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슈스케6'에 해당되는 글 1건

  1. ‘슈스케6’ 서태지 특집이 실패한 이유

‘슈스케6’ 서태지 특집이 실패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슈스케6’ 서태지 특집이 실패한 이유

 

기대를 모았던 Mnet '슈퍼스타K6'(이하 '슈스케6') 서태지 특집이 다소 싱겁게 막을 내렸다. 이렇다 할 재해석도 눈에 띄지 않았고, 시청자를 사로잡는 화려한 퍼포먼스나 감동적인 무대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서태지 노래는 역시 서태지가 불러야 한다”는 교훈(?)만 일깨워 준 이날 특집은 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지난 24일 방송에서 '슈스케6' 8팀의 도전자는 Top6로 가는 여섯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였다. 이날 방송의 메인 미션은 다름 아닌 ‘서태지’. 우리나라 대중가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뮤지션 서태지의 노래를 각자의 개성에 맞춰 재해석 하는 게 이날 Top8 에게 내려진 과제였다.

 

전설이라 불려도 손색없는 원조가수의 노래를 부른다는 점에서 이날 방송은 KBS <불후의 명곡>을 떠올리게 했다. 하지면 결과적으로 ‘슈스케6’는 <불후의 명곡>이 되지 못했다. 편곡은 심심하기 그지없었으며, 도전자들의 보컬 역시 서태지 노래와는 어울리지 못했다. 원곡 이상의 감동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심사위원들의 혹평은 계속됐다.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제작진은 서태지의 컴백과 맞춰 야심차게 이번 특집을 준비했겠지만, 그 준비 시간이 너무도 짧았다는 게 문제다. 서태지 노래를 듣고 자란 세대도 아닌 이들이 일주일 만에 서태지 노래를 재해석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거기에 중간 미션과 단체 곡까지 연습해야 했으니 생방송 무대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결과. 후배 가수들에게 쉽게 리메이크를 허락하지 않았던 서태지의 이례적인 결심은 결국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준비기간이 문제는 아니다. 이날 ‘슈스케6’의 서태지 특집이 실패한 진짜 이유는 바로 미션의 주제가 다름 아닌 ‘서태지’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불후의 명곡>의 경우 70·80년대 혹은 90년대 음악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서정적 발라드에 랩을 넣어 편곡을 하거나 조금은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는 멜로디에 전자음을 넣어 흥을 불어넣는 식이다.

 

그런데, 이날 도전자들이 선보인 서태지 노래에서는 감각적인 재해석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이유는 바로 원곡 그 자체의 완성도가 매우 높고,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지금 들어도 결코 음악이 ‘올드’하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태지의 음악은 멜로디와 사운드, 가사의 메시지와 서태지의 보컬이 아주 균형을 잘 잡고 있기 때문에, 그 중 어느 하나를 건드리기가 쉽지 않다. 이날 도전자들이 부른 서태지 노래에서 어딘가 모르게 하나씩 부족함이 느껴진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생방송 무대라는 특징상 서태지 음악 특유의 사운드를 구현해 내기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멜로디 라인을 그대로 따와 최대한 원곡과 비슷하게 편곡을 하더라도 결국엔 또 보컬에서 균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날 서태지 특집이 공감을 자아내지 못한 이유는 바로 심사위원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단순한 혹평이 문제가 아니다. 이날 심사위원들은 평소와 다르게 심사평이 극과 극을 오갔으며, 네 명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도전자들이 서태지 음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노래를 부른 거처럼, 심사위원들 역시 제각각 서태지 노래를 다르게 해석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비록 곽진언이 부른 ‘소격동’이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 호평을 받으며 이번 시즌 생방송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편곡의 참신함일 뿐 ‘재해석’이라 부르기엔 한계가 있다. 실제로 심사위원들의 극찬과는 다르게 곽진언이 부른 ‘소격동’은 음원차트에서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원곡 이상으로 대중을 사로잡을 만한 그 무언가가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결국 이날 <슈스케6> 서태지 특집은 야심찬 기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서태지는 역시 서태지다”라는 사실만 재확인시켜줬다. 오죽하면 사상최초로 서태지의 노래가 8곡이나 리메이크 됐음에도 불구하고, 경연 무대보다는 방송 마지막에 등장한 서태지에 더 큰 관심이 쏠렸을까. 부디, 다음 주 꾸려질 Top6 무대에서는 도전자들의 재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그런 미션이 주어지길 기대해본다.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글의 무단 도용 및 불펌을 금지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