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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 공익광고 출연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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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완 공익광고 출연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드라마 <미생> 출연 이후 몸값이 대폭 상승하는 등 촉망받는 연기자로 자리매김한 임시완이 때 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고용노동부에서 제작한 공익광고에 출연, 정부의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홍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황정민과 함께 이 광고에 출연한 임시완은 <미생> 속 장그래 캐릭터로 등장, “노동시장을 개척해야 청년 일자리가 해결된다”라고 말한다. 문제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 ‘노동시장 개척’이 이른바 ‘장그래 법’을 가리킨다는 점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뜻하는 ‘장그래법’은 ‘35세 이상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사실상 계약기간을 2년 더 연장하는 것일 뿐, 계약직에 신음하는 우리 사회 청년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이 '장그래법'을 '장그래 죽이기 법' 혹은 '비정규직 양산법'이라 부르며 비난하고 있으며, 지난 18일에는 시민단체와 노동단체들이 비정규직 종합대책안 폐지를 요구하며 '장그래 살리기 운동본부'를 발족하기도 했다.

 

임시완의 광고 출연이 논란으로 번진 까닭은 바로 시청자(혹은 대중)이 느끼는 배신감이 가장 크다. 장그래라는 비정규직 캐릭터로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임시완이 드라마속 캐릭터와는 정 반대로 비정규직에게 독이 될 수도 있는 이 광고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포털 사이트 설문 조사에서는 임시완의 광고 출연을 두고 76%에 가까운 사람들이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다. 광고 출연을 고사하지 않은 소속사와 임시완 개인에 대한 비판에서부터 앞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결정이라는 지적까지,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물론, 배우가 꼭 자신이 드라마 속에서 연기한 캐릭터대로 살아갈 필요는 없다. 비록, 비정규직 캐릭터를 연기했다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대기업 광고에 출연할 수도 있고, 또 사교육에 반대하는 캐릭터를 맡은 후에 학습지 광고에 출연할 수도 있는 게 현실이다.

 

다만, 장그래를 연기한 임시완이 '장그래 죽이기 법'이라 비난받고 있는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을 광고하고 있는 것은 분명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제 막 연기자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날아오를 수 있는 시점에 터진 논란이기에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만약 임시완에게 그를 설명할 수 있는 대표 작품과 캐릭터가 많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어쨌든, 배우라는 직업도 비정규직일 수밖에 없으니 인기가 있을 때 광고에 많이 출연하는 것은 결코 비난받을 일이 못된다. 게다가 상업적인 광고가 아닌 공익광고라면, 본인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구축하는데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임시완은 아직 연기자로 부족한 점이 많고, 또 이제 막 출발선을 떠난 신인에 가깝다. <미생>은 그를 설명하는데 있어 빠질 수 없는 대표작품이며, 여전히 대중들은 ‘임시완=장그래’라고 생각할 만큼, 임시완이 연기한 장그래라는 캐릭터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보호를 위해 그가 앞장서 나설 필요는 없지만, 역으로 논쟁의 여지가 많은 ‘장그래법’을 홍보할 이유도 굳이 없었던 것이다.

 

‘미생'의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는 지난 해 JTBC에 출연해 '장그래법'에 대해 이렇게 말한바 있다. "그 분들이 만화를 보셨는지 모르겠다. 만화를 보셨다면 어떤 의도로 보셨는지도 잘 모르겠다. 어쩜 이렇게 만화와 전혀 다른 의미의 법안을 만들어서 '장그래'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라고.

 

 


 

이번 광고출연 논란은 분명 임시완 개인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대중들이 느낄 배신감을 미리 헤아리지 못했고, 자신의 대표 캐릭터를 원작의 뜻과 다른 용도로 해석해 사용했다. 앞으로 계속해서 연기생활을 하다보면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이 더러 벌어질 것이다. 부디 그가 이번 논란을 자양분 삼아 보다 현명한 연기자로 성장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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