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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드라마 분석①] ‘일드’ 리메이크가 안방극장을 점령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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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방영된 각 방송사의 주중 드라마 경향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일드(일본 드라마) 리메이크작의 강세로 요약할 수 있겠다.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라 평가할 수 있는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2002년 방영된 일본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최근 종영한 KBS <직장의 신> 역시 2007년 방영된 일본 드라마 <만능사원 오오마에>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주목할 만 한 점은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직장의 신>은 모두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받았다는데 있다.

 

이 때문일까. 최근에는 SBS와 KBS에 이어 MBC까지 ‘일드’ 리메이크 경쟁에 뛰어는 모양새다. 지난 1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여왕의 교실>은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두고 있으며, 박보영이 출연 예정인 <1리터의 눈물> 역시 올 하반기 MBC 편성이 유력시되고 있는 일드 리메이크 작품이다.

 

이쯤 되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는 표현도 과하지 않을 거 같다. 대체 왜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사는 일본 드라마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일까. ‘일드’ 리메이크가 안방극장을 점령한 몇 가지 이유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출생의 비밀은 이제 그만…소재의 참신성

 

일드 리메이크 작품이 국내 시청자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 것은 무엇보다 소재의 참신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누리집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를 하나 소개하자면, “미드(미국 드라마)는 형사가 사건을 파헤치고, 일드(일본 드라마0는 형사가 교훈을 주며 한드(한국 드라마)는 형사가 연애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어떤 소재를 가지고 드라마를 만들더라도 결국은 연애 이야기로 흐른다는 자조섞인 농담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한국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재벌2세의 사랑이야기나 기억상실증, 그리고 불치병과 출생의 비밀에 시청자는 염증을 느끼고 있다.

 

반면, 일본 드라마는 메시지가 뚜렷한 대신 폭넓은 소재를 자랑한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직장의 신>, <여왕의 교실>의 원작들만 비교해 보더라도 세 드라마가 모두 각기 다른 이야기구조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와 관련,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일드의 최대 장점은 캐릭터와 소재다. 한국 작가들은 주로 재벌가와 출생의 비밀을 소재로 글을 쓰는데, 요즘 젊은 대중이 수준이 무척 높아져서 새로운 드라마를 원한다”고 말한바 있다. 높아진 대중의 시각을 고려하여 편성을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일드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이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규직, 교육 문제 등 공통된 정서 많아

 

물론 소재만 참신하다고 해서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 드라마 팬만을 놓고 보자면 일드 팬보다 미드 팬이 더 많으며, 영국 드라마를 즐겨보는 마니아 층도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미드’나 ‘영드’를 리메이크한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심지어 우리나라와 가까운 중국 드라마조차 판권을 구입해 재해석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만큼 국내 리메이크 시장은 사실상 일본 드라마가 독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우리나라 드라마 제작 환경과 가장 유사한 시스템을 갖춘 곳이 바로 일본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미드처럼 시즌제 드마라를 이끌 작가와 제작진, 그리고 방송환경이 갖춰지지 못했고, 그렇다고 러닝타임이 상당히 긴 영국 드라마를 미니시리즈로 제작하기에도 한계가 많다. 사전제작이 안되고 생방송에 버금가는 촬영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만큼, 제작 환경이 비슷한 일본 드라마에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우리나라와 경제, 문화, 교육 등에서 상당히 비슷한 정서가 존재하는 만큼 스토리 자체에 국내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살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녹아 있다. <직장의 신>이 다룬 비정규직 문제나 <여왕의 교실>이 그려낼 공교육의 현실 등은 이미 십 수 년 전에 일본이 맞닥뜨린 사회적 문제로, 이는 현재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아젠다’이다. 소재는 참신하되, 그 안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정서는 익숙하다는 점이야 말로 일본 드라마가 리메이크 작품으로 선호 받는 진짜 이유이다.

 

 

 

이 밖에도 일드 리메이크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일본 드라마의 판권을 사들여 작품을 만든 뒤, 그 작품을 다시 일본으로 역수출하고자 하는 제작사의 ‘노림수’, 그리고 검증된 스토리를 드라마로 만들어 시청률을 담보하려는 방송사의 현실적인 이유 등이 있을 수 있겠다.

 

하지만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 작품이 성공을 거두면 거둘수록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의 도전 정신과 창작력은 꺾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우리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부디, 일본 드라마의 리메이크 성공을 타산지석 삼아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를 대변하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여러 드라마가 제작될 수 있기를 드라마 팬의 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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