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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제왕 박근형, 추적자 떠오르게 한 숨막혔던 1분 카리스마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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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드라마의 제왕>의 갈등 구조는 매우 단순합니다. ‘경성의 아침’을 제작하려는 앤서니 김과 이를 방해하려는 오진완 대표가 갈등의 두 축을 이루고 있는데요. 오 대표는 앤서니 김의 재기를 막기 위하여 ‘경성의 아침’편성에 맞춰 다른 드라마로 맞불을 놓았고, 심지어 주연 배우와 작가 섭외를 두고도 앤서니 김과 경쟁을 벌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편성권을 따낸 것은 앤서니 김이고, 한류스타 강현민(최시원)과 ‘경성의 아침’을 쓴 이고은(정려원) 작가 역시 제국이 아닌 앤서니 김의 월드프로덕션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쯤되면 제 아무리 거대 기획사 대표라 할지라도 포기할법 한데, 오진완 대표는 물러설 줄 모릅니다. 비록 편성권은 빼앗겼지만 드라마 제작 자체를 방해하기 위한 오 대표의 악행은 계속된 것이죠.


지난 5회에서 오 대표는 이고은 작가와 앤서니 김의 분열을 조장하여 이 작가를 빼내오려 하는 파렴치한 짓까지 벌였습니다. 하지만 ‘극본을 마음대로 써도 좋다’는 약속을 받은 이고은 작가는 다시 한 번 앤서니 김을 선택했습니다. 오 대표의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간 것이죠. 그런데 우리의 오대표 도대체가 포기를 모르는 사람입니다. 20일 방영된 6회에서는 ‘경성의 아침’ 주연배우 강현민을 음주운전 사건으로 엮어 드라마 촬영 전에 낙마시키려는 음모를 진행시켜, 또 한번 앤서니 김과의 피할 수 없는 갈등을 예고했습니다. 심지어 오 대표는 월드프로덕션에 스파이까지 심어 ‘경성의 아침’ 제작 준비 과정을 낱낱히 꿰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자신의 모든 것을 앤서니 김의 몰락에만 쏟아붓고 있는 양상이죠.

 

 

 

이쯤에서 저는 한가지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대체 왜 오진완 대표는 그토록 앤서니 김의 재기를 방해하려는 것일까 하고요. 그동안 진행된 스토리를 곱씹아봐도 오 대표가 앤서니 김에게 사무친 원한을 가질 만한 사건은 없었고, 오히려 앤서니 김을 밀어내고 대표를 차지했으니 미안한 마음에서라도 도움을 주는게 더 맞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한 기획사의 대표라는 사람이 일은 안하고, 하루 온 종일 앤서니 김을 방해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붓는 모습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설정인데요. 20일 방영된 6회분에서야 비로소 그 궁금증이 해결되었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잠깐 등장한 제국회장(박근형)과 오진완 대표의 대화를 잘 살펴보면 오 대표가 왜 그토록 앤서니 김에게 집착할수 밖에 없는지 이해가 되는데요. 알고보니 오 대표 역시 말만 대표지 사실상 제국회장이 부리는 하나의 ‘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이날 제국 회장은 앤서니 김에게 일본 투자건을 빼앗기고 심지어 편성권까지 막지 못한 오진완 대표를 나무랐는데요. 한마디 한마디로 상대의 숨통을 조이는 ‘절대권력자’의 이미지에서 자연스레 <추적자>의 서회장 모습이 오버랩됐습니다. 물론 경상도 사투리를 써가며 느긋느긋하게 상대방을 압박하는 서회장과는 약간 달랐지만, 특유의 비유법만은 여전했습니다.


그는 “키우던 개가 주인을 물면 어떻게 하는지 아나. 보통은 그 자리에서 쏴 죽여버리지. 삼년전에 길렀던 개가 날 물고 도망쳤어. 그 놈을 어떻게 해야할 것 같나?”라고 물었고, 이에 오 대표는 “잡아야 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제국 회장은 잡는 것으로 만족해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오싹한 표정으로 “아니, 잡아서 죽여버려돼. 날카롭게 복수의 이빨을 갈기 전에. 그 이빨로 나에게 달려들테니까.”라고 말하며, 사실상 앤서니 김을 완전히 몰락시키라고 주문했습니다.


알겠다며 고개를 숙인 오 대표에게 웃으며 건넨 한마디야 말로 이 드라마에서 제국회장의 위치와 존재감을 엿볼수 있었던 대사였는데요. 제국회장을 연기한 박근형은 입가에 미소를 띠며, 이번엔 확실히 하는게 좋을거야. 너 말고 사냥개는 많거든..”이라는 한마디를 오대표에게 건냈습니다.

 

 


 

그렇습니다. 오 대표는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유명 프로덕션의 대표자리를 꿰차고 있지만, 사실 언제든지 회장의 말 한마디에 길거리로 쫓겨나야 하는 처지였던 것이죠. 앤서니 김 역시 7년동안 ‘드라마의 제왕’으로 군림하며 많은 돈을 벌어들였지만 결국 배를 채운 것은 제국회장이었던 셈입니다. 우리가 욕하고 손가락질하는 1%의 기득권 역시 또다른 권력자의 ‘사냥개’에 불과할 수 있다는 처철한 현실비판이자 블랙코미디라고 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비록 많은 분량은 아니었지만 제국회장이 잠깐 등장함으로써 드라마는 더욱더 긴장감을 고조시킬 수 있었는데요. ‘앤서니 김 vs 오 대표’ 라는 자칫 뻔한 대결 구도에 절대권력자 제국회장을 등장시킴으로써 오진완 대표의 악행에 개연성을 불어 넣고, 앤서니가 제국회장에게 드러낼 복수의 이빨이 어떤 것일지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그런의미에서 제국회장에 박근형 선생님을 캐스팅한 것은 제작진의 ‘굿 초이스’라고 평가할 수 있겠는데요. 제국회장에 대한 별다른 설명이나 캐릭터 구축 과정 없이도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이해할 수 있었던 까닭은 바로 시청자 머리속에 각인돼 있는 추적자 속 서회장의 이미지 때문입니다. 제작진은 이를 아주 영리하게 활용한 것이죠. 물론 추적자 속 서회장과 약간은 다르면서도 또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한 박근형 선생님의 훌륭한 연기가 기본 바탕임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입니다.

 

 

 


오 대표와 제국 회장이 대화를 나눈 1분이라는 시간은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 냈는데요. 만약 연기 대부 박근형 선생님과 연기 본좌 김명민이 만나 서로를 마주보며 연기를 하게 된다면 어떤 아우라가 만들어질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1회에서 서로 전화통화 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으로 보여 준 적은 있지만, 설마 그걸로 끝은 아니겠지요?


앤서니 김이 복수의 이빨을 날카롭게 갈고 제국회장을 대면하게 되는 순간을 기다리는 것은 <드라마의 제왕>을 시청하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듯 싶습니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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