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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은 어쩌다 ‘억방’이 되어버렸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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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은 어쩌다 억방이 되어버렸나?

 

셰프는 요리를 만들고, 연예인은 음식을 먹는다. 지난해부터 예능의 큰 축을 담당했던 이른바 쿡방(요리하는 방송)’의 기본 구조다. 만들어 먹는다는 의미에서 쿡방은 곧 먹방(먹는 방송)’으로 이어진다.

 

맛있게 먹거나 혹은 많이 먹거나. ‘먹방 스타가 뜨기 시작하면서 연예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이 먹방 대결에 뛰어들었다. 조금이라도 더 주목받기 위해 과장된 리액션을 보여주거나 감탄사를 남발하고, 음식에 얽힌 추억까지 꺼내들며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지나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처음에는 그저 스타들의 자연스러운 먹는 모습에 매력을 느꼈던 것인데, 이제는 먹방이 마치 억지는 먹는 방송’, 억방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뜨기 위해 먹고, 주목받기 위해 먹는다. 그것도 억지로. 대체 누구를 위한 먹방인지 모르겠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JTBC <잘 먹는 소녀들>을 보도록 하자. 이 프로그램은 평소 다이어트 때문에 양껏 먹을 수 없었던 걸그룹 멤버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누가 더 잘 먹는지 대결을 펼치고 투표로 우승자를 가린다.



 

연예안 패널들은 그녀들의 먹는 모습을 마치 스포츠경기를 중계하듯 설명하고 의미를 덧붙인다. 음식을 먹는 게 무슨 대단한(?) 한 일이라도 되는 듯, 어떤 음식을 집어 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먹고 있는지 평가를 하고 감탄사를 쏟아 낸다. 참으로, 헛웃음이 나온다.

 

 

 

 

음식은 즐겁게 먹을 때 가장 맛있는 법이다. 소중한 가족과 함께 먹던 집밥이 늘 그리운 이유도 거기에 있다. 평가를 받기 위해 먹는 음식, 혹은 시청률과 화제를 불러 모으기 위해 앉은 식탁이 과연 유쾌할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잘 먹는 소녀들>의 제작진은 걸그룹 멤버들의 먹는 모습 중에서 유독 입과 입술에 집중한다. 닭발을 빨아먹는 입을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거나 매워서 혀를 내민 모습 등을 강조해서 보여주는 식이다. 성적코드가 양념으로 들어간 먹방, 진심으로 누구를 위한 방송인지 도통 모르겠다.



 

비단, <잘 먹는 소녀들> 뿐만의 문제는 아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SBS <백종원의 3대천왕>에서도 연예인들은 음식이 정말 맛있어서 먹는 다기 보다는 최대한 맛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해서 먹는 느낌이 강하다.

 

 

 

 

먹는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동시에 자연스럽고 즐거운 행위여야 한다. 하지만 먹는 행위가 방송의 주요 콘텐츠로 급부상 하면서,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행위로 비춰지는 모양새다.

 

그들이 아무리 맛있게 먹는다 한들, 하정우의 먹방, 윤후의 먹방과는 분명 다른 느낌이지 않은가?

 

이런 식의 억방(억지로 먹는 방송)’은 이제 좀 자제를 하고, 보다 더 새롭고 참신한 콘텐츠를 만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 및 제작사 등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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