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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의 법칙, 진짜 주인공은 이름 없는 스태프였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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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주인공은 연기자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대중의 관심을 받는 것도 모두 브라운관을 통해 전해지는 연기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것이 드라마든 예능이든 방송은 연기자만 가지고 만들어 질 수는 없다. 연기자 뒤에서, 카메라 밖에서, 연기자를 돕는 수많은 스태프가 있기에 연기자는 방송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시상식에서 연기자들이 스태프들의 노고를 치하하거나 제작 환경 개선을 언급하는 것은 그만큼 현장 스태프들의 고생이 피부로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10일 방영된 SBS <정글의 법칙-in 뉴질랜드> 마지막 편에서는 연기자들 못지않게 오지에서 고생하는 스태프들의 모습이 담겼다. 해가 떨어져 어두컴컴한 상황에서 연기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조명을 들고 뒤로 걷거나, 잘 곳을 마련하지 못해 맨 땅에 침낭을 깔고 자면서도 카메라와 각종 장비만큼은 텐트 속에 고이 모셔 두는 모습에서는 어떤 뭉클함마저 느껴졌다.

 

 

 

 

스태프는 연기자들과 똑같이 어려운 환경에서 고생하고 생존한다. 다른 게 하나 있다면 그들은 카메라에 비추지 않는다는 점이고,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오히려 조작 논란에 휘말리며 진정성을 의심받아야 했다. 결국 이날 <정글의 법칙>이 스태프들을 카메라로 담아낸 건 바로 뒤에서 묵묵히 일하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야했던 수많은 이름 없는 스태프들에 대한 사과가 아니었나 싶다.

 

이날 병만족은 뉴질랜드 편 최후의 비박을 위해 집을 마련하고 먹을 것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아무것도 구하지 못한 채 밤길을 헤맸고, 점점 더 먼 곳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불규칙한 자갈밭을 건너며 배고픔에 힘겨워하던 병만족에게 뜻밖의 일이 닥친 건 바로 그때였다. 누군가 뒤로 넘어져 그대로 정지한 것이다. 알고 보니, 어둠속에서 연기자들에게 조명을 비추며 뒤로 걷던 이민혁 조명감독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것이었다. 이 감독은 뒤로 넘어지며 ‘쿵’소리를 냈는데, 한동안 일어날 생각조차 못했다. 뇌진탕 증상을 보인 것이다. 병원으로 후송돼 진단을 받은 결과 큰 이상은 없었지만 정말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이민혁 감독의 부상을 지켜본 김병만은 “그 순간 그 조명을 받은 연기자로서 미안한 생각도 들더라”며 “내가 너무 험한 데를 돌아다니나,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왔다 갔다 했다”고 미안함을 털어 놓았다. 결국 병만족은 이날 사냥을 포기했다. 스태프들의 안전을 위해서 기꺼이 한 끼를 굶겠다고 결정한 것이다. 제작진은 그런 병만족에게 컵라면을 제공, 최소한의 영양을 보장해 줬는데,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연기자를 돋보이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것은 스태프와 연기자들의 안전이기 때문이다.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든 이름 없는 스태프들의 모습은 다음 날 아침에도 계속됐다. 잠에서 일찍 깬 리키는 카메라를 들고 정글의 아침 풍경을 담아냈는데, 그 과정에서 맨 바닥에서 노숙을 하는 스태프의 모습이 담긴 것이다. 텐트 속에는 카메라와 방송 장비가 가득했고, 정작 사람은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맨 바닥에서 침낭만 덮고 잠을 잔 것이다. 연기자들은 바람이 불지 않고 바닥이 차지 않은 곳을 고르고 골라 비박을 결정한 반면, 스태프들은 그마저도 없이 그냥 맨 바닥에 몸을 뉘였다고 생각하니, 새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스태프들이 연기자들보다 더 고생하는 듯 보였다.

 

 

 

병원으로 후송되는 순간까지 촬영에 차질을 빚어 미안하다는 이민혁 감독의 모습에서 관연 누가 조작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이날 <정글의 법칙>은 비록 화려함은 포기했으나, 연기자를 위해 희생하는 스태프의 모습을 통해 프로그램의 진정성을 보여줬다.  다음 주부터 방영될 히말라야 편에서도 화려함은 없지만 진정성 넘치는 그런 방송을 기대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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