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삼시세끼' 차승원-유해진, '우결'보다 더 설레는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삼시세끼' 차승원-유해진, '우결'보다 더 설레는 이유
'우결'에는 없고, '삼시세끼'에는 있는 것

 

 

<삼시세끼>에서 차승원과 유해진은 한 쌍의 부부처럼 그려진다. 차승원은 '차줌마'라는 별명답게 집안일, 그중에서 요리를 주로 담당하고, 유진은 불피우기와 재료구하기를 전담하고 있다. 아빠가 밖에 나가 돈을 벌어오면 그 돈으로 엄마가 살림을 꾸리듯, 유해진이 물고기를 잡아오면 차승원은 그걸 바탕으로 맛있는 한끼 밥상을 차려낸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이 보여주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희생, 그리고 티격태격하는 모습 등은 이 프로그램의 감동과 재미를 배가시킨다. 그야말로 찰떡 호흡이다.

 

 

 

 

물론, 제작진이 억지로 두 사람에게 '아빠'와 '엄마'역할을 맡긴 것은 아니다. 그저 자신이 잘하는 일,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적응하다 보니 자연스레 캐릭터가 잡히고 또 역할이 주어지게 된 것이다. 4회가 방영되는 지금까지 이 모든 것은 그저 물흐르듯, 아주 자연스레 이어졌다. 받은 만큼 해주고 싶은 마음, 그리고 서로에게 폐가 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은 단순한 우정 그 이상임에 분명하다.

 

13일 방송에서도 두 사람이 보여준 서로에 대한 각별함은 남여간의 로맨스보다 더 시청자를 설레게했다. 어묵탕 만들기 미션으로 고민하는 차승원을 위해 유해진은 기꺼이 찬 바람을 뚫고 갯바위로 나섰고, 고생하는 유해진을 위해 차상원은 또 죽을 끓여 유해진에게 배달을 갔다. 두 사람은 서로 죽을 나눠 먹으며, "부담 갖지 말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그러면서 또 상대방을 믿고 의지한다.

 

 

 

 

비록 낚시에는 실패했지만, 유해진은 그간 아껴둔 물고기와 홍합을 가지고 집으로 향했으며, 차승원은 구박 한마디 없이 유해진의 구해온 재료를 가지고 근사한 어묵탕을 끓여냈다. 그러면 유해진은 또 차승원의 어묵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운다. 어떤 어려운 일이 닥쳐도 서로 힘을 합쳐 헤쳐나가는 한 쌍의 중년 부부처럼, 두 사람은 그렇게 각자의 부족한 점을 서로가 메꿔주고 보완해주면서 아주 특별한 '브로맨스'를 완성시켰다.    

 

<삼시세씨> 속 차승원과 유해진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최근 진정성 논란을 겪고 있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떠오른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매우 잘생기고 예쁜 남여 연예인이 가상으로 부부가 되어 신혼생활을 보여준다. 하지만 농도짙은 스킨십을 보여주고 달콤한 사랑의 밀어를 속삭여도 별다른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것은 비단 연기자들이 스캔들에 휩싸이거나 혹은 그런 상황이 가짜이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대본에 따라 말을 하고 행동을 하더라도, 거기서도 얼마든지 진심이 느껴질 수는 있다. 드라마와 영화도 결국은 연기이지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자들이 있듯이 말이다. <삼시세끼> 속 차승원과 유해진은 남여 관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성간의 사랑 이상으로 설레는 모습을 연출하곤 한다.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 그리고 배려가 진심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건 바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차승원과 유해진은 16년의 우정을 자랑하지만, 만재도라는 낯선 환경에서 지금껏 몰랐던 상대방의 모습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고 배워가는 중이다. 지금껏 쌓아온 우정도 우정이지만, 여전히 서로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이 밑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지금의 호흡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결혼했어요> 속 연기자들에게선 과연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있을까? <우결>에 출연하는 동안 연애를 하지 않는다거나 혹은 가상의 부부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그런식의 의무나 책임감 말고, 정말로 인간대 인간으로서 서로에 대해 궁금해하고 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고 싶은 '관심'말이다. 그 '관심'이 없다면, 아무리 "사랑한다"고 하고, 손을 잡고 또 입을 맞춘다 한들, 시청자가 어떤 감흥을 느끼겠는가.

 

<우리 결혼했어요>에는 없고, <삼시세끼>에는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며, 또 배려와 희생이다. 차승원-유해진이라는 중년의 두 남자가 '우결'속 남여 커플보다 더 기다려지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어쨌든, 진심은 통하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