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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 엇갈린 심사평, 캐스팅 오디션의 폐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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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4> 엇갈린 심사평, 캐스팅 오디션의 폐해

 

15일 방영된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이하 'K팝스타4')의 주인공은 단연 이진아라고 생각한다. 자작곡을 통해 배틀오디션까지 올라온 이진아는 이날 방송에서도 자신이 직접 작사/작곡한 새로운 노래를 선보이며 심사위원과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제목은 '냠냠냠'. 다소 장난기어린 제목으로 시선을 모은 이진아는 이어진 피아노 실력과 창의적인 가사, 그리고 단순하고 중독성 있는 멜로디라인으로 극찬을 이끌어 냈다.




 

박진영은 "이런 게 어딨냐. 이건 반착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음악적으로 나와서는 안될 정도"라,"이렇게 잘 하면 심사를 할 수 없다"라고 두 손을 들었다. 유희열 역시 "이 곡을 치열하게 만들어 우리에게 쉽게 들려준 것에 감사하다"라며 이진아의 노력과 열정을 칭찬했다. 하지만 양현석의 심사평은 조금 온도차를 보였다. 양현석은 "이진아의 무대가 독특하고 좋았다"라는 것을 전제한뒤, 너무 독특한 아티스트로 갈까봐 걱정 된다. 음악성과 대중성을 같이 잡아야 한다"라고 우려를 덧붙였다.




 

유희열과 박진영이 평소 작곡가와 가수 입장에서 심사평을 내렸다면, 양현석은 제작자 입장에서 참가자들을 바라봐왔다. 그래서 세 사람 사이에는 늘 시각의 차이가 존재했고, 그것이 <K팝스타4>의 재미를 담당해온 한축이었단 것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취향에 따라 혹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평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내식구 감싸기”로 이어져서는 곤란하다는 점이다.

 

지난주부터 이어진 캐스팅 오디션에서 유독 세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엇갈리고 있다는 점은,어떤 의미로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불편하게 다가온다. 상대 회사에 대한 견제 혹은 자사 회사에서 트레이닝 받은 참가자들을 더 많이 생방송에 진출시키려는 전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방송이후 양현석의 심사평에 불만을 쏟아내는 반응이 상당수를 이루고 있다. 바로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이진아의 콘서트에 가서 20곡 계속해서 들을 수 있다던 그가 돌연 일주일 만에 “음악성과 대중성을 같이 잡아야 한다”는 평가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진아 뿐만이 아니다. 삼남매의 무대를 두고도 양현석은 “조금 발전한 동아리 같다. 이제는 프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쓴 소리를 내뱉었다.

 

그런데 엄밀하게 이야기해서, 그들은 프로가 아니기 때문에 <K팝스타4>의 평가를 받는 것이다. 아마추어인 그들을 점점 프로의 모습으로 발전 시켜 나가는 것이 프로그램의 몫이며, 심사위원에 주어진 역할은 아닐까. 만약 이런 잣대로 심사를 하는 거라면, 프로보다 더 프로 같았던 이진아를 두고선 극찬을 보여야 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진아를 두고서는 또 “음악성만 강조되는 게 안타깝다는 뉘앙스의 심사평을 내놓았다. 이쯤 되면, 어느 장단에 춤을 추라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다.




 

물론, 각 기획사마다 선호하는 가수와 노래의 스타일이 있기 마련이고, 그래서 캐스팅 오디션을 진행하는 것이다. 각 기획사의 대표가 직접 심사위원으로 출연하여 캐스팅 오디션을 진행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를 두는 지점이며, 동시에 시청자가 재미를 느끼는 부분 중 하나다. 중요한 것은, 각 회사에서 트레이닝을 시킬 땐 애정을 가지고 지도할 수 있지만, 심사에 있어서는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칫 기획사간의 경쟁구도로 흘러가서 자사에서 트레이닝 받은 참가자들만 편애한다면, 시청자 중 누가 심사평에 공감할 수 있겠는가. 결국, 캐스팅 오디션의 폐해로 밖에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또 한가지 언급하자면, 이날 방송에서는 삼남매와 릴리 중 1위를 뽑지 못한 채 두 팀 모두를 공동 2위로 선정, 재대결을 결정하였는데, 이 역시 원칙과 룰을 무시한 제작진과 심사위원의 오판이 아닐까 싶다. 1위는 Top10진출, 2위는 재대결, 3위는 탈락이란 원칙은 누구나 따라야 할 캐스팅 오디션의 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사위원들이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1위를 뽑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 누군가 의견을 굽히지 않았다는 뜻이다. 특정 참가자에 대한 편애, 혹은 특정 참가자에 대한 배제 없이는 쉽게 내릴 수 없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정한 원칙마저 무너뜨릴 만큼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심사평이 엇갈린다면, 차라리 캐스팅 오디션을 없애는 것이 더 나을지 모르겠다. 남은 캐스팅 오디션과 Top10의 생방송 경연에서는 부디 편애 없이 공정한 심사가 이뤄지길 기대하며, 고집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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