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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이성민, 시청자 허를 찌른 한마디, 의학드라마를 정치드라마로 만들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의학드라마와 정치드라마는 장르가 전혀 다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매우 흡사한 장면을 연출하곤 한다. <하얀거탑> 장준혁이 개인의 욕망과 출세를 위하여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는 장면은 오직 권력만을 보고 내달리는 정치인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최근 <골든타임>에서 의사들이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환자를 등한시 하는 것도 국민의 민생보다는 각 정당의 이익에 몰두하는 일부 정치인의 모습과 오버랩된다.

 

그래서일까. MBC 월화드라마 <골든타임>은 방영 초기부터 <추적자>와 비교되곤 했다. 응급실을 배경으로 의료계의 현실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골든타임>과 우리 사회 권력의 치부를 가장 깊숙한 곳까지 드러낸 <추적자>가 상당히 닮은꼴이기 때문이다.

 

눈앞의 환자를 두고도 병원의 이익을 생각하고, 생명과 돈이 같은 무게로 취급되는 현실이 드라마 속에서 펼쳐지기에 우리는 ‘진짜 의사’ 최인혁(이성민 분) 교수에게 더 열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골든타임>은 지금까지의 의학드라마보다 한발 더 현실 속으로 내딛은 감이 커 보이는데, 지난 30일 방영된 <골든타임> 7화를 보면 이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정치드라마로 ‘커밍아웃’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중심에서는 역시 <골든타임>의 히어로 이성민이 있다. 매우 급박하게 전개된 이날 방영분은 결국 극 후반부 시청자의 허를 찌른 이성민의 한마디를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 상황을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그동안 <골든타임>을 시청하며 눈여겨 봤던 부분은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사실상 병원에서 쫓겨난 최인혁 교수가 언제 다시 병원으로 복귀할 것인가였다. 지난주 방송분에서 이성민이 빠진채 진행된 스토리는 약간 무게 중심이 무너지며 그의 부재를 실감토록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30일 방영분에서 드디어 최인혁 교수가 세중병원으로 돌아왔다. 물론 평범하게 돌아오지는 않았다. 그의 정체성을 확인해주듯, 최인력 교수는 죽음을 앞둔 교통사고 환자를 손수 응급처치한 후, 119와 함께 세중병원 응급실로 들어왔다.

 

 

 

 

수술이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다른 과장들의 반대로 환자의 수술은 쉽게 진행되지는 못했다.

 

정형외과 과장 황세헌(이기영 분)은 "세중병원 수술장이 언제부터 이렇게 됐냐. 나가고 싶으면 나가는 거고 들어오고 싶으면 들어오는 거냐. 잘난 척 사직서 내고 가더니 이게 뭐냐"며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는 거다. 이 병원 사람들이 우습냐"고 최인혁 교수를 비난했다.

 

다른과 과장들 역시 병원내 다른 의사가 수술을 하면 된다며 최인혁 교수가 환자를 수술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하지만 환자의 위중한 상태를 수술할 수 있는 의사들이 다른 수술에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환자를 계속 방치할 수만은 없었다.

 

 

 

 

이미 세중대병원 의사가 아닌 최인혁 교수는 응급실로 환자를 인도한 것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최인혁 교수는 온갖 비난과 모멸감을 무릅쓰고 끝까지 환자를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결국 자신이 직접 수술에 돌입했다.

 

여기서 환자를 국민으로 치환하면, 의사 최인혁의 모습은 우리 사회에서 필요한 지도자와 정치인 그리고 리더십이 어때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매우 ‘좋은 예’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수술을 진행하는 도중에 최인혁 교수가 던진 한마디는 <골든타임>을 의학드라마라는 카테고리에만 가둘 수 없게 만든다. 환자는 교통사고로 전신에 큰 부상을 입어 수습도 안되는 상태로 출혈이 너무 많았다. 수혈을 위한 피를 구하는데 시간이 오래걸린다는 것을 확인하자 최인혁은 "셀 세이버를 준비하라"고 결단을 내렸다. 여기서 셀 세이버란, 환자의 출혈된 피를 모아 세척한 후 다시 환자에게 수혈하는 방법이다.

 

위험이 뒤따르는 결정이었다. 셀 세이버를 시행할 경우 오염된 피가 환자 몸에 다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민우(이선균 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성민은 자기가 왜 셀 세이버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지 다음 대사를 통해 전달했다.

 

“의사로서 이순간이 나도 괴롭다. 하지만 지금은 나쁜 것과 좋은 것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나쁜 것과 덜 나쁜 것 중 하나를 선택할 순간이야”

 

당장 수혈을 안하면 환자는 죽게되지만, 비록 위험이 있는 셀 세이버를 실시할 경우 최소한 지금 당장 환자가 죽지는 않는 다는 뜻이다.

 

 

 

이 한마디를 듣는 순간, 자연스레 추적자의 한 대사가 떠올랐다. 강동윤의 당선이 확실시 되던 투표마감시간 6시, 최정우 검사가 내밭은 말이었다.

 

“투표는 최선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야. 최악을 막기 위한 방법이지. 지금 투표소에 서 있는 사람들 모두 최악을 막기 위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거야…”

 

좋은 것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선이라는 보기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최선을 고를 것이다. 하지만 ‘좋은 것’과 ‘최선’이라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당연히 ‘덜 나쁜 것’을 선택하여 최악의 상황은 면해야 한다. 그것은 정치에서 현실에서 그리고 또 병원 수술실 모두에서 통용된다.

 

긴박한 수술 상황에서 선택한 최인혁 교수의 행동은 비단 의사로서의 결정만은 아니다. 그 대사 한마디 속에는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선택의 기로, 그리고 우리의 지도자를 선출하는 투표 행위 등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진리가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이성민의 이 한마디 때문에 <골든타임> 이제 의학드라마를 넘어 정치드라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 그 변화가 반갑고, <골든타임>이 의학드라마에 있어 새로운 획을 긋기를, 그리고 그 중심에 이성민이 존재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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