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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최민수 특집, 누구를 위한 캐스팅인가?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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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이 국민예능이라 불리던 <1박2일>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2011년 MBC 연예대상을 수상한 <나는 가수다>까지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예측불허에서 오는 긴장감에 있습니다.

 

‘이름표 떼기’라는 매우 단순한 게임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매회 만화적 상상력을 발휘, 멤버들에게 다양하고 특수한 능력을 부여합니다. 그 능력 덕에 힘이 없거나 발이 느린 멤버들도 때로는 비교 우위에 서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동맹과 배신이 판을 치지만 그 역시 최종 승부를 혼돈에 빠트리며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들곤 합니다.

 

물론 사소한 미션과 승부에도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런닝맨> 멤버들은 어떤 게스트가 출연해도 자신의 캐릭터를 버리지 않고 그 게스트를 빛내주는 최고의 호흡을 자랑합니다. 멤버들이 열심히 뛰는 만큼 게스트 역시 자연스레 <런닝맨>에 녹아들어 마치 원래 멤버인양 작전을 세우고 또 배신을 때리면서 시청자를 즐겁게 해줍니다.

 

 

 

 

하지만 4일 방영된 최민수 특집은 이런 <런닝맨>의 장점을 <런닝맨> 스스로가 모두 포기한 매우 아쉬운 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미 런닝맨에 두 차례 출연한 바 있는 최민수는 또 다시 ‘헌터’라는 캐릭터를 입고 돌아왔는데요. 이날 방송은 억지로 긴장감을 유발하려는 제작진의 의도된 설정만 난무했을 뿐, 기존 <런닝맨>이 보여준 예측불허의 긴장감과 특유의 재미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짝>을 패러디하여 진행된 오프닝 때 까지만 하더라도 박보영이 특별게스트로 초대, 기대감을 높였는데요. 박보영은 애정촌 캠프에 들어온 직후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여기에 무언가 비밀이 있을 것이란 시청자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모든 방송이 끝나고 나온 “특별 출연해 주신 박보영씨께 감사합니다”라는 자막 한줄을 통해서야 모든 정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진짜 게스트는 박보영이 아닌 최민수였던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바로 거기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박보영과 함께 <짝>의 구성을 패러디하던 멤버들의 능동성과 애드립은 최민수를 만나면서부터 실종돼 버렸습니다.

 

 

 

이들은 최민수를 만나면 그저 벌벌 떨면서 “악” 소리를 지르고, 심지어 제대로 싸워(?)볼 생각조차 않으며 추풍낙엽처럼 아웃돼 갔습니다. 게임이 아니라 최민수의 일방적인 학살에 가까웠습니다.

 

<런닝맨> 특유의 동맹과 배신이 설 자리는 애초에 없었으며, 심지어 최민수와 런닝맨 멤버들의 대결이라는 콘셉트조차 불평등한 설정으로 인해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최민수의 경우 멤버들의 등에 붙은 이름표를 떼면 되지만, 멤버들은 최민수의 등에 이름표를 붙여야 했던 것인데요. 그 이름표조차 6조각으로 나뉘어져 멤버들은 조각난 이름표를 먼저 찾아야 하는 미션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사실상 그 이름표를 완성하기 전까지 멤버들이 최민수에 대항할 방법은 전혀 없었던 것인데요. 결국 이름표 조각을 모두 모았을 땐 모든 멤버가 아웃되고 유재석 혼자 남게 돼버렸습니다.

 

한명은 이름표를 붙이고, 한명은 이름표를 떼야 하는 긴박한 상황. 그런데 아쉽게도 상황은 전혀 긴박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최민수의 승리가 뻔해 보이는, 예측 가능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빛을 발했던 것은 이름표를 던져 등에 붙여보려 시도한 유재석의 기지가 아니었나 싶은데요.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간 뒤에는 당연히 최민수의 손쉬운 승리로 끝났습니다. 결국 이날 멤버들이 한 일이라고는 최민수를 만나면 벌벌 떨거나 “무섭다”라고 소리친 것 뿐인데요. 오랜 시간을 거쳐 쌓아온 멤버들의 캐릭터는 단체로 실종, 오직 최민수만을 위한 방송이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심지어 시청자를 위한 배려조차 찾아볼 수 없었던 이번 방송은 앞으로 <런닝맨>이 게스트를 섭외하거나 방송을 꾸밀 경우 무엇을 가장 염두해 두어야 하는지 매우 뜻 깊은 교훈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한때 제2의 국민예능으로 불렸던 <패밀리가 떴다>가 급속도로 내리막길을 걷게 된 이유는 바로 리얼버라이어티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설정과 조작방송 논란 때문이었습니다. <런닝맨> 제작진은 항상 이를 기억하며, 멤버들이 놀 수 있는 판을 깔아주되 과도한 개입은 삼가 함으로써 <런닝맨>다운 <런닝맨>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시청자는 의외로 까다롭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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