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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미닛 뮤직비디오 논란이 씁쓸한 이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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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를 하나의 독립적인 작품으로 바라볼 것이냐에 대해선 이견이 많겠지만, 적어도 그 역할에 대해선 쉽게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발표되는 음원이나 앨범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듣는’ 음악에 ‘보는’ 재미까지 더해 주는 것. 그 자체로 완성도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음악’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야 말로 뮤직비디오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가 아닐까 싶다.

 

물론, 그 외피는 여러 형태를 띨 수 있다. 국내 뮤직비디오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해도 과언인 아닌 조성모의 드라마식 뮤직비디오처럼 ‘스토리’를 앞세울 수도 있고,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처럼 코믹적인 부분을 강조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감동으로 다가오든 웃음으로 다가오든, 결국 남는 것은 ‘비디오’가 아닌 ‘뮤직’이란 사실이다. 적어도 대중에게 있어 뮤직비디오란 음악을 즐기는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뮤직비디오 자체를 하나의 독립된 장르로 소비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기는 하다.)

 

 

 

컴백을 앞둔 가수가 음원이나 앨범을 발표하기 전 뮤직비디오를 선공개하는 이유 역시 이와 무관치는 않을 것이다. 뮤직비디오를 통해 팬들의 반응을 미리 확인할 수 있고, 앞으로 보여주게 될 무대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뮤직비디오는 훌륭한 사전홍보수단이다. 특히, 가수들은 뮤직비디오 안에서 다양한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 그리고 패션을 선보이면서 무대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다양한 매력을 뽐내고는 한다.

 

뮤직비디오는 사전에 영상으로 제작되는 만큼 무대에 비해 제약이 덜하고, 표현할 수 있는 범위 또한 넓다. 가수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인 셈이다.

 

문제는 뮤직비디오의 이런 장점이 최근에는 노이즈마케팅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무대에서 보여줄 수 없는 선정적인 장면을 연출하거나 노래와는 상관없는 ‘19금’콘셉트가 유독 뮤직비디오를 통해 전달되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얼마 전 논란과 화제를 동시에 불러일으킨 스텔라 역시 뮤직비디오를 통해 단숨에 이름을 알렸는데, 그 방식은 역시나 농토 짙은 19금 콘셉트였다. 그 뮤직비디오를 보고 스텔라의 노래를 기억하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했을까. 스텔라 멤버들의 몸매와 춤동작, 그리고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다양한 상징들만 뇌리에 남았을 뿐이다. 그럼에도 ‘스텔라’라는 그룹이름을 알렸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뮤직’은 사라지고 ‘비디오’만 남은 현실은 못내 씁쓸하기만 하다.

 

 

 

 

컴백과 동시에 음원 1위를 차지한 포미닛 역시 예외는 아니다. 17일, ‘오늘 뭐해’라는 미니 5집 음원으로 돌아온 포미닛은 이날 유튜브를 통해 ‘오늘 뭐해’의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 음원 강자답게 포미닛의 음원은 발표와 동시에 각종 음원사이트의 상위에 랭크됐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포미닛의 뮤직비디오를 살펴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선정성 논란에 휘말린 현아의 가슴 노출은 왜 삽입됐는지조차 모르겠고, 봉춤과 화장실 댄스 등 역시 단순한 ‘노이즈마케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음원 자체는 포미닛 특유의 발랄하고 신나는 이미지에 잘 어울리지만, 뮤직비디오는 이와 엇박자를 내는 느낌이다.

 

 

 

 

포미닛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려야 하는 무명 걸그룹도 아닌 마당에 현아에게 덧씌워진 섹시이미지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스스로 논란을 불러일으켰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멤버들 개개인의 개성과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콘셉트로 갔더라면 앞으로 방송을 통해 보여줄 포미닛의 무대에 대한 기대라도 생겼을 텐데, 이번 포미닛 뮤직비디오는 불분명한 정체성으로 인해 전혀 기억에 남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래도 한때는 뮤직비디오를 ‘찾아보던’ 시절이 있었을 만큼 뮤직비디오를 공들여 제작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빨라진 음원 소비 주기만큼이나 뮤직비디오 역시 한 번의 논란을 위해 제작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만큼이나,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뮤직비디오를 기대하는 건 너무 과한 욕심인 것일까?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제작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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