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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로맨스 류준열 활용법이 아쉽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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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빨로맨스 류준열 활용법이 아쉽다

 

황정음과 류준열의 만남으로 커다란 기대를 모았던 MBC 수목드라마 <운빨로맨스>가 초반 부침을 겪고 있다. 10.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로 스타트를 끊은 시청률은 28.7%를 기록 한 후 3회엔 8.0%까지 떨어졌다. 한마디로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뜻일 게다.

 

황정음의 코믹연기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킬미힐미><그녀는 예뻤다>에서 보여준 황정음의 매력은 <운빨 로맨스>에서도 유효하다. 비슷한 연기가 반복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 익숙한 코믹연기야 말로 지금의 믿보황(믿고 보는 황정음)’을 지탱하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이 드라마에 있어 황정음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상수이며, 그녀는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부족함 없이 수행해내고 있다.

 

 

 

 

황정음이 상수라면, 류준열은 변수. <운빨로맨스>는 류준열에게 있어 첫 지상파 드라마 주연 작품이다. 예측이 불가능하다. 만약 그가 <응답하라 1988> 속 정팔이란 캐릭터에 버금가는 매력을 보여준다면 덩달아 <운빨로맨스>의 인기 또한 높아질 테지만, 그 반대라면 드라마의 성패를 결코 장담할 수 없다. 결국, <운빨로맨스>의 운명은 류준열에게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드라마에서는 류준열이 보이지 않는다. 잘생김을 연기하며 수많은 시청자를 설레게 했던 바로 그 배우, 류준열 말이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면, 제작진의 류준열 활용법이 너무도 아쉽다.

 

 

 

 

우선, 데뷔 전부터 다양한 연극과 단편 작품을 통해 연기 내공을 쌓아온 류준열을 왜 게임회사 대표인 제수호(류준열) 같은 평면적인 캐릭터에 가둬버렸는지 모르겠다. 류준열의 툭툭 내뱉는 말투와 여자에겐 전혀 관심 없을 거 같은 특유의 눈빛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는 마치 그간 수많은 드라마에서 보아온 상처를 간직한 재벌 2를 보는 느낌이다.



 

자신의 천재성을 믿고 오만한 모습을 보이는 장면,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태도, 그리고 여주인공과 악연으로 얽히는 이야기 등에서 볼 수 있듯 제수호 캐릭터는 늘 시청자의 예상 범위 안에서 움직인다. 마치 여타의 로맨틱 코미티 드라마를 그대로 복붙(복사하기 붙여하기)’한 인상이랄까. ‘변수가 되어서 뛰어놀아야 할 류준열을 예측 가능한 상수로 묶어두다 보니, 류준열은 물론이고 드라마 자체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류준열을 캐스팅하면서 노린 제작진의 속내는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에 열광했던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것이었을 테다. 그러기 위해선 왜 류준열이 연기한 정팔이란 캐릭터가 그토록 많은 사랑을 받았는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동반됐어야 한다. 당시 시청자가 열광했던 포인트는 덕선(혜리 분) 앞에서는 차가운 말만 내뱉으며 마음을 숨기던 그가 뒤에서는 몰래 챙겨주고 가슴아파하는 어설픈 첫사랑의 모습을 보여준 대목이다.



 

 

황정음과 류준열이 보여줄 로맨틱코미디에 시청자가 기대를 품은 건, 어쩌면 이루지 못한 덕선이와 정팔이의 사랑을 다른 모습으로 보고 싶어 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웬걸. <운빨로맨스>에서 황정음은 지나칠 만큼 미신과 부적을 맹신하며 공감하기 어려운 캐릭터로 전락해버렸고, 류준열 역시 시청자가 기대하는 짠내나는매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아직 기회는 남았다. 3회까지 서로 오해만 쌓아온 심보늬(황정음 분)와 제수호(류준열 분)의 연애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그땐 시청자가 기대하는 두 사람의 로맨스를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다. 심보늬를 향한 제수호의 직진 로맨스야 말로, <운빨로맨스>가 반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 드라마의 변수는 류준열이다. 제작진의 영리한 류준열 활용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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