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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딸 서영이, 이상윤의 뜬금없는 프로포즈! 공감할 수 없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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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6회가 방영된 <내딸 서영이>의 중심 멜로축은 누가 뭐래도 이보영과 이상윤 커플입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가난으로 세상에 마음을 닫은 여주인공이 자신만을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변한다는 설정은 그 자체로 진부한감이 있지만 그래도 주말드라마의 통속적인 성격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수준은 아닙니다.

 

오히려 조금씩 변해가는 여주인공의 감정선이 잘 살아나고 남자 주인공의 순정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 드라마내에서 큰 폭발력을 가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시작은 좋았습니다. 비록 지나친 우연에 기댔다는 비판은 유효하지만, 서영(이보영)이 어머니의 죽음 소식을 듣고 우재(이상윤)의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난 뒤, 나중에 우재 동생 과외선생님으로 서영이 오면서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된 것이죠. 비록 서영이라는 캐릭터가 워낙 무겁고 진지하게 그려져, 드라마 초반에는 최윤영과 박정아라는 조연 캐리터가 더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서영이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져야만 <내딸 서영이>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서영이라는 캐릭터가 변하게 될 분수령은 우재가 오토바이 절도 범인이 바로 서영이란 사실을 알게 되는 시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5,6회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중요한 방송이었는데요. 오토바이 범인이 서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우재가 그녀를 경찰서까지 끌고 갔다가, 다시금 오해가 풀려 그녀를 용서하는 과정이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상 매우 중요했던 이 부분에서 저는 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었는데요. 우재 입장에서는 서영이라는 캐릭터가 그동안 한번도 본적없는 캐릭터라 단순한 호기심정도로 그려졌는데, 2회만에 그 감정이 사랑으로 급진전 됐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는 서영에 대한 우재의 마음이 이정도였나?’하고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심지어 우재가 서영의 학교로 찾아가 그녀가 제때 밥을 먹게 끌고 가는가 하면, 서영이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내밀어 보이기도 하는 장면에서는 혹시 제가 중간에 드라마 몇 회분을 놓친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당혹스러웠습니다.

 

 

 

 

 

물론 분기점이라 할 만한 장면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두 사람의 홍대데이트에서 우재는 처음으로 서영이 웃는 모습을 봤고, 그동안 무표정에 가깝게 연기를 해온 이보영의 미소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휴대폰에 간직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우재의 마음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지요.

 

또한 30일 방영된 6회에서 우재는 서영을 향해 자신의 마음을 직접 고백했습니다. 이날 우재는 서영에게 "웃는 것 보고 싶고 짜증내는 것도 보고 싶고, 화내는 것도 보고 싶다. 이게 뭘까요?라며,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습니다. 스스로도 사랑이라는 확신이 없는 만큼 에둘러 표현함으로써 자기가 서영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서영은 그런 우재의 마음을 동정으로 일축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이니 알아서 해라"라며 차갑게 강우재의 마음을 거부하였는데요. 저는 그런 서영의 마음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지독한 가난과 무능력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으로 인해 감정이 메말라 있는 상태고, 돈이 필요해서 입주 과외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주인집 아들 말고는 서영이 그를 이해하고 바라볼 마땅한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당당하게 고백하는 우재의 모습에서는 아버지의 회사는 안중에도 없이 자유롭게 살기를 꿈구는 자신만만한 성격이 녹아나 있어 한편으로는 이해 못할 감정도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이날 방송 말미에 등장한 선우(장희진)라는 캐릭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선우는 등장하자마자 우재에게 기습 뽀뽀를 하고 과감한 스킨십을 시도하며, 평범한 사이가 아님을 예고했습니다. 이어 그녀는 우재 부모님에게 결혼을 요청했고, 우재를 미국에 보내기 싫어하는 아버지는 당장 선우와 결혼하라고 명령을 내렸습니다. 혹시나 우재가 결혼을 하면 한국에 머무르며 자신의 회사를 이어줄 것으로 기대한 것이지요.

 

 

 

 

 

그런 아버지의 속내를 눈치 챈 우재는 선우와 결혼할 마음도 없거니와 이미 서영에 대한 마음이 커진 만큼 아버지의 뜻을 거역할 거라고 밝혔는데요. 당장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차마 서영을 두고 혼자 갈 수 없어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습니다. 결국 우재는 서영에게 나랑 같이 미국가자미국에는 가야겠고, 그렇다고 당신을 놓구 갈 수는 없다. 그러니까 나랑 같이 미국가자고 서영에게 프로포즈를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이기적인 프로포즈였는데요. 우선 저는 그동안 드라마를 지켜본 입장에서 우재의 마음이 서영을 미국에 데리고 갈만큼 확실한 감정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었고, 상대방의 마음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막무가내 식으로 같이 미국을 가자는 우재의 캐릭터도 설득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정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라면 우선 그 여자에 대해 많이 알아보고 관심을 가지는게 우선인데,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미국에 가야하니까 같이 가자라는 고백은 너무도 일방적인 무모한 프로포즈에 다름 아니었습니다.

 

 

 

물론 공식홈페이제 나와있는 인물소개를 보면, 앞으로 두 사람은 결혼할 사이이며, 우재는 결혼 후에도 무조건 서영을 응원하고 지켜주는 존재로 남아있을 것이라 합니다. 하지만 우재의 집안에서 서영을 환영하며 받아 줄 것 같지는 않고, 두 사람의 난관은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 같은데요. 부디 서영이 현실에 대한 도피 차원으로 우재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드라마는 그야말로 막장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아마 우재는 미국에 떠나지 않고 한국에 남는 조건으로 자신의 아버지와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이는데요. 결혼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되, 대신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회사일을 배우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날 서영은 계속된 우재의 고백에 정말 날 좋아하는 거 아니야?”하고 혼잣말을 했는데요. 세상 모든 것에 문을 꼭 잠근 서영의 마음이 우재로 인해 조금씩 열리게 될 앞으로의 이야기를 암시하는 장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작진은 부디 조금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이 드라마의 중심 멜로축인 서영-우재 커플의 감정신을 세밀하게 연출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이기적이고 무모한 프로포즈는 시청자의 공감을 사지도 못할뿐더러 드라마 속 캐릭터만 망칠 뿐입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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