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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유재석 단독 토크쇼, 특별대우라고 비난받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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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 유재석 단독 토크쇼, 특별대우라고 비난받는 이유

 

‘문화 대통령’과 ‘예능 대통령’의 만남이 성사됐다. 바로 서태지와 유재석의 1:1 단독 토크쇼가 편성된 것이다. KBS 측은 오는 10월 4일 진행되는 <해피투게더3> 녹화에 서태지가 출연, MC인 유재석과 1:1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라고 밝혔다. 5년 만에 컴백을 앞둔 서태지를 위하여 기존 녹화 방식을 변경, 다른 보조 MC 없이 오로지 유재석과 서태지의 1:1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두 사람의 만남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서태지와 유재석은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자신이 활동하는 음악과 예능에 있어 각각 최고점을 찍은 ‘1인자’들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 사람은 1972년생 동갑내기로 공유할 수 있는 문화와 추억거리가 많다. 한 집안의 가장이자 아이의 아빠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자연스레 풀어 놓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와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토크쇼의 흥행이 기대된다.

 

 

 

 

하지만, <해피투게더3>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1:1 단독 토크쇼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생각보다 뜨겁지 않다. 오히려 생각지도 못했던 특별대우 논란이 불거지는 등 KBS와 서태지 측이 기대했던 방향과는 다르게 흘러가는 양상이다.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서태지의 컴백에 대한 대중의 기대가 예전만 못하다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그동안 철저하게 신비주의 이미지를 고수하던 서태지는 최근 몇 년간 끊임없이 언론과 대중의 입장에 입방에 오르내리며 그 신비주의 이미지가 많이 깨진 상태다. 특히, 배우 이지아의 이혼 사실이 드러난 이후 두 사람이 펼친 진실공방은 마치 ‘진흙탕 싸움’으로 비춰지며, 두 사람에 대한 대중의 호감을 많이 갉아 먹는 요인이 됐다.

 

비록 서태지 개인이 이뤄낸 음악적 성취와 삶의 발자취가 훌륭하다 할지라도, 그에게 인간적인 실망감을 느낀 팬들과 대중은 더 이상 서태지를 예전의 ‘문화 대통령’만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컴백 자체만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그 파장의 진폭이 예전만 못하게 되었으며, 동시에 그의 입을 통해 공개될 그의 사생활과 발언에도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서태지와 유재석의 1:1 단독 토크쇼가 특별대우 논란으로 번진 또 다른 이유는 바로 포맷 변경에 있다. 그동안 <해피투게더3>는 어떤 게스트가 출연하든, 3~5명의 함께 초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집단 토크’의 형식을 취해왔다. 그것은 1:1 토크쇼로 이름을 떨친 MBC <무릎팍 도사>나 단독 게스트 위주로 섭외하던 SBS <힐링캠프>와 차별성을 갖는 <해피투게더3>만의 고유한 정체성이었다.

 

그런데, <해피투게더3>는 서태지를 게스트로 초대하기 위해 그 형식을 과감히 깨버린 것이다. 물론, 형식이야 얼마든지 바뀔 수 있고, 또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문제는 유재석을 제외한 보조 MC를 녹화에서 배제하겠다는 점이다. 그것은 마치 서태지와 이야기를 나눌만한 급이 안된다고 비춰질 수 있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쉽게 초대할 수 있는 게스트가 아닌 만큼, 서태지 개인에 집중하기 위해 1:1 형식을 취한 것이라면, 차라리 특별 토크쇼를 편성하는 것이 어땠을까 싶다. 그런데 무늬는 <해피투게더3>를 내세우면서, 그 안에 내용은 모두 서태지 개인을 위해 바꾸는 것은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특별대우’로 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안 그래도 사회 전반적으로 특별대우와 관련된 문제에 민감한 시기다. 전관예우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은 기본이며, 유명 정치인이나 경제인, 연예인의 비리가 너무 쉽게 용서되고,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나아가 공정한 기회제공과 사회 정의에 대한 갈망도 커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기에 서태지라는 특정 개인의 컴백을 위해 한 방송사와 프로그램이 그를 위해 특별 대우처럼 보이는 편성과 전략을 구사하는 것은 판단 미스라고 생각한다. 서태지와 유재석의 만남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지난 대선 전 대통령 유력 후보였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조차도 <힐링캠프>에 출연하여 3명의 MC와 이야기를 나눴는데, 과연 서태지가 지금 이 시점에서 1:1 단독 토크쇼라는 대우를 받을 만큼 상품성과 가치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과연, ‘문화 대통령’과 ‘예능 대통령’의 만남은 어떤 결과를 불러올까. 특별대우라는 논란을 잠재울 만큼 두 사람의 1:1 토크쇼가 재미와 감동을 불러 모을 수 있을까? 서태지가 출연한 <해피투게더3>는 10월 9일 밤 방영될 예정이다. 뚜껑은 그때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거 같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서태지컴퍼니 및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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