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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의 TV속으로] 우결, 판타지는 끝났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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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준은 울었고, 강소라는 짧은 교복치마를 입었다. 역시나 ‘우리결혼했어요(이하 우결)’ 방송 이후 연예기사란에는 “김원준이 눈물을 흘린 까닭은?”, “이특, 강소라 커플의 교복 데이트” 등의 제목을 단 기사들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이미 그 화제성면에서 예전만 못한 평가를 받고 있는 우결은 정말이지 총제적 난국인듯 보인다. 한자리수에 머물르고 있는 시청률도 문제겠지만, 무엇보다 “아직도 우결 보는 사람있어?”라는 댓글에서 느껴지는 시청자들의 외면과 변심이 무엇보다 ‘넘사벽’으로 느껴진다.





사실 토요일 저녁 예능프로그램은 ‘본방사수’를 하기에 조금은 애매한 시간대이다. 특히나 젊은 시청자를 타겟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이 시간대의 예능프로그램을 평가하는데 있어 시청률은 절대적 기준이 될 수 없다. 토요 예능프로그램의 절대강자라 할 수 있는 무한도전의 경우에도 10% 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수준이지만, 여전히 무도는 ‘전설’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청률이 다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우결의 경우 시청률이 다다. 시청자의 관심이 딱 그정도라는 말이다. 어쩌면 그정도도 조금 과하지 않나 싶기도한데, 이는 아이돌 스타를 투입하고, 김원준에게는 눈물을 강소라에게는 짧은 교복 치마를 입히는, ‘낚시성 설정’을 매주 반복하는 것에 비춰볼때, 겨우 연명한다는 표현이 더 맞지 않나 싶다.



그렇다면, 손발이 오글거려도 오히려 그맛에 우결을 본다던 시청자는 다 어디로 간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전, 우선 우결이라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부터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겠다.



우결은 “스타들의 가상 결혼 생활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관한 고민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한 이야기로 풀어낸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가상 결혼 생활을 하는 것은 스타들이지만, 연애와 결혼에 관한 고민과 해답을 찾아가는 것은 브라운관 속 스타들이 아닌 브라운관 밖에 있는 시청자, 즉 대중이라는 것이다.



우결이 처음 방영됐을 때는, 프로그램의 신선함과 매주 이어지는 스타들의 이벤트로 인한 ‘판타지’가 먹혔다. 비록 그것이 가상일지라도, 시청자들은 기꺼이 판타지 속 주인공이 되어 우결을 즐겼다. 결혼 생활이라는 가상 설정 속에서 드러나는 스타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고,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는 두 청춘남녀 스타들을 보며 “사랑이냐, 설정이냐” 갑론을박을 펼치는 것도 색다른 재미였다. 왜냐하면 우결은 리얼버라이어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상은 역시 가상이었고, 우결에 출연했던 스타들이 사실은 다른 연인이 있었고, 또 결혼을 하기도 하고, 각자의 스케줄을 위해 프로그램에서 하차하는 등 우결을 지탱했던 ‘판타지’에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때 우결 제작진의 조금 더 현명한 대처가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우결 제작진은 어리석은 판단을 내려버렸다. 시즌2에 접어든 우결은 금이 간 판타지에 ‘아이돌’이라는 또 다른 판타지를 덧입혔다. “우리결혼했어요”가 아닌 “우리 사귀어요”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현재 시즌3로 넘어온 우리 결혼했어요는 김원준과 박소현을 통해 ‘탈아이돌’을 일정부분 추구했지만, 여전히 한계는 분명하다.



문제는 단순한 ‘아이돌’이 아니기 때문이다.



19일 방영분을 보더라도 이들은 이사를 하는데 있어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집을 구한다. 그리고 한옥에 살고 싶다는 박소현의 바람대로 안방은 보료와 병풍이 들어서고, 화장실에는 장미꽃이 로맨틱 분위기를 더한다.



방송을 위한 설정이라지만, 이런식의 판타지는 곤란하다. 그것은 결토 연애와 결혼에 관한 고민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돌은 판타지다. 아이돌 스타들의 가상 결혼이야기가 공감을 사지 않는데는 그 주인공이 단순히 아이돌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돌이라는 포장지를 벗지 않는 한, 이들에게는 연애와 결혼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베어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아이돌이 아닌 연기자, 혹은 나이가 있는 스타라고 해서 별다를 것이 없다.



전세자금이 없어서 집을 구하지 못하는 세대들. 심지어 ‘삼포세대’라는 말까지 나도는 요즘이다. 이혼의 가장 큰 원인으로 ‘경제력으로 인한 불화’가 1위를 차지하는 2011년이다.


판타지로 점철된 아름다운 설정과 상황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공감을 살 수 없다
. 위기 속의 우결이 나아갈 방향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싶다.



스타들을 주인공으로 기용하는 한, 이런 현실을 담아내기는 분명 한계가 있겠지만, 같은 또래의 같은 세대의 일반인들을 만나 그들의 고민을 들어보는 식의 에피소드나 미션이 더해진다면 분명 불가능한 일만은 아닐듯 싶다.



어차피, 이미 판타지는 깨졌다.



그렇다면
, 이제 우결이 보여줄 것은 그 깨친 틈 사이로 보이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아니면 그냥 지금처럼 달달하게
, 손발이 오그라들 지언정, 밀고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일 수는 있겠다. 물론, 그 다음에 기다리는 것은 ‘자연사’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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