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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김연우, ‘영원한 가왕’으로 기억될 그가 남긴 3가지 성과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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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김연우, ‘영원한 가왕’으로 기억될 그가 남긴 3가지 성과

 

반전은 없었다. 그러나 감동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난 19일 방영된 MBC <복면가왕>에서는 마침내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의 정체가 밝혀졌다. 복면 속 숨어있던 얼굴의 주인공은, 모두의 예상(?)대로, 가수 김연우였다. 이날 펼쳐진 9대 가왕 선발전에서 김연우는 아쉽게 ‘노래왕 퉁키’에게 패배, 지난 5월 24일 4대 가왕에 등극한 후 무려 56일 만에 가면을 벗었다.

 

김연우는 비록 5연승에 실패하며 가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었지만, 지난 10주간 자신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일각에서는 김연우의 노래를 듣기 위해 <복면가왕>을 시청한다는 말이 들려올 만큼, 가왕 김연우라는 존재 자체가 이 프로그램에 있어 커다란 의미로 자리했다.

 

지난 두 달간,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는 <복면가왕>과 시청자에게 과연 어떤 의미였는지를 되짚어 보도록 하자.

 

 

 

 

1. 시청률 상승 견인

 

5%대에서 시작한 <복면가왕>의 시청률은 지난 두 달간 수직 상승하며, 마침내 동시간대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김연우의 정체가 공개된 지난 19일 방영분은 16%(이하 닐슨코리아·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일요일 밤의 최강자로 군림해 온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13.7%)마저 제치는 성과를 거뒀다.

 

시청률이 오른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클레오파트라 장기집권 동안 <복면가왕> 시청률이 탄력을 받고 계속해서 올랐다는 점에서 ‘김연우 효과’를 무시할 수 없을 거 같다. 김연우가 언제까지 가왕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김연우에 대적할 만한 가수가 과연 나왔는지 지켜보는 재미로 <복면가왕>을 찾은 시청자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이제 김연우가 떠나고 없는 지금, <복면가왕> 제작진은 시청률을 붙잡기 위한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2. 반전보다 중요한 건 노래의 힘

 

<복면가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중 하나는 바로 출연가수가 목소리를 바꾸거나 정체를 숨겨 시청자와 패널에게 혼란을 안겨주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중요한 것은 역시나 ‘노래의 힘’라고 생각한다.

 

반전의 묘미는 그것대로 통쾌함이 있지만, 비록 그가 누군지 정체가 뻔히 드러난다 하더라도, 결코 감동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지난 10주간 김연우는 보여줬다. 모두가 알지만 모른 척 하며 김연우의 노래를 즐겼듯이, 앞으로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될 가수들 역시 너무 반전에만 방점을 찍기 보다는 목소리와 노래가 전해줄 수 있는 감동에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 10주간 수많은 <복면가왕>을 통해 수많은 반전 스타가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묵묵히 가왕의 자리를 지키며 시청자에게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해준 김연우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프로그램의 무게추가 반전으로 쏠릴 때, 김연우는 ‘노래의 힘’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며 이 프로그램의 ‘균형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생각한다.

 

 

 

3. 가왕의 기준을 제시하다

 

끝으로, <복면가왕>의 ‘영원한 가왕’으로 기억될 김연우는 퇴장마저도 멋있었다. 그의 장기집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들려오던 시점에서 김연우는 과감하게 민요 ‘한오백년’을 선택해 색다른 무대를 꾸몄고,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국악이라는 장르를 자신의 목소리 하나로 극복하며 큰 울림을 선사했다. 비록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김연우의 어떤 무대와 견줘도 손색없었던 무대였다.




 

민요라는 도전을 통해 김연우는 가왕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복면가왕>이 계속되는 한 김연우 뒤로도 많은 가왕이 탄생할 것이다. 이날 김연우는 자신을 이어 가왕의 자리에 오를 가수들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졌다고 생각한다. 바로, 가왕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고 말이다. 사실, 가왕의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노래 실력에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단순히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내기 보다는 그간 볼 수 없었던 무대를 꾸미거나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우선이 아닐까?

 

여전히 가왕이라는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김연우는 그것을 몸소 보여줬고, 앞으로의 가왕들 또한 김연우가 제시한 이 기준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지난 10주는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 아니 가수 김연우가 있어서 정말로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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