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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리 해체를 통해 본 우리나라 걸그룹의 현실

대중문화 이야기/스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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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얼리 해체를 통해 본 우리나라 걸그룹의 현실

 

무려 14년,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오던 걸그룹 쥬얼리가 결국 해체를 결정했다. 언론 등을 통해 보도된 이유는 멤버들의 계속된 계역해지 때문이지만, 사실상 걸그룹 경쟁에서 낙오, 새로운 도약을 꿈꾸기 어렵기 때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난 2001년 데뷔한 쥬얼리는 사실상 걸그룹계에 '조상'격에 속한다. SES와 핑클이 각각 1997년과 1998년에 데뷔했으니, 쥬얼리는 사실상 1세대 아이돌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멤버들의 잇단 탈퇴와 교체 등으로 인해 최근 멤버는 2007년에 합류한 하주연, 김은정 그리고 2011년 들어온 김예원, 박세미로 구성, 걸그룹 후발주자 혹은 신생 걸그룹의 느낌마저 난다. 그만큼 14년 동안 '쥬얼리'라는 이름을 이어오기가 쉽지만은 않았다는 의미다.

 

 

 

 

2001년 1집 '디스커버리(Discovery)'로 데뷔한 쥬얼리는 초창기 멤버였던 정유진, 전은미가 팀을 떠나고 서인영, 조민아가 합류면서부터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이 무렵 쥬얼리는 '니가 참 좋아', '슈퍼스타' 등을 히트시키며 최고 걸그룹 반열에 올랐고, 2006년 이지현과 조민아가 팀을 떠난 뒤에도 하주연과 김은정을 새로운 멤버로 수혈,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갔다.

 

박정아, 서인영이라는 쥬얼리의 '상징'과도 같았던 두 맏언니가 탄탄히 버티고 있었던 덕에 쥬얼리는 2008년 '원 모이 타임'을 빅히트시키며 그 해를 쥬얼리의 해로 만들었다. 이 곡으로 쥬얼리는 제 23회 '골든디스크'에서 대상까지 거머쥐었다. 말그래도 보석같은 전성기를 보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였다. 2011년 팀의 기둥인 박정아와 서인영이 탈퇴하면서 쥬얼리의 인기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김예원과 박세미가 합류해서 열심히 팀을 위해 공헌했지만, 활동 역시 뜸했고,  지난해 7월 싱글앨범인 '핫&콜드(Hot & Cold)'를 발표한 뒤로는 오로지 개별 활동 에만 의존해 왔다.

 

팀으로서의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해체는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이미 김은정은소속사를 떠나면서 연기자로 전업했고, 하주연과 박세미 역시 재계약을 포기한 상태다. 예원만 남은 상황에서 새로운 멤버를 추가하여 '쥬얼리'라는 이름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무의미한 일에 가깝다. 14년을 이어왔으면 충분하고, 해체는 소속사 입장에서도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여진다.

 

 

 

 

다만, 쥬얼리의 해체는 그 과정을 곱씹어 볼때, 단지 쥬얼리만의 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든다. 일부 멤버의 탈퇴 이후 새로운 멤버의 합류, 그리고 개인활동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은 애프터스쿨과 카라 등 한때 최고 인기를 구가한 걸그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걸그룹 과잉을 넘어 포화상태에 이른 가요계 현실을 고려한다면, 쥬얼리처럼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걸그룹은 앞으로 더욱 많이 생겨날 것이다. 개인 활동의 성적이 팀 성적으로 이어진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결국에는 각자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나마 쥬얼리의 경우에는 최고의 자리에도 오르고, 14년이란 오랜 시간 동안 활동했기에 해체 소식이 보도되고 화제가 되기라도 하지, 알게 모르게 사라져간 걸그룹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걸그룹 현실이 그렇다. 갈수록 수명은 짧아지고 있으며, 주어진 시간 안에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 간판을 내려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끈끈한 팀웍이라든지, 혹은 10년 20년 장수하는 그룹을 바라기엔, 이미 가요계의 시스템 자체가 바뀌어버렸기 때문에 어려운 일이 돼가고 있다.

 

이제는 각자의 활동에 나선 된 쥬얼리 멤버들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도, 한편으로는 쥬얼리와 똑같은 길을 걷게 될 걸그룹이 많을 것 같아 안타까움이 교차한다. 부디 어린 나이에 데뷔하여 자신의 모든 걸 쏟아부은 친구들이, 팀 해체라는 차가운 현실에 상처받지 않고 새로운 꿈을 찾아 나설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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