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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투3 유재석, 대상의 품격 보여준 명불허전 진행 실력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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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사람이 받을 때 그 상의 의미는 더욱 빛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9일 진행된 제49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TV부문 대상을 수상한 유재석은 상을 주는 사람도 그리고 상을 받는 사람도, 또 이를 지켜보던 사람까지 모두 즐거울 수 있었던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다.

 

이로써 유재석은 지난해 방송 3사에서 골고루 활약했음에도 불구, 연말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SBS 대상에 그쳤던 설움을 풀 수 있게 됐으며, 다시 한 번 현존하는 예능 MC가운데 ‘1인자’임을 증명해냈다. ‘늘 시청자분들에게 어떤 웃음을 드릴까만 고민한다’는 유재석은 이날 수상소감에서도 “여러분들 '배꼽빠지게 웃겨드리겠다'”는 소감을 전했는데, 그의 말은 실언이 아니었다. 다름 아닌 같은 날 방영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명불허전 진행 실력을 뽐내며, 대상의 품격을 유감없이 보여준 것이다.

 

 

 

 

이날 방영된 해피투게더는 ‘패셔니스타 특집’이라는 제목 아래, 엄정화, 김상경, 김나영, UV 뮤지가 출연하여 저마다의 입담을 뽐냈다. “패션의 완성은 자신감”이라는 말처럼 이들은 모두 당당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를 즐겁게 했는데, 이날 방송에서 돋보인 것은 특유의 깐족거림을 바탕으로 폭풍 애드리브를 선보인 MC 유재석이었다.

 

게스트에게 캐릭터를 만들어주거나 평범한 토크 속에 숨어 있는 웃음 포인트를 짚어 이야기를 확장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는 유재석은 이날도 김상경에게 ‘수다 상경’, ‘잠바 상경’과 같은 이미지를 심어줌으로써 자연스럽고 매끄러운 토크를 이끌었다.

 

또한 모창에 능한 뮤지가 조용필의 바운스를 불러 분위기가 무르익자 임재범, 정재형, 박효신 등 다른 가수들의 모창까지 부탁함으로써 뮤지의 능력을 200%이끌어 냈다. 실제로 이날 뮤지의 방송분량이 다른 게스트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의외의 활약을 펼친 뮤지에게 계속 말을 걸어 재미를 뽑아낸 유재석 특유의 ‘감’을 빼놓을 수 없다.

 

 

 

 

모창 플레이어로 등극한 뮤지는 연이어 토크 홈런을 터트렸다. ‘듣고 싶냐는 칭찬이 있냐?’라는 질문에 “키스 잘 할 것 같다는 칭찬을 듣고 싶다”며 의외의 대답을 한 것이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다른 MC들이 놀라는 사이 유재석은 뮤지와 자신은 돌출형 하관으로 키스에 최적화된 입이라고 이야기를 이끌었다. 이에 뮤지는 “(키스를 잘해) 심지어 고맙다는 말까지 들어봤다”며 스튜디오를 뒤집어 놨다. 전성기(?) 때는 한 달에 두 세 번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그의 진심어린(?) 허풍 덕에 이날 <해피투게더3>는 양질의 방송분량을 뽑아낼 수 있었다.

 

 

 

 

이날 유재석은 매끄러운 진행뿐만 아니라, 폭풍 애드리브를 선보여 출연 게스트와 다른 MC들의 배꼽을 쥐어짜게 만들기도 했는데, 그 첫 번째는 바로 김나영의 돌발 발언에서 시작됐다.

 

“유재석을 좋아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김나영은 “만약 유재석이 결혼하기 전에 만났으면 우리 둘은 사귀었을 것 같다”고 답해 유재석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유재석이 쩔쩔맸을 거라는 김나영의 ‘근자감(근거 없는 자시간)’ 앞에 유재석이 던진 말은 딱 두 마디 였다.

 

“너 돈 주고 타임머신 좀 구해와라. 내가 보여줄 테니까…”

 

사실 김나영의 발언은 이미 가정을 꾸린 유재석이 받아주기엔 다소 ‘무리수’에 가까운 농담이었다. 하지만 유재석은 혹시라도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절대 너와 사귀지는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은유적으로 표현, 김나영의 농담을 재미로 승화시켰다.

 

 

 

그의 번뜩이는 재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우나 토크 이후 이어진 야간매점에서도 유재석의 애드리브는 살아있었다. 유재석과 박명수는 방울토마토에 크림치즈, 그리고 마늘쫑을 조화시켜 만든 김나영의 ‘쫑나영’이 의외의 맛을 자랑하자, 이 음식이 건강식임에도 불구하고 폭풍 흡입했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게스트가 “어린이 입맛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고급취향”이라고 농담을 건네자, 박명수는 유재석이 평소 고급음식을 즐겨먹는다며 캐비어(철갑상어 알)까지 먹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되지 않는 박명수의 무리수 토크마저 유재석은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캐비아가 아니라 캡이야”라며, 갑자기 엄지를 치켜든 것이다. 유재석의 애드리브에 박명수는 쓰러지다시피 웃었고, 다른 게스트 역시 유재석에게 엄지를 치켜들며 화답했다. 우리가 잊고 있었던 유재석 특유의 말장난이 빛난 순간이었다.

 

 

 

 

사실, <무한도전>과 <런닝맨>에 비해 <해피투게더3> 속 유재석의 진행은 다소 저평가 받는 경향이 있었다. 수년째 이 프로그램을 동시간대 1위 프로그램으로 이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번이 KBS 연예대상을 비껴간 이유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동적이고 변수가 많아 그만큼 웃음을 뽑아낼 여지가 많은 리얼버라이어티에 비해 스튜디오 안에서 진행하는 토크쇼는 여러모로 제약과 한계가 많다. 그럼에도 유재석은 말장난과 깐족거림을 앞세우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때로는 배려와 균형 잡힌 진행으로 이프로그램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심지어 허경환만이 제 역할을 해줄 뿐, 다른 보조 MC들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홀로 외롭게 <해피투게더3>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강호동의 복귀, 김구라의 복귀 등 대형 MC들이 돌아오고, 또 관찰예능과 힐링예능이 부상하는 등 예능프로그램 지형도가 많이 바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꿋꿋이 제 역할을 해내며 흔들리지 않는 유재석은 ‘1인자’의 클래스를 자랑하고 있었다. <해피투게더3>를 보고 있자니, 새삼 그의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대상 수상이 무척이나 당연하게 느껴졌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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