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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고창편, 뻔해도 질리지 않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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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시세끼 고창편, 뻔해도 질리지 않는 이유

바쁜 현대인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 정겹고 고맙다

 

만약 예능프로그램에도 온도가 있다면 <삼시세끼>의 온도는 36.5°C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너무 차갑지도, 그렇다고 너무 뜨겁지도 않은, 딱 사람의 체온이 느껴질 만큼의 따뜻함을 전해주며 시청자를 웃음 짓게 만들기 때문이다.

 

고창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시즌으로 찾아온 tvN <삼시세끼-고창편(이하 삼시세끼)>의 흥행세가 예사롭지 않다. 비슷한 포맷의 반복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이미 10%를 훌쩍 넘겼고, 시청자들의 평가 또한 후하기 그지없다. 일주일간 지친 몸과 마음을 뉘이고 금요일 저녁 <삼시세끼>를 시청하다 보면 그 넉넉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그리고 따뜻한 웃음에 절로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청정 무공해 예능으로서 이 프로그램이 갖는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삼시세끼>는 그 인기에 비춰볼 때 그리 특별한 게 없는 예능이다. 국민MC급의 진행자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핫한 게스트가 출연해서 관심을 끄는 것도 아니다. 그냥 남자 서넛이 농촌과 어촌을 떠돌며(?) 하루 세끼를 직접 해먹는 게 전부다. 그런데도 묘하게 끌리고, 한번 보고나면 그 중독성에 다음 회를 또 찾아보게 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이 프로그램이 건네는 작은 위로에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차승원과 유해진, 손호준, 남주혁 등 고창편 출연자 넷이 읍내에 나가 짜장면을 사먹는 모습을 보자. 낡은 트럭에 올라타 읍내로 나가는 이들의 표정은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 마냥 행복해 보인다. 에어컨 대신 창문 너머로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식혀야 함에도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배달 어플 하나로 원하는 음식을 언제든 시켜 먹을 수 있는 우리들에겐 생경한 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 누구도 <삼시세끼> 속 모습을 단순한 설정이라고 재단하지 않는다. 그들의 행동과 표정에서 묻어나는 감정들은 이미 우리가 한번쯤 겪어봤던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짜장면 한 그릇 별거 아니지만, 한때 우리에게도 짜장면은 졸업식과 같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이었고, 외식의 단골 메뉴로 자리 잡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오늘날에도 누군가에겐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경제적으로 더 풍요로워지고 삶도 보다 편리해졌지만, 가끔은 짜장면 한 그릇에 기뻐하고 행복해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 컴퓨터 게임과 스마트 폰, 그리고 3D영화처럼 재미난 것이 발에 치이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종종 집 앞 마당이나 골목길에서 원 없이 뛰어 놀던 시절을 떠올린다. <응답하라 1988>에 열광했던 것처럼 말이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그 시절의 어떤 정서들이 여전히 우리 마음 한 구석에 잠들어 있는 것이다. 너무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치여 좀처럼 꺼내보지 못했던 그 정서들이 이상하게도 <삼시세끼>를 보다보면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깨어나곤 한다.

 

 

 

 

비가 온다는 핑계로 잠시 일을 미루고 김치전을 해먹거나, 별 것도 아닌 한마디에 까르르웃음을 터트리고. 돈이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걱정은 잠시 미루고 오늘 하루 재밌고 즐겁게 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 차줌마(차승원)-참바다(유해진)-손호준-남주혁으로 구성된 세끼가족의 모습은 진짜 우리네 가족들이 살아가는 모습처럼 정겹고 따뜻하다.

 

돈이 부족하면 그때그때 모내기와 복분자 수확과 같은 노동을 통해 해결하고, 시골이라서 조금 불편한 게 있더라도 시간을 더 투자한다면 못할 게 없다는 걸 보여주는 <삼시세끼>. 이 프로그램의 따뜻한 위로가 오래 지속되길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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