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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오디션이야? 사연 오디션이야?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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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우스갯 유머 하나.

대한민국에 사연 없는 사람은 단 한명뿐이다.  그 사람의 이름은?

 

정답은 노사연이다.

 


최근 범람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가끔 노래 오디션인지 아니면 사연 오디션인지 헛갈릴 때가 있다. 프로그램명도 다르고, 채널도 다르고, 오디션의 목적조차 다름에도 기구한 인생 스토리나 독특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은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기 때문이다.

 


<인생극장>못지 않은 이들의 사연은 대체 어디서 찾아냈을까 싶을 정도로 놀랄 때가 많다. 각 오디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송사는 놓치지 않고 이들의 사연을 집중 조명한다. 심지어 음악과 자료화면을 통해 눈물샘을 자극하는 제작진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무대에 오른 참가자는 울면서 말을 잇지 못하고 이를 지켜보는 심사위원들은 "마음을 움직였다", "감동받았다"는 다소 애매한 평가와 함께 합격을 안겨준다. 케이블이며 지상파며 이제는 하나의 공식처럼 되어버린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요 풍경이다.

 






물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노래와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온 것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다. 감정이입이라는 측면에서 그런 참가자들의 노래가 사실 더 울림을 주는 것도 맞다. 하지만 오디션 참가자들의 눈물 찡한 사연이 그 프로그램의 홍보와 이슈를 위해 사용되는 순간 시청자의 마음속엔 불편함이 한 가득 밀려온다.




노래보다 관심을 끄는 사연, 하지만...

 


24일 첫 방송된 tvN <슈퍼디바-2012>에서는 아니나 다를까 12세 딸을 가진 24살 주부 양성연씨의 사연이 공개됐으며, 방송 이후 연예매체를 비롯한 인터넷에서는 '슈퍼디바'와 함께 이 주부의 이름과 사연이 크게 부각됐다. 방송사에서 굳이 이 참가자를 첫 방송에 내보낸 이유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아마도 2회, 3회 에서도 그다지 평범하다고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주부들의 사연이 준비돼 있을 것이다.

 


노래를 사랑하는 평범한 주부를 멋진 디바로 변신시켜 준다는 프로그램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이혼남과 결혼하여 부모와 연락이 끊긴채 살아가는 20대 초반 주부의 눈물만 남은 오디션. 대체 누구의 책임일까?

 


이보다 하루 앞선 23일 방영된 M-net <보이스코리아(이하 보코)> 에서는 허각의 형 허공의 눈물을 만날수 있으며, 같은날 방영된 MBC <위대한 탄생2(이하 위탄2)>에서는 청소년 축구국가대표팀을 지낸 뒤 치킨 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던 구자명이 결승에 올랐다.

 






물론 이들의 노래실력은 출중한 편이며, 어떤 특별한 사연이 아니더라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만큼의 내공이 있는 참가자들이다. 굳이 사연 때문에 이득을 본 경우는 아닐테지만, 처음 이들이 주목을 받은 것은 분명 그들이 살아온 다른 삶의 궤적이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이들의 사연에 감정을 이입했고, 이제는 그 '다음'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피곤한 오디션, 사연마저 경쟁을 해야 할까?



 

넉넉하지 않은 형편과 좌절하지 않고 꿈을 키워왔다는 과정에 시청자들은 기꺼이 박수와 함께 희망을 보낸다. 어떤 이들은 이들의 성공에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으며, 또 어떤 이들은 본인이 어느 순간 놓아버린 자신의 꿈을 회상한다.

 

이유야 어쨌든 정에 약한 민족에게 이런 눈물 섞인 스토리는 꽤나 강하게 먹히는 소재임에 틀림없다. 영리한 제작진은 이를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에 불과한 것이다.

 


물론 노래만 잘하거나 기막힌 사연만 있다면 그 한계는 분명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두가지가 결합했을때 생겨나는 시너지 효과를 우린  이미 <슈퍼스타k-2> 허각과 <위대한탄생> 백청강을 통해 학습한바 있다. (그런 의미에서 최성봉을 꺽고 <코리아 갓 탤런트> 우승을 차지한 주민정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 있다. 아무리 사연이 구구절절해도 오디션 프로그램은 승자독식의 구조다. 최종 우승자가 명예도 돈도 인기도 관심도 모두 독차지 한다. 주목을 받기 위하여, 프로그램의 인기를 위하여 풀어 헤친 참가자들의 비밀과 사연은 프로그램이 끝나는 순간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 이후의 삶은 이전에 그러했듯 온전히 그들 자신의 몫으로 남는다. 그때는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따뜻하지 만은 않을것도 분명하다.

 


나처럼 평범한 사람이 스타로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즐겁고 재미난 일이다. 하지만 이제는 지나칠 정도로 늘어나 버린 오디션 프로그램. 노래를 경쟁하고 연기를 경쟁하고 춤을 경쟁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적어도 누가 얼마나 더 힘들게 살아왔는지까지 경쟁의 영역에 두지는 말자. 그러기엔 삶이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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