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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나르샤 신세경, 그녀의 캐릭터가 상징하는 것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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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나르샤 신세경, 그녀의 캐릭터가 상징하는 것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나르샤>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팩션(팩트+픽션) 사극이다. ‘사극이라는 장르에 상상력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지만, <육룡이나르샤>는 극의 재미를 위해 가상의 캐릭터를 만들고, 또 이들에게 상당한 역할을 부여한다. 조선 건국의 일등공신이자 실존인물인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 세 사람과 무휼, 이방지, 분이라는 가상의 캐릭터를 한데 묶어 ‘육룡’이라 이름 붙인 것에서 볼 수 있듯,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태어난 무휼, 이방지, 분이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은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에 비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

 

 

 

 

그중에서 가장 눈이 가는 것은 역시 신세경이 연기하는 분이라는 캐릭터다. 7회까지 방영된 지금, 이야기는 주로 이방원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신세경이 연기하는 분이의 분량 또한 만만치 않다. 오히려 분이는 이성계(천호진 분)와 정도전(김명민 분)보다 훨씬 더 깊이 극의 중심에 들어서 있으며, 여섯용을 하나로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기까지 한다.

 

이성계, 이방원, 정도전처럼 조선 건국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도 아니며, 무휼과 이방지처럼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것도 아닌데, 대체 왜 작가는 분이라는 캐릭터에 이렇게 공을 들이는 것일까? 아마도 그건, 이 분이라는 캐릭터가 고려말 혼돈의 시기에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백성을 상징하며, 조선 혁명의 근간이 되는 민초를 대신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분이라는 캐릭터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처럼 보인다. 그녀가 없다고 한들, 이방원 일행이 조선 혁명을 완수하는 데 있어 크게 무리가 가는 것도 아니다. 실제 역사에서도 이성계와 정도전, 그리고 이방원은 이 ‘영특한 소녀’의 존재와 무관하게, 고려를 무너뜨렸고, 새로운 나라를 세웠다. 그리고 지금껏, 조선 건국을 배경으로 제작된 사극(혹은 이야기)은 대부분 이성계 혹은 정도전과 이방원을 집중 조명해온 것이 사실이다. 바로 이들의 혁명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룡이나르샤> 작가의 시선은 조금 다른 듯 보인다. 혁명이라는 것은 결코 소수 엘리트에 의해 완성되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성계와 정도전이 손을 잡고 고려를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이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갔을 것인지, 우리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 소수 엘리트는 혁명을 설계할 수 있으나, 그것을 실해에 옮기고 완수하는 것은 결국 백성이고, 민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있듯, 한 나라와 사회의 체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질서를 확립하는 데에는 수많은 희생이 뒤따른다. 그리고 그 희생은 결국 소수 엘리트가 아닌 다수의 백성이 될 가능성이 높다.

 

 

 

 

<육룡이나르샤>에서 분이의 캐릭터가 비중있게 그려지는 것은 바로 그래서다. 분이가 백성을 상징하고, 혁명의 근간이 되는 민초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작가가 굳이 분이라는 캐릭터를 만들고, 그녀를 통해 이성계와 이방원이 각성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 것은, 조선 건국이라는 대업이 단지 소수 엘리트에 의해 완성되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성계와 이방원, 그리고 정도전이 제 잇속 챙기기 바빴던 고려의 권문세족을 무너뜨리고, 조선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건국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새로운 질서의 확립을 갈망했던 백성들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분이는 단지 ‘영특한 소녀’를 넘어 고려 사회에 절망하고, 새로운 세상을 갈망하는 당시 대다수의 백성을 대표하는 캐릭터라고 보는 게 더 옳을 것이다.




 

조선 건국까지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는 만큼, 앞으로 분이는 더 많이 절망하고, 계속해서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때마다 분이가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라도 해주길 바란다. 그녀의 말대로 살아있는 건 무언가라도 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육룡 가운데, 유일하게 백성을 상징하는 그녀가 더욱더 훨훨 날아오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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