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놀러와>, 생활고에 시달린 연예인 4인방의 외침 “일하고 싶다”

대중문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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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성공을 꿈꿉니다. 하지만 성공하는 이는 극소수에 불과하죠. 상위 20%의 고객이 백화점 전체 매출의 80%를 책임진다는 ‘파레토 법칙’처럼 조직이나 사회의 부는 소수에게 집중되곤 합니다. 과실의 달콤함을 맛볼 수 있는 사람은 전체 중 일부에 불과한 것이죠.

 


그럼에도 신기루를 쫒듯, 우리 사회는 늘 ‘성공신화’에 목말라합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별만큼 화려하다는 의미 이외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는 확률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선수를 일컬어 ‘스타’라 부릅니다.

 


부와 명예를 한꺼번에 누릴 수 있는 ‘스타’. 오늘도 스타가 되기 위해 수많은 연예인이 방송과 행사를 넘나들고 있으며, 또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연예인이 되기 위해 자신의 청춘과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습니다.

 


수많은 설문조사에서 청소년들은 연예인을 자신의 꿈 1위로 꼽고 있으며,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오늘도 스타를 꿈꾸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꿈마저 획일화된 시대에 살아가는 요즘, 그래서 ‘연예인은 정말 화려하고 좋은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는데요.

 


8일 방영된 MBC 문화방송 <놀러와>는 ‘연예인’이라는 세 글자 속에 얼마나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는지 보여준 의미있는 방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돈을 많이 버는 직업, 혹은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는 화려한 직업이라는 의미를 넘어 연예인 역시 극과 극이 존재하며, 화려함 뒤에 숨은 그늘 역시 만만치 않은 직업임을 냉정하게 짚어주었다는 점은 <놀러와>라는 토크쇼가 왜 오랫동안 사랑받는지 보여준 방송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날 방송은 출연 게스트에서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기획 섭외의 힘을 발휘하며 자신만의 토크쇼영역을 구축해온 <놀러와>답지 않게 섭외에 있어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아 ‘볼까 말까를 망설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쨍하고 해뜰날’스페셜>이라는 주제를 달긴 했지만, 사실상 이날의 게스트로 출연한 김부선, 김성수, 윤기원, 김경민 씨는 한때는 최고 혹은 주목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저 그런’ 연예인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저 그런 연예인 4명이 출연한 <놀러와>는 2주 분량으로 편성될 정도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 내며, “역시 놀러와 답다”라는 평을 이끌어 냈는데요. 무엇보다 국내 연예인 10만 명 중 수입이 있는 이는 3만명 뿐이고, 그중 상위 3%를 빼면 연예인 대부분의 월수입이 130만원 이하라는 통계를 밝힌 점이 가장 눈길을 끌었습니다.

 


3만명의 3%는 약 900명 정도 되는데요. 10만명 가운데 900명을 제외한 9만9천100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화려함’과는 상당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그간 언론보도를 통해서 어느정도 알고 있던 사실이기는 하였으나, 최고의 탑스타라고 할 수 있는 유재석과 김원희 MC의 말을 빌려 전해 듣게 되니 무척 새로운 느낌이었습니다. 아마도 이 ‘한방’을 위해 4명의 게스트를 ‘기획섭외’ 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그 메시지는 강력했습니다.

 


그리고 그 메시지의 강력함은 바로 연예인이란 신분으로 생활고를 겪고, 돈을 빌리고, 또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던 게스트 4인방의 ‘진솔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한때, <호기심 천국>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독톡한 의상과 분장으로 이름을 알렸던 김경민은 “한 가족의 가장이 돼서 생활고에 시달렸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며 말문을 열었는데요. 그는 "방송이 너무 하고 싶어 MBC 방송국 앞에서 전단지를 돌린 적도 있다"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아내가 둘째를 임신했을 때 맛있는 걸 사주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TV에서 맛집
이 나오면 다른 채널로 돌리고 쓰레기봉투를 살 돈도 없어서 쓰레기도 마음대로 버리지 못했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습니다.

 

연예인이기에 앞서 한 여자의 남편, 그리고 한 아이의 아빠, 한가정의 가장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생활고는 ‘대중의 관심’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갈 수밖에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생리를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줬습니다.







인기 최정상 혼성그룹 쿨의 리더이자 한 때 예능 프로그램 섭외 1순위였던 김성수 역시 이혼과 함께 생활고를 겪었던 절절한 사연을 고백했습니다.

이날 김성수는 "한동안 편의점에서 식사 해결을 했다. 돈이 없으니 밖에도 못 나가게 되더라"고 밝히며 다른 게스트들과 MC를 놀라게 했는데요. 이어 "사람을 못 만나니 집에서 게임만 했다. 그렇게 하루를 굶고 있었다. 먹을 게 없어 사러 나가려고 했더니 지갑도 비어있었다"고 덧붙이며, 어려웠던 시절을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두 사람 외에도 영화배우 김부선과 배우 윤기원 역시 오랫동안 연기를 하지 못했던 사연과 남 탓을 하며 긴 무명시절을 보냈던 이야기를 펼치며 재기를 다졌습니다.

 

김부선 씨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캐스팅 제안을 받고 카페를 팔아 캐릭터에 맞는 고가의 의상을 구입했는데 캐스팅이 무산됐다. 그게 몇 년간 지속됐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소외된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려 노력했다”는 그녀의 말이 최근의 ‘소셜테이너’ 현상과 오버랩 되면서 새삼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개그맨으로 시작해서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는 윤기원은 “수많은 단막극에 주인공으로 출연했지만 이후 미니시리즈나 주말드라마 등에서는 비중있는 역할이 들어오지 않았다”며 “당시에는 그게 모두 다른 사람 때문인줄 알았는데, 결국 내 탓이었다”고 밝히며, 연기에 대한 욕심과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사실, 아무리 요즘 예능의 트렌드가 ‘솔직함’이라고 해도, 이렇게 스스로의 과거와 어떻게 보면 허물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는 분명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들은 연예인들 가운데에는 이렇게 보통 사람처럼 먹을 걱정, 돈 걱정, 인기 걱정 등 숱한 고민에 빠져 사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여과없이 보여주었습니다.


MC 김원희의 말대로 연예계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장 심한 곳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그런 연예계에서 분명 ‘빈’에 속하는 이들입니다.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현재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은 정말로 간절하게 “방송에 자주 출연하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화려한 방송 조명 아래에서 “일하고 싶다…”고 외친 이들...


어디 일하고 싶은 사람이 이들 뿐이겠습니까. 하지만 적어도 이 땅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 그리고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 싶어 하는 바로 우리들의 마음만은 잘 전달해 준 것 같아 고마운 마음마저 들었습니다.


이들의 못다한 이야기가 진행되는 다음주 방송이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끝으로 한마디 덧붙이자면, <놀러와>는 분명 아직 믿고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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