지만 마음은 여전히 친구들에게 자장면을 배달하던 그때 그 여고생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결혼도 하고 유능한 변호사도 되었지만, 그녀는 사실 ‘어른아이’에 불과했다. 17일 방영된 45회에서 그녀의 고백이 흥미로웠던 건 바로 이지점이다.

 

 

 

‘어른아이’ 이서영, 자존심의 틀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다

 

이날 서영은 동생 상우(박해진 분)와 옛 시누이 미경(박정아 분), 그리고 자신의 유일한 친구라 할 수 있는 연희(민영원 분)를 통해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아이처럼 살아왔는지 반성하게 됐다. 다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데 반해 오직 그녀만 과거에 사로잡혀 현재를 보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잠깐의 오해가 있었지만 다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 상우-호정 커플을 통해 서영은 자신이 안고 있는 죄책감에 대해 자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서영은 지난 며칠간 자신 때문에 미경과 상우가 헤어졌다고 생각하며 자책했지만, 사실 그녀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지나가버린 ‘과거’에 집작하며 살지는 않았다. 그녀를 원망하는 사람 또한 없었다. 오직 이서영 자신만 본인을 원망하고 있었다. 상우는 누구보다 노력하며 결혼생활에 충실하고 있었고, 호정과의 사랑도 아름답게 싹 트고 있었다. 그건 미경 역시 마찬가지였다. 위너스 그룹 딸이라는 사실을 속이면서 의도치 않게 주변 동료들에게 큰 배신감을 안겨 준 바 있는 미경은 오히려 서영에게 위로의 말을 건냈다. 그녀는 사과하려는 서영에게 “지나간 일로 현재의 감정에 영향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오히려 자책하는 서영을 감싸 안았다.

 

 

 

“다들 어른이네. 나만 모르고 살았어.” 이날 방송에서 수차례 입에 올린 서영의 고백한 그래서 더 진심으로 다가왔다. 어찌됐든 다들 상처를 이겨내고, 과거를 극복하기 위해 살아가는데, 자신만은 ‘아버지’라는 틀에 갇혀 실수를 하고, 또 그 실수에 발목이 메여 전혀 앞으로 나아가고 있지 못함을 깨달은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날 서영이 홀로 산에 올라 자신에게도 아버지와의 좋은 추억이 있었음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끈기가 약한 자신에게 지구력을 심어주기 위해 산에 데리고 올라가고,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 주던 아버지의 모습은 그동안 ‘어른아이’로 살아온 서영이 잊고 있었던 분명한 사실이었다.

 

산에서 홀로 아버지를 생각하며 흘린 그녀의 눈물은 결국 그동안 누구도 깨트릴 수 없었던 ‘자존심’이라는 단단한 벽을 단숨에 녹였다. 산에서 내려오는 도중 어려움에 처하자, 무의식적으로 서영은 우재를 찾았고, 마치 마법처럼 자신 앞에 ‘짠’하고 나타난 우재에게 고마움과 감동을 느낀 것이다. 겉으로는 표현을 안해도 우재를 걱정하고 이런저런 잔소를 쏟아내는 서영의 모습은 분명 예전과는 달라보였다. ‘어른아이’ 서영이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 순간이었다.

 

 

이날 서영은 그동안 어째서 우재가 자신의 사무실과 집 주소를 알아낼 수 있었고, 심지어 산까지 찾아왔는지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할 수 있었다. 바로 자신의 친구 연희가 ‘사랑의 메신저’ 역할을 한 것이다. “왜 그랬냐”는 서영의 질문에 연희는 “우리 정말 친한 친구 맞지? 정말로 친하다면 네 속마음 정도는 읽어도 된다고 생각했어”라고 말했다. 자존심이라는 벽에 가려 서영 본인도 보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친구가 대신 봐 준 것이다. 서영은 또 한 번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다들 어른이네…”

 

‘어른아이’에서 진짜 ‘어른’이 된 서영은 이제 조금씩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심지어 이날 서영은 새로운 비밀까지 확인했다. 짐정리를 하다가 자신의 결혼식 방명록에 아버지 이름이 써있는 걸 보게 된 것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결혼식 하객대행업체를 찾아간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하객 대행으로 본인 결혼식에 참석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경악했다. 비록 갈등을 치유하기 위한 작위적인 설정이라는 느낌을 지울 순 없지만 어쨌든, 삼재와 서영이 화해할 수 있는 ‘판’은 충분히 만들어진 것이다.

 

 

남은 4회에서 삼재와 서영이 어떻게 용서와 화해라는 메시지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어린아이’ 서영이 진짜 어른이 됐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속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어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복통을 호소하던 삼재의 건강에 아무런 문제만 없다면, 충분히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지 않을까? 그간 힘 있게 내달려온 <내 딸 서영이>의 마지막이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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