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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어디가?’ 살린 준수의 무공해 예능감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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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특집의 여운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9일 방영된 MBC <아빠! 어디가?>의 당면 과제는 바로 프로그램 내부에 있었다. 이미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공고히 하고 있을 정도로 두터운 팬층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지난 3주간 방영됐던 형제 특집이 워낙 많은 사랑을 받은 까닭에 9일 방송은 다소 밋밋할 수도 있겠구나 싶은 우려가 들었던 것이다. 형제 특집의 최대 수확이라 할 수 있는 5살 민율이의 존재감, 그리고 딸 바보 송종국의 아들 지욱이, 준수 형 탁수까지. 형제 특집에 출연했던 세 명의 아이들과 기존 다섯 아이들이 어울리며 만들어낸 시너지 웃음은 상상이었고, 그래서 다시 다섯 아이들만으로 방송을 꾸린다고 생각했을 땐, 뭔가 허전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앞선 것이다.

 

형제 특집의 여운을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이날 방송의 당면과제라는 생각은 제작진 역시 마찬가지였나 보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례적으로 김성주 네 집에 모여 아침을 먹고 출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덕분에 민국이 동생 민율이와 후는 다시 조우할 수 있었고, 김성주의 막내딸 민주를 서로 돌보려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의외의 방송 분량을 뽑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형제특집의 여운을 떨치고, 다시금 다섯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담으로 연착륙을 시도한 제작진은 이날 여행 콘셉트를 ‘캠핑’으로 잡았다. 충북 충주에 위치한 한 분교를 찾은 아빠와 아이들은 기존 방식대로 집을 고르는 대신 준비해온 텐트를 가지고 잠자리를 준비했다. 이젠 야외에서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날이 많이 따뜻해진 측면이 있겠지만, 똑같은 포맷을 벗어나 새로움을 추구하려는 제작진의 세심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설정이었다.

 

끝말잇기의 신동에서 보물찾기의 달인까지…준수의 순수함이 빚어낸 폭소

 

재미있는 건, 이날 캠핑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친 주인공이 다름 아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준수라는 사실이었다. ‘이준수’라는 이름을 쓸 줄 몰라 ‘10준수’라고 쓰던 게 엊그제 같은데, 이날 준수는 ‘가수’, ‘사과’, ‘바나나’와 같은 단어를 또박또박 칠판에 써 내려 감으로써 일취월장한 한글 실력을 뽐냈다. 이를 지켜보던 아빠 이종혁은 감격스런 눈빝으로 아들을 바라봤고, 이어 ‘토끼’를 써보라고 권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준수는 “토마토 할 때 토?”라고 물은 뒤 호기롭게 ‘토끼’를 써내려 갔지만, ‘토끼’가 아닌 ‘토기’라고 적어 웃음을 안겼다. 아빠의 반응을 통해 틀렸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곧바로 부끄러워 지워버리는 모습에서도 준수 특유의 순수함이 묻어나왔다.

 

 

 

 

늘어난 한글 실력 때문인지, 준수는 끝말잇기에서도 ‘신동’으로 거듭나며 아빠와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이날 제작진은 아빠와 아이들의 저녁메뉴로 바비큐와 어묵탕을 준비했고, 재료를 종이 박스에 담아 캠핑장 곳곳에 숨겨 놨다. 저녁 식사 게임은 제한시간 내에 아빠와 아이들이 재료를 찾으면 그 재료를 가지고 음식을 해 먹을 수 있는 일종의 보물찾기였다. 하지만 아빠와 아이들은 제일 중요한 소시지와 바비큐, 그리고 어묵을 찾지 못했고, 제작진은 아빠와 아이들이 끝말잇기 두 바퀴를 성공하면 추가시간을 주기로 했다.

 

준수부터 시작된 끝말잇기는 ‘아빠’로 출발하여 비교적 쉬운 단어들을 거쳐 두 바퀴를 돌았다. ‘버스’라는 단어를 건네받은 이종혁은 ‘스마일’이란 단어를 준수에게 이어줬고, 마지막 준수가 끝말잇기에 성공하면 추가시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이때, 준수의 입에서 나온 단어가 바로 ‘일밤’이었다.

 

 

 

 

아빠들은 준수가 선택한 ‘일밤’이라는 단어에 뒤집어 졌고, 제작진 역시 ‘뭘 좀 아는 남자’라는 자막을 통해 준수의 센스를 칭찬했다. ‘아빠’로 시작하여 ‘일밤’으로 마무리된 이날 끝말잇기는 마치 이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것처럼 되어버리면서 폭소를 안겼다. 준수는 자신이 어떤 단어를 말했는지 모르는 표정으로 아빠들의 눈치를 살폈고, 그런 준수에게 아빠들은 “최고”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의도치 않게 끝말잇기의 신동으로 거듭난 준수의 활약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추가시간을 더 얻기는 했지만, 바비큐의 주인공인 삼겹살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그 시점, 이번엔 준수가 ‘보물찾기의 달인’으로 변신했다. 다름 아닌 모래밭을 뛰어가다가 푹 파인 곳에 걸려 넘어졌는데, 바로 거기에 삼겹살이 든 종이 박스가 묻혀있었던 것이다. 모래밭에 파묻힌 박스 꺼낼 힘이 없었던 준수는 제자리에 앉아 계속 종이만 뜯어냈고, 나중에 달려온 후가 그 안에서 삼겹살을 꺼내 아빠들에게 가져갔다. 이때 준수는 “준수가 찾은 거야”라며 소리쳤는데, 자신의 활약을 알아주기 바라는 어린아이의 인정욕구와 순수함이 그대로 배어나와 시청자를 즐겁게 했다.

 

 

 

끝으로 준수는 어묵이 담긴 박스와 무가 담긴 박스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장면에서도 무가 든 큰 박스를 집어 던져 소리를 유도, 아빠들이 어묵이 담긴 박스를 선택할 수 있는 결정적 힌트를 제공했다. 의도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연이어 ‘큰 건’을 해내는 준수의 모습에 성동일은 “준수 네가 다했”며 이날 최고의 활약을 펼친 준수를 칭찬했다.

 

이날 제대로 예능감이 폭발한 준수 덕에 <아빠! 어디가?>는 형제 특집의 여운을 털어버리고, 다섯 아빠와 아이들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방송이 가능함을 보여줬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의 순수함과 동심이 있기에 당분간 <아빠! 어디가?>의 앞날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터. 본격적으로 한글을 떼기 시작한 ‘10준수’의 활약을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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