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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착한 오디션',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 기대되는 이유

'착한 오디션',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 기대되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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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이 꿈을 이루어준다고는 믿지 않는다. 왜냐하면, 수많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꿈을 이룬 소수의 성공 뒤에는 수천, 수만의 다른 도전자들의 실패가 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2> 허각과 <위대한탄생> 백청강은 우승을 통해 가수라는 꿈을 손에 쥘 수 있었지만, 다른 무수한 도전자는 실패와 탈락을 마주해야 했다. 또 어쩌면 그들 중 일부는 꿈을 포기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최근 진행 중인 다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주목받는 소수에 비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이들이 몇백 배, 몇천 배는 많다.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보 문구인 "Dreams Come True"에 공감하기 어려운 이유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오디션을 통해 꿈을 이룬 친구들은 대단하다. 그들은 승자독식 구조가 갖는 긴장감, 적나라한 순위 공개와 점수, 심사위원들의 독설마저 극복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그 모든 것을 이겨낼 정도로 이들이 '강심장'이었는지, 아니면 그만큼 절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들은 브라운관 속에서 '보통 영웅'으로 등극했다.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본 포맷은 단순했다. 대형 기획사에서 만들어낸 아이돌 중심의 한계를 넘어 '실력' 위주의 가수를 키워보자는 것이었다. 외모는 부족해도 실력만 있다면, 나이가 많아도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하고 또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신선하고 강력했다.

 

 

학벌, 자본, 지연 등 기존 사회 시스템에 존재하는 '성공의 법칙'에 염증을 느낀 대중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열광하기 시작했고,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노래를 넘어 연기와 춤 그리고 특정 직업을 선발하는 형식으로 변용되어 갔다. 참여자 수는 늘었고, 승자가 움켜쥐는 부와 명예도 커졌다. 그리고 딱 그만큼 좌절과 실패의 무게도 늘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공정사회의 축소판이지 혹은 무한경쟁의 각축장인지 논하는 것은 한편으로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중요한 것은 공정하게 경쟁을 하든 살벌하게 경쟁을 하든, 그 안에서 발생하는 탈락자는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탈락자에 관심을 둔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바로 KBS에서 5월 방영 예정인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다.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 기대되는 이유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누구나 참가할 수 없다. 불특정 다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참가 자격은 한 장 이상의 앨범을 내고 가수로 데뷔한 경력이다. 결국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가수의 꿈을 안고 데뷔했지만, 빛을 발하지 못하고 사라졌던 무명 아이돌 가수를 위한 재기 프로그램인 셈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실패를 맛본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준다는 발상이 놀랍다. '실패 경험'이 참가 조건이 되는 경우는 그동안 여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이다.

 

 

이는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을 연출을 맡고있는 전진학 PD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 PD는 "우리는 사회적 약자, 중소기업 혹은 구멍가게 같은 약자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파헤친다"며 "일반인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주는 기존 오디션 프로그램과 달리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실패한 이들을 배려하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전 PD 말에 따르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시대정신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하는 '신데렐라'가 아닌, 경쟁에서 뒤처진 '실패자'를 배려하는 마음가짐이라는 뜻이다.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어차피 서바이벌이라는 형식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올라가는 이가 있으면 떨어지는 이가 있다. 상층부로 갈수록 올라가는 사람은 줄고, 떨어지는 사람은 늘어난다. 그런데 카메라는 늘 올라가는 사람만 비추고, 대중의 관심은 카메라의 시선을 따라간다. 소수가 다수를 소외시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역시 승자와 패자의 구분을 피할 수 없다. 다시 기회를 잡고, 인기를 누리는 팀이 생기지만  참가자 중 몇몇은 또다시 실패를 맛보거나, 혹은 "그러니까 망했다"와 같은 실패 당위론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탈락자도 다시 기회를 얻고, 재도전할 수 있다는 모습만 보여줘도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은 충분히 의미 있는 프로그램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싶다.

 

 

<슈퍼스타K>의 성공이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흥행을 불러왔듯,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이 '착한 오디션', '배려의 오디션'을 만드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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