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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3화 : 시작부터 어긋난 사랑, 공민왕-노국공주의 피할 수 없는 비극!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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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 드라마 <신의>에는 결코 평범하다고 볼 수 없는 두 가지 특별한 로맨스가 등장한다. 그 중 하나는 고려 무사 최영(이민호)과 21세기 강남 의사 은수(김희선)가 엮어갈 드라마의 중심축으로, 이른바 시공간을 초월한 사랑이다.

 

하지만 주인공인 이민호-김희선보다 더욱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로맨스는 이미 세기의 사랑으로 명성이 자자했던 고려 31대 공민왕(류덕환)과 그의 아내 노국공주(박세영)의 이야기다. 이들의 로맨스는 국적을 초월한 사랑으로 평가받으며 아직 3회밖에 진행되지 않은 드라마 속에서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 이유로는 서로에게 무심한 듯 보이나 마음 속에 자꾸만 커져가는 사랑을 억누르는 공민왕과 노국공주를 연기하는 류덕환과 박세영의 눈빛 연기와 실제 역사와는 조금 비틀어 이들의 사랑을 더욱 극적으로 연출하고 있는 제작진의 노림수가 통했다고 볼 수 있다.

 

 

 

 

역사적인 기록만 보더라도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사랑이야기는 애절함으로 따지자면 한국 역사상 가장 최고로 꼽아도 될 정도로 그 사연이 기가 막히다. 본격적인 드라마 리뷰에 앞서 잠깐 역사적인 기록을 먼저 살펴보면, 공민왕은 어렸을적부터 '강릉대군'으로 원의 수도인 대도(현재 북경)에 머물렀다고 한다. 그곳에서 공민왕은 자신의 형이 폐위되어 죽는 상황과 조카인 충목왕, 충정왕이 왕위에 오르는 것을 지켜봤다. 원의 뜻에 따라 고려의 왕이 바뀌는 것을 목격하면서 그는 아마도 하루빨리 자신이 왕이 되어 고려로 돌아가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다.

 

실제로 공민왕은 대도에서 유명인사들과 어울리고 원의 황제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등 미래를 대비한다는 느낌을 주는 행동을 많이 보였다고 한다. 그에게 있어서 원의 실세인 위왕의 딸, 즉 노국 공주는 정치적인 이유에서 꼭 필요했던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이날 <신의>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첫만남을 약간 비틀면서 향후 이들의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상황을 조금더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작업을 벌였다. 바로 공민왕이 자신과 혼인을 하게 될 노국공주를 피해 한 방으로 들어오게 되고 그곳에서 아직 얼굴을 마주한 적이 없는 노국공주를 만나게 된 것이다.

 

고려말을 하는 노국공주를 보며 공민왕은 그녀를 고려에서 끌려온 여인으로 착각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밝힌다.

 

 

 

 

공민왕은 "열두 살에 원으로 끌려와 이제껏 살았는데 이제 그들의 사위가 되라는 것이냐"며 노국공주와의 혼인을 강하게 거부했다. 이에 노국공주가 "그래도 원의 공주와 결혼하면 조금이나마 이득이 있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묻자, 공민왕은 반발했다. 그러면서 "공주는 일면식도 없고 듣기만 해도 치가 떨린다", "설령 만났다 했어도 원의 계집 따위는 기억하고 싶지 않다"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공민왕은 계속해서 노국공주를 고려 여인으로 오해한 나머지, 심지어 노국공주에게 "원의 공주 말고 고려인인 네가 내 곁에 있어달라"며 "네 자리에 공주가 손도 대지 못하게 하겠다"고 까지 말했다.

 

공민왕과의 대화를 통해 그에게 호감을 느낀 노국공주는 끝내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못했고, 그녀는 결국 자신에게 증오를 갖고 있는 공민왕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공민왕은 노국공주를 향해 "내가 원나라의 사람과 결혼을 하지 않으려면 네가 좀 도와줘야겠다. 나의 첫 번째 여인이 돼 달라"고 청했다. 그야말로 노국공주 입장에서는 가슴에 한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가 이날 <신의>가 보여준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과거였다. 그리고 돌아온 현재, 이들은 서로에게 눈빛조차 주지 않으며, 여전히 서로를 증오의 대상으로만 바라보고 있다. 물론 겉으로는 그렇지만 이들의 마음이 서로를 향해 있다는 것은 시청자도 아는 일이다. 이미 공민왕은 자객의 습격을 받아 노국공주가 다쳤을 때 무슨일이 있어도 그녀는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인바가 있으며, 노국공주는 원에서 처음 공민왕을 만났을때부터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 역사 속에서 공민왕과 노국공주가 고려로 돌아올때, "저는 이제 고려로 시집을 왔으니 고려사람입니다"라고 말하던 노국공주의 상황과는 많이 다른 것이 사실이다.

 

역사에 기록된 것처럼 노국공주가 자신의 나라를 저버리면서까지 공민왕의 반원정책과 개혁정치에 힘을 보태고, 끝내 노산에 난산으로 숨을 거두게 될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판타지 사극이니 만큼 기록된 역사와는 조금 다르게 전개될 가능성도 있고, 타임슬립을 통해 현재에서 고려로 넘어간 은수(김희선)이 역사에 어떻게 관여하는지에 따라 예측 불가능한 방향으로 역사는 흘러갈 수도 있다.

 

 

 

 

그러나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사랑이 끝내 비극을 맞이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날 제작진이 보여준 이들의 첫만남에서 유추해볼 수 있다. 우선, 노국공주는 공민왕의 정체를 알고 있었지만 공민왕은 노국공주의 정체를 모른채 첫 만남을 가졌다는 사실이다. 노국공주와의 혼인을 피하기 위해 노국공주에게 첫번째 여인이 돼 달라고 부탁한 것만 보더라도 얼마만큼 이들의 사랑이 시작부터 어긋났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4회 예고편을 보면, 노국공주가 최영 장군을 챙기고 관심을 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제작진은 이민호-김희선-류덕환-박세영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4각 관계를 만들어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들어 내려는 속셈인 거 같다. 개인적으로 바람직한 설정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이 또한 극 후반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비극을 극대화 하는 장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전개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한다.    

 

 

 

 

물론 기록된 역사처럼 노국공주가 끝내 아이를 갖기 못하다가 10년 만에 생긴 아이와 함께 죽는 것도 충분히 비극적인 일이다. 하지만 공민왕이 노국공주에게 던진 "당신이 나의 첫번째 여인이 돼 달라"는 대사를 생각해보면, 노국공주는 향후 기철(유오성) 일당과 공민왕 세력이 대립하는 과정에서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또한 이날 방송을 보면, 끝까지 노국공주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그녀를 외롭게 두다, 결국 노국공주가 죽는 상황에 이르러서야 그녀에게 "당신은 내 처음이자 마지막 여인이었다"고 고백하는 공민왕의 모습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아니면, 공민왕의 측근이 반란을 일으켰던 사건때 노국공주가 공민왕의 목숨을 구해 주는데, 이를 비틀어 공민왕의 목숨을 구하는 대신 노국공주가 죽는 이야기 전개도 가능하다. 어떤 식으로든 노국공주는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타임슬립 드라마라 해도 기록된 역사 자체를 뒤집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예정된 비극을 얼마나 극적으로 처리하느냐가 문제인데, 이날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어긋난 첫 만남은 그 첫번째 복선이라 할 수 있겠다. 류덕환과 박세영의 연기 덕에 더욱 빛나는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슬픈 사랑 이야기. 비록 끝내 비극으로 마무리될 수 밖에 없다 하더라도 이들이 서로를 향해 웃고 또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런 로맨스는 만들어줄 수 없는 것일까?

 

이민호-김희선의 시대를 초월한 사랑도 기대되지만 그보다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국적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더 궁금한 것은 왜 일까?  피할 수 없는 비극이라면 그 비극에 이르기 전까지만이라도 이들이 마음껏 사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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