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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예체능>, 꼭 '미녀코치'여야 할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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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미녀’에 이어 이번엔 ‘볼링 미녀’다.

 

4일 방영된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멤버들의 볼링실력 향상을 위해 특별 코치를 영입했다. 바로 우리나라 최연소 프로볼러로서 일본 P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는 김슬기 선수가 등장, 멤버들의 1일 볼링 선생님으로 나선 것이다. 이는 마치 지난 탁구 시합에서 멤버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통해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이수연 코치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이수연 코치는 화려한 외모에 더해 배우 조달환을 가볍게 이기는 출중한 탁구실력으로 관심을 모은바 있는데, 그녀가 2007년 US오픈 1위를 차지하고, 유명배우 수잔 서랜든의 개인 코치를 맡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약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마찬가지로, 이날 출연한 볼링 코치 김슬기 선수 역시 방송 이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작고 여린 체구로 거침없이 스트라이크를 성공시키는 빼어난 실력에 더해 연예인 못지않은 미모로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볼링 여신’이란 별명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방송 이후 김슬기 선수에게만 쏠리는 대중과 언론의 관심은 한번 쯤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본래 취지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왜냐하면 김슬기 선수의 특별 레슨으로 인해 멤버들의 실력은 향상되었을지언정, 정작 멤버들의 볼링 첫 승이라는 값진 결과와 생활체육에 대한 재발견이라는 기획 의도는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제작진의 ‘미녀코치 집착’이 불러온 안타까운 결과다.

 

 

 

 

지난 탁구 코치 이수연 전 선수에 이어 이날 볼링 코치 김슬기 선수까지. 제작진은 멤버들의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특별훈련에 나섰다. 바로 외부 코치를 영입하여 단기간에 빠르게 실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외부 코치 영입이 꼭 실력향상에만 그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 듯 보인다. 실력향상 자체만이 그 목적이라면 굳이 이수연 코치와 김슬기 선수처럼 꼭 실력과 미모를 겸비한 여성 코치여야 할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방송을 잘 살펴보면, 남자들로만 구성된 <우리동네 예체능> 멤버들은 여성 코치가 등장하는 순간 환호성을 지른다. 마치 연애버라이어티를 보는 것 마냥 멤버들은 미모의 코치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오버액션을 펼치고, 또 실력을 인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마치 코치의 외모가 멤버들에게 훈련의 동기부여가 되는 식으로 연출이 이어지는 것이다. 실력이 늘지 않아 가라앉았던 분위기 역시 미모의 여성코치가 등장하는 순간 급격하게 전환되며 파이팅이 넘치기 시작한다. 조금 과장해서 표현하면, 출중한 실력을 가진 코치가 그저 한명의 치어리더로 소모되는 느낌마저 든다. 더욱이 방송 후, ‘홀렸다’, ‘후끈 달궜다’, ‘녹였다’와 같은 표현을 써가며 여성 코치의 등장에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는 언론을 보고 있으면, 프로그램의 홍보와 화제를 위해 제작진이 고안해 낸 고도의 전략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마저 발생한다.

 

 

 

물론, <우리동네 예체능>이라는 프로그램이 진행돼 가는 과정 상 1일 코치의 등장은 필연적이다. 멤버들은 적어도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새로운 종목에 도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으며, 당연한 거지만 생활체육 동호회에 비해 실력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결국은 무모한 도전 이후 한계를 깨닫고, 그 후 열심히 노력해서 긴장감 넘치는 승부를 펼쳐내는 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이다. 때문에 프로선수가 직접 멤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주거나 ‘원 포인트 레슨’ 등을 통해 실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과정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우리동네 예체능>이 예능적인 재미를 담보하기 위해 계속해서 ‘미녀 코치’에 집착하고, 더불어 남성 멤버 사이에서 유일한 홍일점인 여성 코치를 단순한 ‘이미지’로 소모한다는데 있다. 방송 후 ‘미녀 코치’들의 의상, 패션, 외모 등이 주로 언급되는 이유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동네 곳곳에 숨어 있는 생활체육의 달인이라든가, 혹은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의 숨은 이야기. <우리동네 예체능>이 집중해야 할 건 바로 이런 부분들이 아닐까? ‘탁구 미녀’에 이어 ‘볼링 미녀’. 또 ‘어떤 미녀’를 준비시켜 놓았을지 모르겠지만, 제작진이 한번 쯤 곱씹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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