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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장현성, 영화계 현실 보여준 씁쓸한 고백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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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문학. 쉽게 어울리지 못할 거 같은 이 두 단어는 유쾌함과 진지함, 가벼움과 무거움처럼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특히 최근 책을 소재로 한 예능 <달빛프린스>의 실험이 실패로 돌아간 만큼, 예능과 문학의 어울림은 어딘지 어색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 반대에 서 있을 거 같은 이 두 단어도 MBC<라디오스타(이하 라스)>에서 만나니 뭔가 달랐다. 왜냐하면 예능도 문학도 결국은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웃음이 되었든 감동이 되었든 일종의 쾌락을 선사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학의 밤’ 특집으로 마련된 20일 <라스>는 김애경, 조민기, 장현성, 김보성이 게스트로 초대됐다. 이미 책을 출판한바 있는 김애경과 조민기는 말 그대로 작가라 불러도 무방했으며, 배우 장현성은 영화 <로망스>와 <오직 그대만>의 시나리오를 쓴 전력이 있었다. 그리고 영화 <영웅> 홍보 차 출연한 김보성은 평소 시 쓰기를 좋아하는 예비 작가였다. 이들 네 명의 게스트는 예능과 문학의 만남처럼 어색한 조합임에는 분명했지만, 시종일관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며 문학을 소재로도 얼마든지 웃음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장현성과 김보성의 즉흥시 대결은 이날 방송의 백미와도 같았는데, 짧고 함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장현성의 시에 비해 김보성의 시는 어디서 많이 들어본 표현들로 가득해 폭소를 안겼다. 또한 군대를 2번 다녀온 조민기의 사연, 의리를 강조하는 김보성에게 “그건 겉 멋”이라고 돌직구를 날린 김애경의 발언 등 이날 <라스>는 ‘게스트 빨’이 없어도 통하는 이 독특한 토크쇼의 매력을 십분 보여줬다.

 

하지만 게스트들의 집필경력과 문학을 단순히 웃음의 소재로 이용했다고 오해하면 금물이다. 80년대를 주제로 펼친 즉흥시 대결에서 장현성은 “거리는 매웠다”라는 한 문장으로 당시 민주화 투쟁의 분위기를 전했으며, 자신이 집필한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기 까지의 과정을 전하며 영화계의 현실을 꼬집기도 했다.

 

다름 아닌 <오직 그대만>의 원안을 10년 가까이 썼는데, 상업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으니 결국 희망적인 이야기 구조로 변경했다는 사실과 함께 이 시나리오를 읽어 본 소지섭이 출연결정을 하자 10일 만에 투자가 끝났다고 밝힌 것이다.

 

 

 

 

장현성은 "처음엔 우울한 남자의 이야기로 생각하고 썼는데 상업적으로 관심을 갖지 않으니 희망적인 이야기 구조로 만들게 됐다"며 "원안 과정이 10년, 각색 섭외가 1년 가까이 됐는데 소지섭 출연 결정 후 10일 안에 투자가 끝났다"고 회상했다. 장현성은 “소지섭 씨한테 너무 고맙기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쓸쓸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는데, 그 이유는 바로 영향력 있는 스타가 선택하지 않으면 수많은 작품이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고 사라져야 하는 현실 때문이었다.

 

그의 씁쓸한 고백은 캐스팅에 의해 투자와 제작이 좌우되는 우리나라 드라마와 영화계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들었으며, 이날 <라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단순히 웃음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 것이다. 과연 ‘문학의 밤’ 특집다웠다.

 

끝으로 장현성은 아이를 둔 아버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라며 작자 미상의 시를 읊어줬는데, 그 여운이 너무도 깊었다. 끝으로 이 시를 전달하며 글을 마친다.

 

마을 회관 유리창 (작자 미상)

 

어제 저녁 우리 마을 유리창이 깨졌다.

어른들은 우리가 깼다고 생각하고,

우리들은 바람이 깼다고 생각한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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