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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2는 ‘팝송 경연대회’인가요?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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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가운데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2'(이하 K팝스타2)'가 갖는 경쟁력은 바로 빠르고 쉽게 데뷔할 수 있다는데 있다. 지난 시즌 Top3였던 박지민, 이하이, 백아연이 앨범을 발표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데서 볼 수 있듯, 국내 빅3 기획사에서 직접 심사를 보고 캐스팅을 하는 <K팝스타2>의 시스템은 분명 매력적인 요소임에 틀림없다. 이 프로그램의 홍보문구인 ‘스타가 되는 가장 현실적인 기회’라는 글귀에서 나타나듯, 아티스트의 길을 걸을 게 아니라 말 그대로 ‘스타’를 꿈꾸는 도전자라면 <K팝스타2>의 문을 두드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인지 <K팝스타2>에 출연하는 도전자의 연령은 상대적으로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에 비해 낮은 편이며, 실력 또한 출중한 경우가 많다. 지난주에 이어 6일 방영된 캐스팅오디션만 보더라도, 매 무대가 마치 생방송 무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고,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은 참가자도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였다.

 

이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신지훈은 프로그램이 끝나기도 전에 ‘고음 종결자’라는 별명을 얻으며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최예근 역시 우승 후보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일찌감치 ‘YG’행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참가자들의 뛰어난 실력과는 별개로 이날 <K팝스타2>는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대중가요가 아닌 팝송을 미션곡으로 선택, 시청자의 몰입을 방해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K팝스타’란 말 그대로 K팝(우리나라 노래)을 부르는 스타를 뜻하는데, 이날 캐스팅오디션 미션을 수행한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팝송을 미션곡으로 소화, 마치 ‘아메리칸 팝스타’를 뽑는 인상을 남겼다.

 

심사위원 3인방의 극찬을 이끌어낸 신지훈-임경하 조는 잭슨파이브의 '아윌비 데어(I'll be there )'를 불렀고, ‘소울퀸’이라는 팀명으로 감성 넘치는 하모니를 선보인 최예근-김동옥-이진우 조 역시 영화 노팅힐의 삽입곡인 빌위더스의 '에인트 노 선샤인(Ain't No Sunshine)'을 미션곡으로 선보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원 합격의 영광을 안은 성수진-최나영-이수경-이주연 조는 리틀믹스의 '윙즈(Wings)'를 불러 심사위원들을 매료시켰고, 윤주석-앤드류 최 조 역시 스티비 원더의 ‘아이 위시 (I Wish)’에 자신들의 운명을 맡겼다. 또 이주은-박예서 조는 마돈나의 ‘라이크 어 버진(Like a virgin)’으로 승부를 걸었다.

 

성인식을 리메이크하여 혹평을 받은 이천원-정우성 조, 댄스가 주를 이룬 김민정-손유지-유효진 조의 ‘컴백홈’, 그리고 태양의 'I Need a Girl'을 소화한 조윤민-김세종 조를 제외하면, 이날 출연한 8개 조 가운데 5개 조가 팝송을 선보인 것이다.

 

 

 

 

물론, 팝송을 부르든 대중가요를 부르든 그것은 전적으로 도전자들의 판단이다. 특별한 조건이 제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들의 실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곡을 고르는 것 역시 하나의 능력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있어서는 선곡도 실력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하지만 <K팝스타2>는 각 기획사에서 진행하는 오디션과는 성격이 다르다. 캐스팅과 합격이 중요한 만큼,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주고 노래와 무대로써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다. 그리고 이 부분은 전적으로 제작진의 몫이다.

 

 

 

 

이날 심사위원들에게 극찬을 받은 참가자들이 노래를 잘 불렀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매끄럽게 고음을 올리거나 자유자재로 바이브레이션을 구사, 혹은 독특한 음색으로 시청자의 귀를 사로잡는 등 개성 넘치는 참가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그들이 부른 팝송을 처음 들어보거나 가사를 이해할 수 없는 시청자의 경우엔 이들의 노래에 감정을 이입시켜 공감하기 엔 분명 한계가 있었다. (솔직히 참가자들 역시 자신들이 부른 팝송의 메시지와 감성을 온전히 이해하고 불렀는지도 모르겠다.)

 

<슈퍼스타K> 전 시즌에 심사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승철은 참가자가 팝송을 부를 경우 “왜 팝송을 부르는지 모르겠다. 팝송을 부르면 대중가요보다 불리한 것 아시죠?”라는 말을 꼭 건넨다. 그만큼 팝송과 대중가요의 정서가 다르고, 심지어 일부 참가자들의 경우에는 팝송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감추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장르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대중가요가 아닌 팝송을 통해 표현할 수 있는 감성과 소울이 훨씬 더 선택의 폭이 넓다. 그만큼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오디션 프로그램 이후 참가자들이 활동할 무대와 이들이 노래를 들어줄 사람들은 바로 국내 대중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팝송 소화능력이 아닌 대중가요를 통해 얼마나 시청자를 흥분시키거나 혹은 감동을 줄 수 있느냐이다.

 

필요에 따라 팝송 미션을 별도로 수행할 수는 있겠으나,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절반 이상의 노래를 팝송으로 들어야 하는 현실은 분명 아쉽게 다가온다. ‘팝송 경연대회’가 아닌 진정한 ‘K팝 스타’를 선발하기 위한 제작진의 세심한 연출을 기대해 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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