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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랑사또전 13회 : 은오와 주왈의 대사에 담긴 정치적 의미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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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수많은 비밀이 풀렸습니다. 26일 방영된 <아랑사또전> 13회에서는 그동안 제작진이 뿌려둔 여러가지 단서와 복선에 대한 실마리가 드러났는데요. 무영의 동생 무연은 천상의 존재로 인간의 몸을 탐내 결국 쫓겨났으며, 지금껏 인간의 몸에 기생하며 영생의 삶을 추구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날 방송에서는 무영과 무연의 첫 만남이 그려졌는데요. 옥황상제의 명을 받고 무연을 처치하러 온 무영은 끝내 동생의 심장에 칼을 꽃지 못했습니다. 무연을 없앨 수 있는 조건은 혈육의 연도 끊을 수 있을 만큼의 강한 의지인데, 결국 무연을 멸할 수 있는 것은 현재 무연이 취하고 있는 서씨의 아들 은오만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전에 옥황상제가 언급한 최종 비밀병기는 역시나 은오였던 것이지요.

 

 

 


또한 이날 방송에서는 골묘와 최대감 집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부적의 정체도 밝혀졌는데요. 역시나 무연이 자신의 위치를 숨기기 위해 마련해둔 결계였습니다. 무당인 방울이에 따르면, 이 부적은 하늘을 가리는 용도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천상에서 쫓겨난 무연이 자신의 행적을 감추기 위해 이 부적을 사용한 것이지요.

 

 

 

 

이밖에도 아랑의 몸을 노리고 있는 무연이 처음으로 아랑과 조우했으며, 최대감은 홍련(무연)이 노리는 것이 아랑(불사의 몸)임을 깨닫고는 또 다른 계략을 준비했는데요. 과거 바로 이서림의 침모였던 여인을 찾아으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과연 침모를 통해 드러날 새로운 사실이 있을까요? 최대감이 침모를 활용하여 어떻게 아랑과 은오를 압박할지 기대되더군요. 드라마는 이제 중반을 넘어서면서 스토리 전개가 한층 탄력을 받고, 빨라지는 느낌이었는데요. 아랑을 향한 은오의 마음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이라 안타깝기는 하지만, 점점 더 흥미로워 지는 것 만큼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날 제가 <아랑사또전>을 보면서 놀랐던 것은, 드라마 속 대화에 숨겨진 진짜 의미 때문이었는데요. 잘 생각해보니 상당히 정치적인 함의를 담고 있는 상황과 대사들이 눈에 띄더라고요. 크게 두가지를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첫번째는 홍련과 주왈이 나눈 대화에서 나타났는데요. 이날 홍련은 은오와 함께 최대감 집을 조사하러 온 아랑을 만나기 위해 집앞으로 직접 걸어나왔습니다. 은오가 집 안으로 들어간 사이 홍련은 주왈과 함께 있는 아랑을 만났는데요. 주왈은 홍련이 아랑을 어떻게 할까봐 손을 꼭 잡고 놓아주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인사를 나눈뒤, 홍련은 아랑에게 다시 한번 집에 놀러오라고 한뒤 들어갔고, 주왈 역시 홍련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지난주 방송에서 주왈은 아랑을 죽이라는 홍련의 명을 거역한 바 있는데요. 주왈이 아랑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에 홍련은 크게 화를 냈습니다. 홍련은 자신이 주왈을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최대감이나 다른 혼사냥꾼에 비해 주왈이 홍련에게 부탁한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는데요. 주왈은 처녀의 혼을 홍련에게 갖다 바치는 대신 그저 사람답게 살게 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동안 주왈이 생각했던 사람답게 사는 것은 따뜻한 집에서 따뜻한 밥을 먹으며 남들에게 무시받지 않는 삶이었습니다. 바로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되면 남들이 죽든 말든 자신은 상관없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그 때문에 윤달 보름이면 홍련에게 처녀를 죽이고 그 혼을 봉해 갖다 바쳤던 것이고요.

 

 

 


그런데 주왈은 아랑을 사랑하게 됨으로써 그 ‘사람답게 사는 것’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게 됩니다. 나만 따뜻한 집에서 따뜻한 밥을 먹는다고 해서 그게 ‘사람답게 사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낀 것이라고 봅니다.

이런 주왈의 모습에서 저는 ‘경제발전만 해결되면 무엇이든 괜찮다’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오버랩되었습니다.아마도 주왈은 아랑을 통해 따뜻한 집과 밥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가치는 결국 ‘함께 사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정도면 상당히 정치적이라고 봐야 겠지요?^^;)

 

 

 


 

제가 <아랑사또전>을 통해 느낀 두번째 정치적 의미는 은오와 돌쇠와의 대화 속에 숨어 있었습니다. 은오가 귀신에게 씌였다며 아랑을 미워하는 돌쇠는 이날 자신에게 ‘미안하다’고 말하는 아랑을 통해 약간의 감정 변화가 생겨나기 시작했는데요. 자신밖에 모르던 은오가 아랑때문에 변하기 시작한 사실을 알고 난 돌쇠는 자신이 따르던 도련님의 첫번째 연정이 귀신이라는 것이 도무지 마땅치 않습니다.


이날 은오는 돌쇠에게 자신이 왜 아랑에 집착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귀신에서 사람으로 살아 돌아온 아랑이 꼭 해야할 일이 있는데 그것을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사실은 아랑이 예전에 돌쇠가 목숨을 걸고 지켜려 했던 시신, 바로 이부사의 딸 이서림이라는 것을 돌쇠에게 알려준 은오는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합니다.


 

돌쇠야, 너도 알지? 난 나밖에 모르던 놈이라던거. 근데 그런 내가 네 말처럼 변했어. 귀신처럼 홀린것도 아니고 아픈 것도 아니야. 난 처음으로 나 말고 다른 사람이 걱정이 되더라. 내가 요즘 느낀게 있어. 돌쇠 네가 나보단 100배 낫다는거. 니 말대로 낯한번 본적 없는 이부사 딸을 목숨걸고 지켜낸 너하고 난 출발이 달라.”


무슨말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돌쇠에게 은오는 마저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요. 그 대사가 너무도 기막힙니다. 바로 우리사회에 필요한 지도자의 리더십을 일컫는 것만 같았습니다.


실은 사또는 너같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말이야. 누구를 아비로 둬서, 양반으로 태어나서, 그래서 실은 그것밖에 가진자들 말고, 사람을 측은하게 여길 줄 아는자. 그런 자들이 사또가 되어야한단 말이지...”

 

 

 


사또를 우리사회 리더로 치환하면 현재 우리사회에 필요한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이나 조건이 아니라 타인을 대하는 마음이 어떤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겠지요.

기득권이 대물림 되고, 부모의 스펙에 따라 자녀의 미래가 정해지다시피하는 잘못된 우리사회 현실에 보내는 경고라고 해석한다면, 너무 지나친 망상일까요?


이처럼 주왈이 생각하는 ‘사람답게 사는 것’ 속에 담긴 진짜 의미와 은오가 이야기한 “사람을 측은하게 여길 줄 아는자가 사또가 되어야 한다”라는 말은 곱씹어 볼수록 여운을 남겨줍니다. 물론 지나친 확대해석일 수도 있고, 혹은 귀에걸면 귀거리, 코에 걸면 코거리라고 비판받을 수 있는 접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번쯤 그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지금의 우리를 되돌아 보는 것은 분명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저 웃기고 재미있는 판타지 사극이라 생각했는데예상치 못한 생각거리를 던져주네요. 이제 왠만한 비밀은 다 밝혀진 만큼 앞으로는 <아랑사또전>에 숨겨진 또 다른 의미를 찾아보는 것도 드라마를 시청하는 색다른 즐거움이 될 것 같습니다. 끝으로, 그동안 내용없는 대사로 비판받아온 <아랑사또전>이 이번 기회를 통해 새롭게 도약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며, 오늘도 본방사수 하겠습니다! 아랑사또전 화이팅!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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