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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야구 중독 남동생, 웃고 넘길 수 없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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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안녕하세요>를 시청하다 보면 가끔 말도 안되는 황당한 고민을 들고 스튜디오를 찾는 출연자가 있는가 하면, 고민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사연에 가까운 이야기를 시청자와 공유하기 위해 방송에 출연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작진 역시 수많은 고민 가운데에서 진지한 고민과 황당한 고민, 그리고 재미있는 고민 등 여러 가지 사연을 한회 방송에 다양하게 배치함으로써 시청의 재미를 배가시켜주곤 한다.

 

2일 방송에 등장한 ‘야구 중독 남동생’ 사연의 경우에도 그 고민의 심각성을 따져봤을 때, 전문가의 상담이나 혹은 어떤 해결책이 요구되기 보다는 모두가 즐겁게 웃을 수 있는 수준의 고민이었다.

 

 

 

 

이날 고민을 들고 스튜디오를 찾은 누나는 자신의 남동생이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걱정이라고 밝혔다. 누나의 증언에 따르면, 남동생은 야구를 너무 좋아해서 국내 프로야구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를 빼놓지 않고 시청하며, 혼자서 해설까지 해가며 야구를 보는 지독한 ‘마니아’였다. 심지어 거실에서 혼자 캐치볼을 하느라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고, 누나는 입에 공을 맞아 피가 나기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MC들이 직접 만나본 동생은 정말로 순수하게 야구를 좋아하는 초등학생이었고, 건전하게 야구를 즐기는 소년이었다. 영어로 야구 경기 해설을 할 정도로 프로야구에 대한 지식이 해박했고, 영어실력 또한 뛰어났다. 실제로 야구 중독 남동생은 미국에서 살 때 야구부 에이스 투수로 활약할 만큼 야구재능도 뛰어난 편이었다.

 

 

 

 

재미있는건 이 야구 중독 동생의 꿈이 야구선수가 아닌 야구 해설자라는 점이었다. 이 소년은 선수의 경우에는 훈련과 같은 개고생뿐만 아니라 방출이나 트레이드 같은 마음 고생을 해야 한다며, 자신은 야구 해설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남동생의 발언에 MC와 방청객은 뒤집어 졌고, 시청자 역시 야구를 사랑하는 한 소년의 열정을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말 그대로 한번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사연이었지만, 이 소년이 집안에서 혼자 캐치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속에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 고스란히 묻어나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한국에 오니 친구들이 다들 학원에 가서 같이 놀 친구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캐치볼을 할 수밖에 없어요.”

 

미국에 살다 몇 개월 전 한국에 들어온 이 소년은 방과 후 친구들이 모두 학원에 가는 바람에 홀로 캐치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할 나이에 운동장이 아닌 학원으로 향해야 하는 우리 사회의 교육 현실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이 소년의 엄마의 말에 따르면, 아파트 공터에서 캐치볼을 하니 위험하다고 쫓겨나고, 잔디구장이 있는 구민 운동장에 가서 운동을 하려고 하니 잔디밭에서 나가라고 해서 결국 집안에서 놀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어느새 어른들은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껏 뛰어 놀 시간과 장소 모두를 빼앗아 간 것은 아닐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안에서 캐치볼을 하면서 물건을 부수거나 다른 가족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분명 고쳐야 할 취미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이 야구 중독 남동생에게서 같이 놀 친구를 빼앗아 가고, 뛰어날 운동장을 빼앗아 간 것이 누구인지 먼저 돌아보아야 하지 않을까. 재미있게 웃고 넘어갈 수 있었던 사연임에도 불구하고 그 뒤 끝은 왠지 찜찜함이 감돈다. 부디, 우리 아이들에게 놀 수 있는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자.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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