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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소지섭 vs 엄기준 피할 수 없는 대결, 승패를 가르는건 사람이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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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유령>에서 대립하는 박기영(소지섭 분)과 조현민(엄기준 분)을 보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두 사람이 있다. 바로 최근 종영한 같은 방송사 드라마 <추적자>의 백홍석(손현주 분)과 강동윤(김상중 분)이다.


백홍석과 박기영이 진실을 추구하는 정의의 편에 서있다면, 강도윤과 조현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을 죽이고 거짓으로 진실을 덮으려 한다는 점이 닮았다.


이제 종영까지 4회분만을 남겨 놓고 있는 <유령>19일 방송에서 박기영과 조현민이 서로의 정체를 확인함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높였다. 조현민은 김우현이 바로 천재해커 하데스, 바로 박기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함정을 팠으며, 박기영은 결국 자신의 정체를 들키고 말았다.


하지만 박기영 역시 신효정을 죽인 범인이 조현민이라는 사실을 확인함으로써 드라마는 이제 둘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을 암시했다.

 

 


서로의 정체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진행될 두사람의 본격적인 싸움은 일단 조현민이 유리해 보인다. 조현민에게는 세강그룹이라는 막대한 자본력이 있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해커팀을 운영하며 사이버세계의 왕으로 군림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해 긁어 모은 그의 정보의 힘은 때로는 권력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을만큼 거대하다.


반면 박기영은 조현민이 탐냈을 만큼 빼어난 해커실력을 자랑하지만, 현재 경찰신분인 김우현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행동의 제약이 많다. 그에게는 돈도 없고, 권력도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조현민의 일방적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보이지만, 이 둘의 싸움은 결코 돈이나 권력, 혹은 고급 정보 따위로 결판지어 지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진실을 추적하는 박기영과 오로지 개인의 복수와 이익을 위해 세상을 조정하는 조현민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추적자>에서 백홍석이 강동윤을 몰락시키고,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힐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사람의 힘이 컸다. <추적자> 백홍석은 강동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옆에는 사람들이 있어. 물론 네 옆에도 사람들이 있겠지, 돈이면 뭐든 다 하는 사람들. 하지만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법을 지키기 위해 가족의 손에 수갑을 채우는 검사,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형부와 맞서는 기자, 사고를 당하고 자기 목숨이 위험한대도 나를 걱정해주는 형사, 강동윤 이게 사람이다. 이게. 내가 아는 사람이다.”


결국 백홍석은 이런 사람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진실을 밝힐 수 있었다.


백홍석의 대사는 <유령> 속 박기영과 조현민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19일 방영 분에서 조현민은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그의 사람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릴땐 그랬죠, 그깟 컴퓨터로 뭘 할 수 있겠내고, 그런데 지금은 컴퓨터가 없으면 안됩니다. 이제 이 사회가 거대한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어요. 사람은 그 프로그램을 이루는 01 두가지 숫자중에 하나일뿐이죠. 나에게 필요한 사람과 필요없는 사람 둘로 나뉩니다. 필요없으면 마우스를 클릭하여 지우된 됩니다.”


조현민의 주위에는 강동윤과 마찬가지로 돈을 주면 뭐든 다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조현민은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에게 사람은 그저 프로그램을 이루는 01이라는 숫자일뿐이다. 필요한 사람은 이용해먹고, 필요 가치가 떨어지면 없애면 된다.

 

 

 

 

반면 박기영 옆에 있는 사람들은 다르다. 술에 취해 소녀시대 노래를 부르면서 진실을 꼭 밝히자고 주정을 부리는 권혁주 팀장, 어디든 함께 따라 다니며 진실을 밝히는데 조그마한 힘이라도 보태려는 열정적인 유강미 형사, 그런 여형사를 짝사랑 하며 컴퓨터에 몰래 사진폴더를 만들어 놓은 순진한 변상우 형사, 죽은 한영석 형사(권해효 분)을 그리워하며 절대 악에 맞서는데 힘을 보태기로 한 이태균 형사까지.


이들은 조현민의 가치관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을 그저 자신의 필요에 따라 01로 구분하는 조현민은 진짜 사람의 가치를 모른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사람이 어디까지 독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서로를 믿는 사람들이 힙을 합쳐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짐작조차 못한다. 그에게 사람이란 돈으로 움직이거나 약점을 잡아 조정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박기영과 조현민의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은 이날 방송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는데는 실패했지만, 사이버수사1팀은 조현민이 운영하는 해커팀의 팀원 둘을 잡고 나서 함께 술잔을 기울인다. 그동안 한번도 이들이 똘똘 뭉쳐 무언가를 해결한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 장면은 상당히 의미있는 연출로 다가온다.

 

 

 


반면 조현민은 중요한 업무 지시를 주로 이메일을 활용하여 내린다.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겠지만, 그에게 사람이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술잔을 기울이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오로지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고,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존재일 뿐이다.

 

 


하지만 조현민이 까맣게 잊고 있는 것이다. 바로 컴퓨터도 마우스도 인터넷도 프로그램도 결국은 사람이 만들어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결국 이 둘의 싸움은 박기영의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은희 작가가 전작 <싸인>처럼 진범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주인공이 목숨을 잃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기 하지만, 드라마가 전하는 메시지를 생각해 봤을때, 결국 박기영은 주위 사람들과 힘을 합쳐 진실을 밝히고 조현민을 잡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 과정에서 김우현의 진짜 정체가 하데스, 바로 트루스토리를 만든 박기영이라는 사실을 눈치 챈 최승연(송하윤) 기자의 활약도 기대된다. 열심히 소설을 쓰라는 박기영의 말대로 그녀가 쓴 기자가 어느 순간 박기영이나 사이버수사1팀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라본다.


<유령>은 사이버범죄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 그런 사이버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인간성의 상실에 다름아니다. <유령>의 최후를 결정짓게 될 소지섭과 엄기준의 그것은 바로 사람, 사람이다.


끝으로 <유령>의 마지막 장면을 한번 상상해 본다.


끝내 패배하게 된 조현민이 박기영에게 “네겐 있고, 나에겐 없는 거, 그게 머야?”하고 물었을 때, “사람”이라고 짧게 답하는 소지섭의 모습. 짜릿하지 않을까?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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