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야왕 12회: 시청률 1위로 올라선 3가지 비결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마의>의 독주가 막을 내리고, <야왕>이 새로운 왕좌로 등극했다. 19일 방영된 SBS <야왕>은 19.4%(닐슨코리아) 기준의 전국시청률을 기록, 18.1%의 <마의>를 제치고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방송 6주 만에 이뤄낸 ‘역전드라마’였다. 극 초반 성추행, 살인, 호스트바 등 자극적인 설정을 앞세워 ‘막장’논란에 시달렸던 <야왕>은 어떻게 <마의>를 제치고 월화극 1위로 올라설 수 있었을까. 그 이유를 살펴보자.

 

1. 지루할 틈이 없는 <야왕>표 ‘LTE' 전개

 

<야왕>이라는 드라마의 인기를 설명하는데 있어 빼 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이 드라마의 ‘속도감‘이다. 첫 회부터 ‘LTE' 전개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낼 만큼 <야왕>의 전개 방식은 빠르고, 또 군더더기가 없다.

 

보통 극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나타나는 ‘몇 년 후’라는 설정을 <야왕>은 극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이야기의 주요 포인트가 되는 시점으로 빨리빨리 넘어가다 보니 그만큼 긴장감이 배가 되고 드라마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다해가 미국유학길에 올랐을 때는 그녀가 하류를 버리고 백도훈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 뒤 바로 귀국 후의 이야기로 넘어갔으며, 하류가 교도소에 들어간 뒤에도 그가 어떻게 복수 계획을 세워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만 카메라로 담아내고 곧바로 그의 출소 후로 시간을 넘겼다. 그리고 그 시간대가 전환되는 시점마다 굵직한 이야기를 배치함으로써 매회 시청자를 드라마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이다.

 

 

 

19일 방영된 12회에서도 <야왕> 표 ‘LTE' 전개는 빛을 발했다. 차재웅 변호사의 약혼녀 석수정이 하류의 정체를 의심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하류의 정체를 밝히고 심지어 그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까지 불과 한회 만에 다 보여준 것이다. 위기 뒤에 갈등이 찾아오고 이를 극복하기까지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 드라마문법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전개였다. 그 덕에 이날 방송분에서 시청자는 주다해를 향한 하류의 본격적인 복수를 통해 쾌감을 얻고, 하류의 정체가 밝혀지는 것 아닌가 하는 쫄깃한 긴장감까지 맛볼 수 있었다. 또한 석수정은 차재웅 변호사를 살해한 범인 배후에 주다해가 있다는 사실까지 믿음으로써 하류의 복수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하류에겐 든든한 우군이, 주다해 입장에서는 예상치 못한 또 하나의 적이 생긴 것이다.

 

이처럼 잠시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야왕>은 그렇게 서서히 시청자를 불러 모았고, 어느새 동시간대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다.

 

2. 하류의 복수가 통쾌할수록 시청률은 올라간다?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된다고 해서 모두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다. 결국은 빠르면서 재미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렇다면 <야왕>의 재미는 어디서 찾아올까?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바로 주다해의 욕망과 하류의 복수다.

 

성공을 위해 주다해가 얼마만큼 독해질 수 있는지, 그녀가 저지를 악행의 끝이 어디인지를 살펴보는 게 첫번째 관전 포인트라면, 두 번째 관전포인트는 바로 ‘하류의 복수가 얼마나 독하고 통쾌하게 진행될 것인가’이다. 하류의 복수를 통해 주다해가 곤란을 겪거나 무너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는 쾌감을 느낀다. 대부분의 ‘복수극’이 그러하듯, 시청자는 복수를 진행하는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하며 드라마를 시청한다. 지난 몇 회에서 하류의 엉성한 복수가 비판을 받은 건 그 때문이며, 최근 점점 더 짜임새있고 독하게 주다해를 압박하는 하류가 응원 받는 것 또한 마찬가지 이유다.

 

 

 

이는 <야왕> 시청률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게 하류의 출소 이후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그전까지 하류는 늘 주다해에게 당하고 빼앗기는 등 바보스런 모습을 보였고, 자연스레 시청자의 답답함은 커져만 갔다. 10% 중반대에서 머물던 시청률이 이제는 20%를 넘보게 된 이유는 바로 출소 후 주다해 앞에 나타난 하류의 복수가 본격화되면서 부터이다. 때문에 이제부터 중요한 것 역시 결국은 하류다. 앞으로 주다해와 하류는 계속해서 장군 멍군을 주고 받을 것이다. 올라가려는 주다해, 그리고 끌어 내리려는 하류. 반복되는 싸움에서 통쾌함을 자아내는 건 얼마나 하류가 ‘멍군’을 크게 부르느냐이다. 치밀한 올가미를 준비하여 짜릿함을 안겨줄 하류의 복수가 통쾌하면 통쾌할수록 <야왕>의 시청률은 더 오르게 될 것이다.

 

3. 캐릭터와 연출의 엉성함을 상쇄하는 원작 만화

 

물론 <야왕>에도 단점은 있다. 자신을 버린 과거의 연인에게 복수한다는 스토리의 큰 줄기도 사실은 그다지 새롭지 못하며, 무엇보다 아침드라마 수준의 연출력과 엉성함이 가득한 캐릭터들은 이 드라마가 갖는 근본적 한계이다. (아침드라마를 비하하고자 하는 의도는 아 니다.)

 

 

하지만, 말도 안되는 설정이 곳곳에서 묻어남에도 불구하고 시청층이 이탈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하는 것은 바로 이 드라마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만화란 원래 상상력을 기반으로 한다. 드라마가 일정수준 이상의 리얼리티를 담보해야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만화적 스토리를 현실에서 재현내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여기서 <야왕>은 ‘집중과 선택’이라는 전략을 취했다. 비록 연출에서 구멍이 나더라도 튼튼한 스토리에 기반하고 극을 이끌어 나가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 그 전략은 주요했다고 본다. 왜냐하면 비록 <야왕>이라는 드라마의 연출력이나 주변 캐릭터에 대한 비판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제작진이 연출에 신경을 쓰고 캐릭터에 현실성을 불어 넣는다면, <야왕>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의 힘도 지금보다 훨씬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24부작으로 예정된 <야왕>은 이제 절반에 다다랐다. 그리고 하류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생방송 촬영’이 우려스럽긴 하지만, 앞으로도 <야왕>이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시청자의 마음을 ‘꽉’ 붙들었으면 좋겠다. 시청률 1위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빠르고 재미있는 <야왕>이 되기를 바라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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