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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뮤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를 증명하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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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 뮤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를 증명하다

 

축구, 농구, 야구 등 여러 명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는 스포츠 중에서 야구만의 매력을 꼽자면, 그건 바로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마운드를 책임지는 투수는 물론이고, 타자 역시 적어도 자신의 타석에서만큼은 수많은 관중의 시선과 카메라의 집중 조명을 받는다. 그건 화려한 공격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거나 혹은 개인이 아닌 팀에 초점이 맞춰지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야구만이 갖는 특성이자 매력임에 틀림없다. 잘하고 못하고는 상관없다. 모든 선수에게 기회는 공평하게 돌아가고, 타자는 자신의 능력을 타석에서 증명해내면 된다. 경기가 끝나기 전까지, 야구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이끌어 가는 스포츠다.

 

 

 

 

MBC <일밤-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을 시청하다 보면, 가끔 이 프로그램이 야구와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을 종종 받는다. 평소 주목받지 못했던 아이돌 그룹의 멤버가 예상외의 실력을 보여주거나, 이제는 기억조차 희미해진 추억의 가수가 새롭게 도전하는 모습을 볼 때 특히 그렇다. 적어도, <복면가왕>의 무대에 오른 그 순간만큼은 타석에 들어선 타자처럼 누구나 주인공이 되어 관심을 한 몸에 받고, 또 이름이나 경력이 아닌 오로지 실력 하나만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비록 14대 가왕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지난 11일 방송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가왕결정전에 오른 UV의 뮤지도 그렇다. 그는 평소 유세윤과 함께 코믹한 노래를 부르는 개그적 성향이 강한 캐릭터의 이미지였다.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모창능력 덕분에 그가 노래를 잘 부른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가수로서 온전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그 혼자 무대 위에서 주인공이었던 적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시청자가 그에게 기대했던 건 노래가 아니라 웃음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뮤지는 지난주 1라운드에서 김동률의 노래를 부르며 그가 가진 저음의 매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줬고, 이날 방송에서도 이적과 이소라의 노래를 소화하며 자신의 가창력과 음악성을 십분 발휘했다. 그의 정체가 밝혀지고 난 뒤 연예인 판정단이 화들짝 놀랐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으며, 김형석의 “노래 잘했네...”라는 혼잣말도 충분히 이해되는 반응이었다.

 

가왕결정전에서 패한 뒤 복면을 벗은 뮤지는 <복면가왕> 출연 계기에 대해 “마지막으로 혼자 노래 부른 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안 나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늘 누군가와 함께 노래를 부르거나 혹은 무대가 아닌 예능프로그램에서 ‘웃기기 위해’ 노래를 불러온 그이기에 이날의 무대는 더욱 소중했을 것이다.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든 그의 눈가에서 새삼 <복면가왕>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라는 게 더욱 실감났다.

 

 

 

이날의 뮤지를 두고 '‘재발견’, ‘역대급 반전’, '소름돋는 무대‘ 등 다양한 찬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사실 ‘반전’도 아니고 ‘재발견’은 더욱 아니다. 뮤지는 늘 그 자리에서 그 목소리고 노래를 불러왔는데, 누구도 그를 집중해서 바라보지 않았고, 또 그의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복면가왕> 무대에 오르니 주인공이 되었고, 시청자들 역시 편견을 걷어내니 비로소 뮤지의 목소리가 들린 것이다.




 

수많은 가수와 배우, 그리고 비연예인들조차 <복면가왕>의 문을 두드리는 건 바로 3분도 채 안되는 짧은 시간이지만,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오롯이 자신이 주인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날의 뮤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 건, <복면가왕>은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무대란 걸 몸소 증명해내서가 아닐까. 뮤지 뿐만이 아니라, <복면가왕>에 출연했던 모든 이들의 행보를, 그리고 또 앞으로 이 무대에 오를 많은 참가자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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