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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라이어게임’, 무엇을 남겼나?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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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영 ‘라이어게임’, 무엇을 남겼나?

<라이어게임>을 통해 본 리메이크 드라마의 ‘필승법’

 

“나에게 필승법이 있어”

 

12부로 막을 내린 tvN 월화드라마 <라이어게임>은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리메이크 드라마에 하나의 해법을 제시해주는 거 같다. 아니, 이 드라마에 쏟아진 호평을 생각해본다면 해법을 넘어 ‘필승법’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든다. 원작의 재미는 충분히 살리되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하여 신선함까지 안겨 준 <라이어게임>. 이 드라마는 어떻게 ‘리메이크 드라마의 교과서’라는 찬사까지 받게 되었을까. 그 이유를 짚어보자.

 

 

 

 

우선, <라이어게임>은 ‘리메이크 드라마’로서의 본분에 충실했다. 리메이크란 “다시 만든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다시 만드는’ 이유다. 단순히 원작이 재미있어서, 혹은 인기가 많아서 다시 만든다면 이는 ‘필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KBS 월화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가 그렇다. 원작의 높은 인기에 빗대 볼 때, <내일도 칸타빌레>의 흥행 참패는 선뜻 이해하기 어렵지만, 드라마를 보다보면 쉽게 수긍이 간다. <내일도 칸타빌레>엔 도대체 무얼 말하고자 하는지, 그리고 왜 다시 만들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반면, <라이어게임>은 다시 만든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돈 앞에 놓인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보여 주되, 상상력에 기반을 둔 만화보다 보다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고자 드라마라는 장르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는 ‘라이어 게임’을 진행하는 만화 속 정체불명의 집단을 방송국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설정으로 변화시켰고, 원작에는 없던 강도영(신성록 분)이라는 캐릭터를 창조해내기에 이르렀다.

 

 

 

 

또한, ‘소수결 게임’, ‘정리해고 게임’, ‘대통령 게임’ 등을 통해서는 자본과 경쟁이라는 시스템이 어떻게 인간성을 무너뜨리는지 세밀하게 그려냈다. 시청자는 게임이 주는 재미와 반전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동시에 물질만능주의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우리네 현실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미생>의 경우는 원작 자체가 워낙 현실적이다 보니 그대로 화면으로 옮겨 담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보통의 경우 드라마는 만화보다 더 현실적인 주제의식과 표현방식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원작의 세계관이 무너지거나 재미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라이어게임>은 영리하게도 지금 우리사회를 반추할 수 있는 게임을 선별하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해냈다. 만화라는 원작이 주는 긴장감과 재미를 현실 세계라는 공간에 적절히 버무린 것이야 말로 이 드라마가 호평 받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라이어게임>이 보여준 ‘재창조’는 캐릭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캐릭터의 싱크로율은 리메이크 드라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원작 캐릭터의 매력이 크면 클수록 싱크로율은 드라마에 대한 호불호를 결정하는 결정적 잣대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문에 제작진은 애초에 이미지가 비슷한 배우를 캐스팅 하거나 혹은 연기력으로 이미지를 극복할 수 있는 배우를 섭외하여 싱크로율의 위험을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라이어게임>속 주연배우들은 두 가지 경우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았다. 이상윤은 드라마가 방영되기 전 미스캐스팅 논란에 휘말렸을 만큼 원작 캐릭터와 이미지가 멀었고, 또 신성록은 아예 원작에 없는 캐릭터였다. 김소은 역시 연기력을 논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하는 미완의 여배우였다.

 

그런데 막상 드라마가 시작되자 시청자가 가졌던 우려는 순식간에 불식됐다. 미스캐스팅 논란에 휘말렸던 이상윤은 기대를 뛰어넘는 변신으로 극을 이끌었고, 자칫 민폐녀로 전락할 수 있었던 여주인공 김소은 역시 순진한 여대생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소화해냈다.

 

 

 

그중에서 가장 돋보인 것은 역시나 신성록이다. 원작에 없는 캐릭터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신성록은 강도영이라는 캐릭터를 마치 원래부터 이야기 속에 존재한 캐릭터로 창조해냈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사이코패스 연기의 1인자’라는 찬사를 이끌어 낼 만큼 악역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세 사람이 <라이어게임>속 캐릭터를 사실적이고 입체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공 들이고 준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비록 아쉬운 시청률 속에 종영하긴 했지만, <라이어게임>은 잘 만든 리메이크 드라마의 표본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라이어게임>의 필승법은 다름 아닌 이야기와 캐릭터의 현실화와 재창조였다. 이 필승법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겠지만, 향후 제작될 리메이크 드라마가 꼭 참고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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