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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공식’ 뒤집은 <남자가 사랑할 때>, 앞으로가 중요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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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간의 사랑을 소재로 한 멜로드라마에서 배신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소재다. 배신은 주로 극의 긴장감을 높이거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로 활용되며, 이를 위해 남녀 주인공 중 한 사람은 꼭 사랑을 버리고 욕망이나 성공을 취하는 캐릭터로 등장하곤 한다.

 

‘사랑→배신→성공→복수→사랑’으로 이어지는 ‘배신의 공식’을 정석처럼 활용한 드라마로는 얼마 전 종영한 SBS <야왕>을 꼽을 수 있다. 이 드라마에 주다해(수애 분)와 하류(권상우 분)는 서로 사랑했지만, 결국 주다해는 하류를 배신했다. 배신을 통해 그녀가 얻은 것은 백학그룹 며느리와 영부인 자리였다. 사랑을 포기하고 욕망에 충실했던 그녀는 성공했지만, 필연적으로 하류의 복수를 동반했다. 끝내 주다해는 죽고, 하류는 살았지만, 두 사람은 마지막에 이르러 다시금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방영중인 MBC 수목드라마 <남자가 사랑할 때>가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왜냐하면 이 드라마에서 배신은 사랑을 버리고 성공을 택하는 기존 ‘배신의 공식’과는 달리, 성공을 포기하고 사랑을 취하는 방식으로 재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방영된 <남자가 사랑할 때> 13회에서는 미도(신세경 분)와 재희(연우진 분)의 사랑이 본격화됐다. 아니, 미도와 재희의 배신이 본격화됐다고 표현하는 게 더 옳겠다. 그동안 태상(송승헌 분) 때문에 망설였던 두 사람은 이날 방송에서 서로의 진짜 마음을 태상에게 밝혔다. 미도는 재희를 좋아한다고, 재희는 미도를 좋아한다며 태상을 자극한 것이다. 미도와 재희 모두 태상의 도움과 지원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두 사람의 사랑은 태상에게 있어 배신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현재 미도는 태상과 사귀는 사이다.

 

미도 입장에서 본다면, 그녀가 태상을 버리고 재희를 선택하는 과정은 성공을 위해 사랑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랑을 위해 성공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태상 곁에 남으면 돈 걱정 없이 그녀가 하고 싶은 거 모든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배신→성공’이 아니라 ‘성공→배신→사랑’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변심은 어쨌든 기존 멜로드라마에서 보아오던 전형성을 거부한다.

 

 

 

 

그렇다면 이제부터 중요한 것은 바로 태상의 선택과 결말이다. 어찌됐건 배신은 복수를 동반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내 옆에 있어. 나를 괴물로 만들지 말고…” 태상의 섬뜩한 경고에서 알 수 있듯이, 미도와 재희의 사랑(배신)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태상의 분노와 복수심 역시 겉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다. 게다가 태상에게는 어머니가 아버지를 배신하고 다른 남자와 도망친 어릴 적 과거(트라우마)가 있다.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미도를 쉽게 용서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미도와 재희에 대한 태상의 복수가 다른 멜로드라마처럼 처절하게 이뤄질 것인가는 의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드라마는 ‘사랑→배신→성공→복수→사랑’으로 이어지는 ‘배신의 공식’을 뒤집었기 때문이다. ‘사랑→배신→성공’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성공→배신→사랑’으로 진행되는 만큼 복수 후 다시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과정 역시 변조될 수밖에 없다. 태상의 복수가 수월치 만은 않을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태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미도와 그런 미도를 지키기 위한 재희가 또 다시 태상을 시련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다. 아마도 재희는 미도와의 위험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변수로 등장한 태상의 동생, 여전히 태상을 무너뜨릴 궁리에만 빠져있는 구용갑(이창훈 분) 등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태상에게 맞서지 않을까 싶다.

 

이미 시작된 미도와 재희의 배신. 과연 <남자가 사랑할 때>는 배신 이후의 과정을 어떻게 그려낼까?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달려가는 이 드라마가 기존 멜로드라마와 어떤 차별성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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