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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 열도 발언, 사과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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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호 열도 발언, 사과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

 

대한민국 방송에서 일본 제국주의를 찬양한 기미가요가 흘러나온 것도 모자라, 이제는 반도 국가를 열도라 칭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지금 우리가 발 붙여 사는 이 땅이 대한민국인지 아니면 일본인지 모를 지경이다.

 

논란이 불거진 송민호 열도 발언은 지난 21일 진행된 <2014 SBS 가요대전>에서 터져 나왔다. 이날 MC를 보던 위너의 송민호는 프로그램 진행 도중 “대한민국 ‘열도’를 뒤흔드는 보이그룹의 메가 스테이션”이란 멘트로 구설수에 올랐다. 여기서 열도란 '줄을 지은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여러 개의 섬'을 뜻하는 말로 일본과 같은 섬나라를 지칭할 때 사용되기 때문이다. 보통 우리나라처럼 3면이 바다로 둘러 쌓여 있는 경우는 ‘반도’라 표현한다. 우리나라를 한반도라 부르는 건 그래서다.

 

송민호 열도 발언 이후 처음에는 이번 실수가 누구의 책임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대본을 잘못 작성한 SBS측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과 잘못된 대본을 고쳐 읽지 못한 송민호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 SBS 측에서는 22일 이번 열도 발언과 관련하여 공식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SBS 측은 '2014 SBS 가요대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가요대전' 중 송민호의 잘못된 단어 사용에 대해 사과의 말씀드린다"며 "제작진이 대본을 철저하게 확인하고 감수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는 이 같은 실수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사실상, 대본을 잘못 작성한 작가와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제작진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하지만, 송민호 열도 발언은 단순히 책임소재를 따질만한 문제는 아닌 거 같다. SBS 측은 즉각적인 사과에 나섰지만, 사실 사과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다. 바로 이 같은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JTBC에서 기미가요를 내보내 논란이 불거진 지 과연 얼마나 됐나? 불과 한 두달 전의 일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를 열도라 표현하는 이런 비상식적이고 부끄러운 일이, 그것도 국내 지상파 제작진의 실수(?)로 벌어졌다는 점은, 지금 우리나라 방송 현실의 현주소를 돌아보게 만든다.

 

 

 

 

게다가 SBS는 각종 방송에 일베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시청자의 공분을 산바 있다. 불과 두 달전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서 신윤복의 ‘단풍오정’을 방송에 내보내는 과정에서 일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기 위해 합성한 이미지를 사용해 논란을 일으켰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청자에게 사과를 한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SBS 8시 뉴스에서 일베 이미지를 사용한 바 있고, 올해 3월에도 <런닝맨>에 일베에서 제작한 고려대 로고가 등장해 물의를 일으킨바 있다.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해명을 하고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지만, 몇 개월 간격으로 계속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부족해 보인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 한 두 명을 징계하는 것만으로는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학벌 좋고 능력있는 PD를 뽑으면 뭐하나. 현장에서 방송 인력을 진두지휘해야 할 프로듀서가 이런 문제 하나 막지 못하는데... 급기야 SBS를 두고 ‘일베 방송’, ‘친일 방송’이란 조롱까지 보내고 있는데도, SBS는 자꾸만 이런 일을 되풀이 한다.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의 것만이 아니다. 전파를 타고 전국으로 송출되는 순간, 모든 국민의 것이기도 하다. 방영되는 프로그램 하나 하나, 이미지 한 장 한 장, 자막 한 줄 한 줄, 그리고 대본 한 글자 한 글자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보다 더 신중하고 어려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방송국 차원에서는 PD와 작가, CG인력 등 제작진 모두에 대한 정기적인 교육과 모니터링을 통해 이들의 실수가 방송사 전체의 이미지를 갉아먹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만약, 수차례 반복되는 이런 실수 등을 통해 배우는 것이 없다면, 앞으로도 SBS는 변명과 사과만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다른 방송사 역시 기미가요 논란이나 열도 발언 논란 등을 통해 부디 배우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다.

 

끝으로, 위너의 송민호와 YG 역시 잘못된 대본을 읽은 것 뿐이라는 소극적인 자세를 벗어나, 미처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실수를 해 죄송하다는 사과를 전했으면 좋겠다. 만약 대본에 대한민국을 일본으로 표기했다고 해서 이를 그대로 읽을 것은 아니지 않은가? 상황에 따라 대본을 그대로 읽는 것도 잘못이 될 때가 있다.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전하는 것이야 말로 이번 논란에서 YG가 위너가 되는 길이 아닐까 싶다.

 

(글 작성 이후 송민호 측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모든 게 제 잘못이고 불찰"이라는 글을 통해 열도 발언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책임여부를 떠나 사과하는 모습은 매우 잘한 결정이 아닐까 싶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송민호 측 역시 배운 바가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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