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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거위의 꿈’을 완성시킨 최고의 방송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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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과에 속하는 거위는 조류임에도 불구하고 하늘을 날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사람을 가리켜 ‘거위의 꿈’이라 표현하곤 한다. 푸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개 짓 하는 거위를 상상하며 우리는 오늘도 꿈을 꾼다. 혹여 누군가 뜻 모를 비웃음을 날려도, 헛된 꿈은 독이라고 걱정해도, 우리는 ‘거위의 꿈’을 노래한다. 세상은 정해진 것이 아닌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9일 방영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 출연한 박대건 씨에게 세상은 이미 정해진 것과도 같았다. 그의 인생은 ‘거위의 꿈’이라는 노랫말처럼 남루하고 찢긴 삶이었다. 왜냐하면 그에겐 태어날 때부터 한쪽 귀가 없었기 때문이다. 괴물이라는 소리를 듣는 건 다반사였고, 어린 시절 친구들로부터 받은 놀림은 가슴 속 깊은 상처가 됐다. 자신은 왜 남들과 다르게 태어났는지 자책하기도 여러 번. 지나가는 사람들이 쳐다볼까봐 움츠리고 신경이 예민해져 주먹다툼도 많아졌다. 결국, 중·고등학교를 자퇴하기에 이른 대건 씨는 스무살이 되어서도 홀로 집안에서 외톨이처럼 지내는 한 마리의 ‘거위’에 불과했다.

 

 

 

 

미용사들은 그의 머리를 자르다가 귀를 확인하고는 깜짝 놀라기 일쑤였고,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찾아간 오디션 현장에서는 “귀가 그런데 가수할 수 있겠냐”는 말을 들어야 했다. 운명이라는 차가운 벽 앞에서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건 씨는 더 이상 벽 뒤에 숨어 웅크릴 수 없었다. 그에겐 노래를 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용기를 내서 방송에 출연했고, 마침내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토록 감추고 싶었던 귀를 꺼내 보였다. 그리고 있는 힘을 다해 노래를 불렀다. 비록 프로 가수만큼의 실력은 아니었지만, 그가 부른 ‘거위의 꿈’은 방청객과 시청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미 그가 ‘거위의 꿈’을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거위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

 

 

 

 

이날 방영된 <안녕하세요>는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었다. 평생 세상이라는 벽 뒤에 숨어 외톨이로 지낼 뻔 했던 대건 씨가 드디어 용기를 내어 세상과 마주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귀를 숨기고 다녔는데 이렇게 나와서 밝히니 속이 후련하다. 귀가 이렇게 생겼지만 누구보다 당당하게 살아 나가겠다”며 밝게 웃어 보인 대건 씨는 마치 푸른 창공을 향해 힘차게 날개 짓 하는 한 마리의 거위와도 같았다.

 

이날 방송은 대건 씨를 위한 제작진의 세심한 배려도 돋보였다. 가수가 꿈이라는 그를 위해 이날 제작진은 특별히 이날 게스트로 실력파 보컬리스트인 이정, 알리, 바비킴, 박완규를 섭외했다. 이들은 대건 씨를 위해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이제 막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딛은 만큼 앞으로 힘든 일도 많겠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노래를 계속하라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특히, 한쪽 귀가 없는 대건 씨가 계속 노래를 하게 되면서 겪게 될 어려움을 미리 알려주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극복한 가수 정인의 사례까지 언급하는 등 거위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날개 짓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줬다.

 

방청객 역시 총 142표를 대건 씨에게 몰아주며 새로운 1승을 안겨주었다. 대건 씨의 귀는 이제 고민이 아니지만, 그가 계속해서 운명이라는 차가운 벽에 맞설 수 있도록 응원의 힘을 보태 준 것이다.

 

 

 

많은 사람 앞에서 자신의 콤플렉스와 상처를 꺼내 보이는 것은 분명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변화라는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법. 이날 한쪽 귀가 없는 대건 씨는 분명 작지만 의미있는 첫발을 내딛었다. 웅크리고만 있던 거위가 처음으로 자신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인지한 셈이다. 설령, 하늘을 못 날면 어떤가. 이미 대건 씨는 노래로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으니 ‘거위의 꿈’은 이뤄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제 보다 더 당당히, 그리고 밝은 얼굴로 세상을 마주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해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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