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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행 리뷰 - 현실과 너무 닮은 정부와 언론

영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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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무능했고 언론은 가벼웠다

[영화 리뷰] 현실과 너무도 닮은 영화 <부산행> 속 정부와 언론

 

이유도 모른 채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시민들이 알고 싶었던 건 진실이었으나 언론은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정부 발표 받아쓰기에만 급급했다. 한마디로 정부는 무능했고, 언론은 가벼웠다.

 

, 이렇게만 쓴다면 오해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르겠다. 또 세월호 이야기냐며, 지겨우니 그만하라고 소리치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니 부연설명을 해야겠다. ‘무능한정부와 가벼운언론은 바로 영화 <부산행> 속 이야기다. 한국형 좀비물이란 홍보문구로 기대를 모으더니 개봉 5일 만에 500만 관객을 불러 모은, 바로 그 파죽지세의 영화 <부산행> 말이다.

 

 

 

 

 

<부산행> 속 정부와 언론, 현실과 너무 닮았다

 

영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정체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은 좀비로 변해가고, 기차에 몸을 실은 시민들이 단 하나의 안전한 도시 부산까지 살아가기 위해 좀비들과 처절한 사투를 벌인다.

 

국가 시스템이 마비된 상황에서 부산행 기차에 올라탄 승객들은 스스로 알아서 생존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인간은, 특히 어른은 죽음이라는 위기 앞에서 누구보다 영민해진다. 그래서 제 목숨을 건사하기 위해 동료를 배신하거나 타인의 생명을 희생양삼아 위기에서 탈출하는 모습 등은 화가 날지언정 낯설지는 않다.

 

 

 

 

물론, 기차 안에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고 서로 연대하여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민들도 존재한다. 그들은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희생을 감수한다. 비록 엉성하기는 하지만 서로 손을 잡고 한발 한발 내딛는 이들의 모습에서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의미를 읽어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추악하거나 혹은 아름답거나. 생존 앞에서 인간성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그 때, 정부는 여전히 뭣이 중한지도 모르면서 정부를 믿고 따라 달라는 말만 되풀이 한다. 또 좀비에게 물어 뜯겨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와중에도 그 이유를 폭력시위에서 찾는다. (세상에, 사람의 목을 물어뜯는 폭력시위라니!)



 

영화 속 언론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발표를 있는 그대로 받아써가며 좀비를 폭력시위대로 묘사하는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실이 아닌 듯 보였다. 언론은 좀비 바이러스가 대체 어디서부터 흘러나왔는지 파헤치기보다는 좀비 감염지역으로 달려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화면을 찍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평소 그들이 입에 달고 살던 국민의 알권리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물론, 다 영화 속 이야기다. 정부의 무능과 언론의 가벼움은 그저 관객들의 심리적 공포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영화 <부산행> 속 장치에 다름 아니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세월호는 지난 간 과거이므로, ‘현재를 대입시켜 보자. 요즘, 사드 배치 문제로 성주가 많이 시끄럽다. 매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사드에 대한 찬반은 차치하고서, 성주 군민들이 분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민들과의 협의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데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성주 군민들의 시위에 외부세력괴담에 의한 선동이란 말을 갖다 붙이며, 본질을 왜곡시키려 한다.

 

 

 

 

언론은 또 어떤가. <부산행> 속 언론처럼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받아쓰기 바쁘며, 좀비를 폭력시위대로 묘사했듯 성주 군민들을 외부세력으로 낙인찍으려 한다. 정부의 일방적인 장소 선정에 문제는 없는 것인지, 나아가 사드 배치에 대한 국민적인 합의는 제대는 이뤄졌는지에 대한 논의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무능한 정부와 가벼운 언론을 가진 사회에서 생존은 결국 개인의 몫이다. 부산행 기차에 탑승한 시민들이 그러했듯, 우리에겐 이미 살아남기란 숙제가 주어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아마도 혼자 갈 것인가, 아니면 함께 갈 것인가정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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