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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김구라, 희극인의 비애를 보여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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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김구라, 희극인의 비애를 보여주다

 

타고난 방송꾼인 것일까, 아니면 희극인의 비애일까. 최근 이혼소식을 전한 방송인 김구라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자신의 이혼 사실을 개그로 승화시키며 웃음을 안겼다. 이혼 소식이 전해진 후 첫 녹화였던 만큼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도 있었으나 김구라는 자신의 아픔마저 예능으로 녹여내면서 방송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김구라는 오프닝에서 “이런 일이 생길지 몰랐다. 굉장히 고민되는, 불가피한, 가슴 아픈 결정이었다”며 자신의 심경을 담담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이내 그는 “이혼이 죄나 흉은 아니지 않느냐”며, “앞으로 방송함에 있어 전국에 계신 이혼남 이혼녀 분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공약(?)을 내거는 등 분위기 전환에 나섰다.

 

 

 

 

본인의 마음을 추스르기도 버거운 시간이었을 테지만 이날 방송에서 김구라는 특유의 넉살과 여유를 앞세워 스스로 개그의 소재가 되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혼 소식이 전해진 뒤 많은 응원 문자를 받았다는 그는 심지어 ‘나혼자 산다’ PD가 농담으로 출연을 권유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다시 한 번 자신의 이혼 소식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임창정에게 느닷없이 “파이팅”을 외치는가 하면, 김국진, 임창정과 함께 ‘쓰리샷’ 기념사진을 찍는 예능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한 임창정의 신곡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사랑’이란 제목이 마음에 와닿는다며 진지하게 언급하는 대목에서는 정말로 타고난 방송인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어 임창정이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자 “인생의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플러스 마이너스가 돼 이런 애절함이 나오는 것”이라며, “김현철, 윤종신 등 가정에 안위하는 40대 이상의 발라드 가수는 이런 애절한 가사가 안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곧바로 윤종신은 김구라를 향해 “그럼 애절한 개그 기대해도 되냐?”고 받아쳐 웃음을 안겼다. 끊임없이 자신의 이혼 소식을 개그 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에서 씁쓸함이 밀려오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희극인의 숙명이자 비애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임창정과 함께 자녀의 학교 모임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김국진이 김구라의 전처를 가리켜 “다른 분”이라고 표현하자, 김구라는 “다른 분이 뭐야. 왜 호칭을 그렇게 해. 법적으로는 정리가 됐어도 그런 식으로 호칭하는 건 원치 않아. 애 엄마, 동현이 엄마”라며 발끈(?)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사실, 그동안 김구라는 <라스>에 출여하는 게스트의 치부를 건드리거나 그들의 사생활을 예능으로 풀어내는 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비록 비난에 직면할 때도 있었지만, 그것이야 말로 <라스>만의 마이너 감성이었다는 점도 부인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자신의 개인사를 방송에서 언급하는 것도 어쩌면 불가피했을지 모르겠다.



 


 

물론, 피하려고 했다면 피하지 못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 꺼내 놓아도 충분했을 것이고, 시청자와 제작진 또한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김구라는 그동안 <라스>에서 보여준 그 방식 그대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고, 아픔마저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탁월한 예능감을 보여줬다.

 

한참을 웃고 난 뒤 들었던 생각은 바로, 김구라는 역시 프로였다는 점이다. 아픔을 딛고 앞으로도 방송에서 승승장구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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