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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종영, 해피엔딩 속 풀리지 않는 의문 3가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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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은 없었습니다. 30일 종영을 맞은 <신의>는 결말을 앞두고 그동안 많은 설왕설래가 있었는데요. 이날 최종회에서는 은수와 최영이 다시 만나 사랑을 이루는 ‘해피엔딩’ 결말이 선보여졌습니다.


<신의> 제작진이 그토록 강조했던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 결국 드라마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임이 분명히 드러난 것인데요. 임자커플(최영-은수)을 연기한 이민호와 김희선 덕분에 두 사람의 멜로가 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습니다.


두 배우가 연기하는 최영과 은수 캐릭터에 대한 시청자의 몰입도가 컸던 만큼 비극이 아니라는 결말에 우선은 안도할 수 있었는데요. 그럼에도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저는 이날 방송을 보면서, ‘해피엔딩’을 위한 뻔한 결말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과 그동안 24회를 끌어오며 보여졌던 여러가지 의문과 단서들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는데요. 해피엔딩임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의문을 짚어보겠습니다.

 

 

 


맥빠진 화타의 ‘세번째 유물’


최종회가 방영되기 직전까지도 <신의> 제작진은 시청자가 몹시도 궁금해했던 화타의 세번째 유물 정체를 꼭꼭 숨겼습니다. “그런 물건은 처음 봤습니다”라는 기철의 대사 외에는 세번째 유물에 대해 추측할 수 있는 단서를 전혀 주지 않었던 것이죠. 그래서 고려시대가 아닌 현대에 만들어진 물건 이라고 밖에는 예상할 수 없었는데요. 이날 밝혀진 화타의 세번째 유물은 바로 휴대용 프로젝터였습니다.


저는 세번째 유물이 밝혀지는 순간 실망감을 금할 수 없었는데요. 첫번째 유물인 수술도구와 두번째 유물이었던 다이어리의 경우 은수의 정체와 앞날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해 준것 달리 세번째 유물은 드라마 속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24회라는 스토리가 전개되는 동안 시청자는 세번째 유물이 커다란 반전을 가져다 주거나 혹은 최영과 은수의 운명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왜냐하면 화타의 유물은 사실 타입슬립의 시기가 어긋나 100년전 고려로 돌아간 은수가 의도적으로 남긴 물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날 은수는 천혈 앞에서 기철에게 부상을 당한 최영을 치료하고자 현대로 와서 여러가지 의료 장비들을 가지고 다시 천혈을 타고 고려시대로 이동하는데요. 그런데 은수가 도착한 고려는 최영과 헤어진 시점보다 100년 앞선 곳이었습니다. 그곳에서 은수는 1회에서 그려진 최영에 의해 끌려오게 될 자신에게 전하는 편지를 남기게 된 것이죠. 우리가 알고 있던 ‘미래의 은수’는 바로 최영을 살리고자 타임슬립한 ‘과거의 은수’였던 셈입니다.

 

 

 


하지만 휴대용 프로젝트는 사실상 미래의 은수가 과거의 은수 손에 전해지도록 남길 이유가 전혀 없는 물건이었으며, 드라마 전체 스토리와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 유물이었습니다. 시청자를 낚기 위한 ‘떡밥’으로 활용해놓고, 결국엔 흐지부지 되어버리고 만 화타의 세번째 유물. 차라리 덕흥군과 기철로부터 최영과 은수가 힘들어 할때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물건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의문만 남기고 사라진 단사관 손유, 그의 정체는?


드라마가 종반에 가까워 질 무렵 제작진은 원나라 단사관 손유를 등장시키며 새로운 반전 드라마를 써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은수처럼 앞날을 알고 있는 느낌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실제로 최영에게는 은수 때문에 최영의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를 남겼습니다.


또한 손유는 “역사란 개인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순리에 맞게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는 입장으로, 그동안 조금씩 역사에 개입해온 은수와 대척점에 서기도 했는데요. 특히 그가 보여준 회중시계는 손유의 정체를 ‘또 다른 시간 여행자’로 설정하여, 거대 반전을 예고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만약 은수가 고려에 남게 된다면, 손유의 역사관과 은수의 역사관이 맞부딪히며 굉장히 흥미롭고 철학적인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이후 손유는 등장하지 않았고, 최종회 역시 ‘또 다른 시간여행자’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을 전해주지 않았습니다. 결말만 놓고 본다면 손유의 분량을 최소화했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데, 손유에게 무언가 있을 것처럼 포장해 놓은 부분은 제작진의 의도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으로 남습니다.


역사와 판타지의 애매한 줄타기, 타임슬립 드라마의 한계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오는게 아닌, 현대의 인물이 과거로 ‘타임슬립’하는 경우라면, 사실 그 드라마의 결말은 정해져 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이미 <닥터진>에서 한차례 선보인바 있듯이 그 인물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끊임없이 역사에 개입하게 될터이고, 알게 모르게 역사는 그가 알고 있던 ‘기록된 역사’와는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시간 여행자’는 우연에 의해 과거로 넘어 갔든, 우연에 의해 현재로 돌아오게 돼 있습니다. 비록 <신의>가 역사보다는 멜로에 중점을 둔 ‘판타지사극’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알고 있는 공민왕과 최영 장군을 역사에 반하게 묘사할 수는 없습니다. 공민왕이 폐위되거나 최영이 죽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죠.

 

 

 


그나마 제작진이 취할 수 있었던 하나의 선택은 최영 장군의 부인의 성씨인 ‘유’씨를 은수의 이름앞에 붙여 유은수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그렇다면 역사의 관점을 최소화할 경우, 은수가 고려에 남아 최영의 부인으로 살아가는게 어느정도 개연성을 갖기 때문이죠.


하지만 어찌되었건 현대의 사람이 과거에 남기로 결심한 순간, 그리고 그것을 드라마가 그려낸 순간, 이 타입슬립 드라마는 ‘무책임성’이라는 한계를 갖게 됩니다. 그것은 곧 역사가 어떻게 흘러가든 상관하지 않겠다는 안일함으로 해석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은수가 노국공주를 구하고 최영을 구했듯, 고려에 남아 ‘기록된 역사’를 이끌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 은수는 노국공주가 죽는 것을 그저 지켜보아야 하고, 최영이 유배를 가게 될 것도 뻔히 알면서도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끝내 공민왕과 최영이 죽고, 고려라는 나라가 멸망하게 되더라도 아무것도 해서는 안되는 존재인 것이죠. 그게 과연 고려에 남은 은수에게 있어 ‘행복’이 될 수 있을까요?

 

 


<신의>는 ‘해피엔딩’이라는 결말을 위하여 은수를 고려시대에 머무르게 했습니다. 하지만 ‘단지 그것이 최선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습니다. 각자의 시대에서 서로를 기억할 수 유물로 화타의 세번째 유물을 이용하거나, 혹은 고려에 남은 은수가 역사에 관여하지 않을 수 있는 장치(부분 기억상실)를 심어놓을 수는 없었을까요? 어쩐지 조금은 성급했던 결말이 아니었나 싶은 이유는 바로 이때문입니다.


<신의>가 남긴 성과와 아쉬움을 바탕으로 앞으로 ‘타임슬립’ 드라마가 훨씬 더 완결성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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