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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방송 3사 '예능 신상품' 성적표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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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3사의 명암이 확연히 갈렸다. MBC는 웃었고 KBS는 울었다. SBS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2013년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에서 내놓은 ‘예능 신상품’의 결과가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MBC가 1월 달에 선보인 <아빠! 어디가?>는 새해 들어 대중문화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는 ‘부성애 코드’, ‘힐링 열풍’과 맞물리면서 일약 화제의 중심에 섰다. 시청률도 상승세를 보이면서 <일밤>의 구세주로 떠올랐다. 하지만 KBS가 강호동이라는 특급MC를 앞세워 선보인 <달빛 프린스>는 이전 프로그램이었던 <승승장구>의 시청률의 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또한 매회 컨셉트를 달리할 정도로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강심장>을 대신하여 19일 첫 방송을 내보낸 SBS <화신>은 신동엽과 김희선, 윤종이라는 3MC 조합에 대한 기대감은 높였지만, 프로그램 정체성이 <야심만만>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문제점을 노출하기도 했다. 8.4%의 시청률이 보여주듯 <화신>은 ‘기대반 우려반’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방송 3사가 절치부심 마련한 새 예능프로그램은 어째서 이런 상반된 결과를 맞이하게 된 것일까. 세 프로그램이 보여준 지금까지의 ‘성적표’를 통해 이를 꼼꼼히 따져보자.

 

MBC <아빠! 어디가?>…화제성 A, 참신성 B, 지속성 B

 

사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MBC가 선보인 새로운 예능프로그램은 만들어지는 족족 폐지되는 ‘흑역사’를 써내려갔다. 자연스레 MBC가 내세우는 최고의 브랜드 <일밤>은 3~4%의 시청률에 허덕이며,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그런 <일밤>을 살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명MC나 스타급PD 도 아닌 아이들이었다.

 

지난 1월 6일 첫 전파를 탄 <아빠! 어디가?>는 <붕어빵>와 <1박2일>의 짬뽕이라는 비판에도 불구, 방송 5주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며 일요예능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특히 윤민수의 아들 윤후는 <아빠! 어디가?>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고, 다섯아빠와 아이들이 펼치는 순수하고 동화 같은 이야기는 매주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는 단연코 2013년 신상 예능 가운데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아빠! 어디가?>에도 우려스러운 부분은 존재한다. 바로 매주 비슷한 포맷의 이야기가 반복된다 점과, 프로그램의 지속성 측면에서도 그 미래가 밝지 않다는 점이다. 고도로 숙련된 연기자들이 이끌어나가는 프로그램이 아닌 만큼 아이들은 캐릭터를 확장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지금의 순수한 이미지와 캐릭터를 계속 반복해서 이용할 수밖에 없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것도 한계에 다다를게 분명하다. 길어야 6개월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즌2, 시즌3 형식을 도입하여 새로운 아이들을 수혈하는 방식도 있겠으나, 그럴 경우 처음 시작했을 때만큼의 재미는 찾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프로그램의 지속성이야 말로 <아빠! 어디가?> 제작진이 풀어야할 가장 큰 과제임에 틀림없다.

 

KBS <달빛 프린스>…화제성 C, 참신성 A, 지속성 B

 

아마도 방송 3사에서 선보인 새로운 예능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신선한 프로그램을 꼽으라 한다면 KBS <달빛프린스>가 그 주인공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존 예능에서 다루지 않았던 ‘책’을 전면에 들고 나왔다는 점도 놀랍고, 퀴즈와 기부라는 형식을 가지고 토크를 이어나간다는 점도 신선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나 시청률이다. 지난 1월 22일 5.7%의 시청률로 그 시작을 알린 <달빛프린스>는 가장 최근에 선보인 두 회가 각각 3.4%. 3.5%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체면이 말이 아니다. 게다가 “매회가 첫 방송이다”라는 강호동의 말처럼 매주 정체성을 찾기 위한 실험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다. 첫 방송에서 보여준 강호동의 피터팬 복장은 어느새 사라졌고, 그 다음회에 선보인 탁재훈의 스핑크스 의상 역시 자취를 감췄다. 실험은 계속되지만 뚜렷한 성과는 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마나 <달빛프린스>에게 희망을 찾을 수 있는 부분은 그동안 선보인 책들에 있다. <달빛프린스>는 소설과 고전, 만화책과 동화책 등 장르의 다양성을 꾀하면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것은 곧 <달빛프린스>가 앞으로 더 보여줄 게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방송사에서 저조한 시청률을 언제까지 기다려줄 진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계속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분명히 ‘책을 소재로 한 새로운 예능’이라는 포지션을 제대로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5회까지의 성적표는 초라하지만 그 실험정신만큼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SBS <화신>…화제성 B, 참신성 B, 지속성 B

 

끝으로 <강심장>의 바통을 이어받은 SBS의 <화신>은 이렇다 할 개성이 없다는 게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는 비단 <야심만만>을 보는 것 같은 느낌에 국한되는 건 아니다. 애초 <화신>이 내세웠던 생활밀착형 토크, 세대 차이를 넘어 세대 공감으로 나아가겠다는 거창한 의지가 프로그램에서 전혀 읽히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다. 신동엽-김희선-윤종신으로 이어지는 3MC의 조합이 기대 이상이었다는 점에서도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못내 아쉽게 다가온다.

 

 

지난 1회 방송에서 <화신>이 선보인 질문은 “연인․부부와 말싸움 도중 이길 수 있는 ‘신의 한 수’는 무엇인가?”였고, 이를 두고 게스트는 10대에서 50대까지 각 연령대별 대답 1위를 맞춰 나가는 토크를 진행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왜 세대차이(혹은 세대 갈등)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선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대답이 다르게 나온 만큼 세대 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결론은 지나치게 피상적이며 기술적 분류에 지나지 않는다.

 

차라리 설문 결과를 연령대별로 분류했다면 게스트 역시 연령대 별로 다양하게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 메시지를 꺼냈다면 어땠을까. 앞으로도 <화신>이 대국민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라면, 설문을 분류하는 방식에 따라 게스트를 섭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령별, 지역별, 성별에 따라 설문 결과를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는 만큼, 게스트 섭외 단순 홍보용 게스트가 아닌 주제에 부합하는 맞춤형 게스트를 초대하는 게 이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미 예능프로그램의 지각변동은 시작됐다. 유재석-강호동의 양강구도는 깨졌고, 리얼버라이어티와 오디션 프로그램이 양분하던 주말예능과 토크쇼가 독점하다시피한 평일 예능에도 새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방송 3사가 선보인 ‘2013 예능 신상품’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과연 연말에 이르러 최종 웃게 될 프로그램과 방송사는 누가 될까? 시청자 입장에서는 다양한 시도와 색다른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부디 이런 도전과 노력이 계속되길 바란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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