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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우결’이 되지 않으려면?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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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의 재미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한때 시청률 20%를 넘보며 일요일 저녁 예능경쟁에서 독주체제를 구축했던 <진짜 사나이>는 어느덧 10%초반 대까지 시청률이 하락했으며, 동시간대 경쟁작인 KBS <해피선데이-1박2일>에게 1위 자리마저 내줬다. 비단 시청률만의 문제는 아니다. 재미와 감동이라는 측면에서도 그 깊이와 여운이 확실히 희석된 느낌이다. 대체 이유가 무엇일까.

 

무엇보다 <진짜 사나이>의 초창기 멤버들이 이제는 어엿한 상병으로 성장하면서, 덩달아 프로그램의 분위기가 바뀌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군대라는 낯선 환경을 마주하며 겪었던 여러 가지 좌충우돌 에피소드와 <진짜 사나이> 멤버와 일반 병사 사이에서 벌어지던 느껴지던 아슬아슬한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프로그램의 재미 역시 반감된 것이다. 물론, 헨리와 같은 새로운 멤버를 투입하여 ‘군대 무식자’라는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는 샘 헤밍턴이 보여준 ‘구멍병사’의 동어반복일 뿐이다.

 

 

 

 

분량 줄어든 일반병사…활용법 고민해야

 

눈에 띄게 줄어든 일반병사의 비중 역시 <진짜 사나이>의 재미를 떨어뜨린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진짜 사나이> 멤버가 늘어나다 보니, 프로그램은 자연스레 ‘초장기 멤버 vs 새로운 멤버’라는 구도가 만들어졌고, 결국 선임병으로서 멤버들을 이끌어야 할 일반 병사의 역할을 <진짜 사나이> 초창기 멤버가 대신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 훈련, 내무 생활 등을 주도해야 할 일반 병사의 활약은 이제 기대하기 어렵게 돼버렸다. 25일 방영된 맹호부대 마지막 편에서도 일반병사는 그저 멤버들의 활약을 보조하는 수준에 그쳤을 뿐이다.

 

 

 

 

이쯤에서 <진짜 사나이>는 한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다가 나락에 빠진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을 거 같다. 남녀 연예인이 만나 가상으로 결혼생활을 체험하는 <우결>은 ‘가상’이라는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밀도있게 ‘리얼리티’를 그려내며 시청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바가 있다. 하지만 ‘가상’이라는 한계가 곧 드러나면서, 시청자는 더 이상 <우결>을 보며 그들의 말과 행동을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돼버렸다. 시청자는 그들의 결혼생활을 ‘남편 놀이’, ‘아내 놀이’라 부른다.

 

<진짜 사나이> 역시 이대로 프로그램을 방치한다면 ‘우결’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된다.카메라 밖에서는 연예계 선후배로 얽혀있는 그들이 군대내 선·후임 역할을 하며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선임 놀이’, ‘후임 놀이’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어, 박형식 일병이 박건형 이병에게 반말을 하며 업무 지시를 한들, 그게 과연 진짜로 느껴질 수 있을까?

 

 

 

 

‘리얼’을 추구하는 예능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현실성이다. 가상이든 관찰이든, 어떤 형식인지는 중요치 않다. 얼마만큼 실제처럼 보이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호응은 달라진다. 그래서 리얼버라이어티에 있어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조작 논란’일 수밖에 없다. 실제 상황이라 생각하며 믿고 보던 프로그램이 사실 대본과 연출에 의한 결과물이라고 밝혀질 때, 당연히 그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많은 예능프로그램이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짜 사나이>에 있어 ‘리얼리티’를 살리는 건 바로 일반병사다. 그들과 멤버들이 예외 없이 교육과 훈련을 받고, 또 군대 내 규율을 원칙 삼아 일반 병사가 <진짜 사나이> 멤버들을 압박할 때 비로소 이 프로그램의 진짜 재미가 살아난다. 그래서 <진짜 사나이> 멤버들의 캐릭터만큼이나 일반 병사들의 성격과 개성이 중요한 것이다.

 

 

 

시간이 더 흐를수록 멤버들의 계급은 더 높아질 테고, 적응력 또한 향상될 것이다. 그렇다면, 제작진의 고민은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다. 모두가 이등병일 땐 생각지 못한 다양한 돌발변수가 존재하지만, 경험이 많아질수록 돌발 변수의 가능성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멍병사’-‘군대무식자’로 이어지는 동어반복의 캐릭터를 계속해서 만들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국 정답은 일반인 병사의 활용법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멤버들의 계급이 높아질수록 더욱 그렇다. <우결>의 ‘결혼놀이’처럼, <진짜 사나이>가 ‘군대놀이’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일반 병사의 활약을 유도하는 제작진의 더욱 세심한 고민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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