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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스타K-5>의 추락, 과연 제작진의 잘못일까?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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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TOP5만을 남겨두며 끝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M-net <슈퍼스타K-5>. 하지만 누가 우승자가 될 것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생방송 경연에서 부른 도전자들의 노래가 음원차트를 점령하며 화제의 중심에 선 옛 시즌들과 비교해보면, 이번 시즌은 무언가 좀 허전한 구석이 있다. 시청자의 반응 또한 뜨뜻미지근한 것이 현실(이는 시청률과 문자 투표 참여 수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긴장감의 상실, 참가자들의 실력 저조, 편집의 문제 등. 예전부터 흘러나오기 시작한 ‘슈스케’의 단점들이 이번 시즌 들어 곪아 터졌다는 분석도 일리가 있다. ‘위기론’은 점점 더 힘을 얻는 듯 보인다.

 

하지만 조금 더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슈퍼스타K>라는 프로그램은 음악 프로그램이고, ‘오디션’이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는 데에서 찾을 수 있겠다. 시즌 1이 시작됐을 당시에 비해 달라진 음악 환경과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오디션 프로그램의 범람을 빼 놓고는 <슈퍼스타K>의 진짜 문제를 마주할 수 없다는 의미다.

 

 

 

 

사실, 노래 좀 한다는 사람들이 꾸미는 무대를 생방송으로 지켜본다는 것은 그 자체로 엄청난 카타르시스와 긴장감을 선사해준다. 게다가 억 단위의 상금을 놓고 서바이벌 경쟁을 펼치며, 시청자가 직접 문자투표 등을 통해 결과에 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다른 프로와 비교해봤을 때 매우 매력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여전히 <슈퍼스타K> ‘시즌2’가 레전드급 방송으로 회자되는 이유는 바로 이런 것들이 잘 버무려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슈퍼스타K>가 케이블 프로그램의 역사를 새로 쓰며 지상파 방송을 위협하기 시작한 그 순간, 방송사는 너나 할 것 없이 오디션 프로그램 만들기에 동참했고, 불과 몇 년 사이에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제 ‘식상한’ 장르로 밀려나고 말았다. ‘관찰 예능’이 대세로 떠오른 지금, 아마도 오디션 프로그램 기획안을 올리는 PD가 있다면 그에게 돌아오는 건 ‘감 떨어졌다’는 비판뿐일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피로감이 결국은 ‘원조’라 할 수 있는 <슈퍼스타K>에 대한 흥미감소로 이어진 것도 위기지만,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바로, 생방송 무대에 대한 시청자들의 눈이 너무 높아진 것이다.

 

 

 

 

사실 <슈퍼스타K>는 생방송 경연에 들어서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흥행몰이를 해왔다. 그 때부터 시청자가 결과에 관여할 수 있는 이유도 있겠지만, 실력 있는 참가자들이 선보이는 수준 높은 무대에 대한 기대감이 TV 리모콘을 붙들게 만드는 것이다. 이유는 하나, 바로 음악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었다.

 

처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던 몇 년 전, 우리나라 대중음악 시장은 몇몇 인기 아이돌 그룹이 주도했고, 콘서트가 아니면 TV를 통해 라이브 무대를 본다는 것 자체가 희소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느새 <불후의 명곡>과 <나는 가수다>와 같은 프로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고, 음원 시장 역시 다양한 가수들의 음악이 번갈아 가며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노래와 무대가 더 이상 ‘신선한 것’도 혹은 ‘뛰어난 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순간, <슈퍼스타K>에게 쏟아지고 있는 지금의 ‘위기론’은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슈퍼스타K>는 어떻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답은 분명하다. 김범수, 임재범, 박정현과 같은 뛰어난 가수들의 라이브 무대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 더 이상 생방송 무대로 어필할 수는 없는 법이다. 조용필과 싸이가 1위 대결을 버리고, 버스커버스커와 지드래곤이 음원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에서 ‘음악의 다양성’이라는 취지도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시청자의 목마름은 해결됐고, 이젠 새로운 기호와 취향에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

 

대중은 어떤 음악을 듣길 원하며, 지금 음악시장에서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고민의 출발점은 바로 여기여야 할 것이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언론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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