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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스타2, 시청자를 가르치는 이상한 심사평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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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생방송 경연에 들어간 <K팝스타2>가 1:1 배틀을 통해 Top6를 선발했다. 지난주 8강에 오른 여덟 팀의 참가자는 3일 방영된 경연에서 저마다 개성 넘치는 무대를 선보이며 6강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1:1 대결을 통해 총 네 팀이 먼저 6강에 안착했고, 이어 시청자 문자 투표와 심사위원 와일드 카드를 통해 두 팀이 구제받았다. Top6의 그 주인공은 바로 앤드류최, 신지훈, 방예담, 악동뮤지션, 이천원, 라쿤보이즈였다. 최예근과 걸그룹 유유는 아쉽게도 여기서 도전을 멈춰야만 했다.

 

확실히 경연이 진행될수록 실력 있는 참가자들의 무대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저마다 ‘포텐’을 터트리며 도저히 우승을 예측할 수 없는 구도로 흘러가는 것 같다. 누가 우승을 해도 이상하지 않으며, 또 누가 떨어지더라도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이날 방송에서 8팀이 선보인 무대는 그 자체로도 충분히 훌륭했으며, 누구하나 할 것 없이 무대 그 자체를 즐기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도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해줬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유독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이 있었는데, 바로 심사위원 3인방의 심사평이었다. 이날 방송의 ‘옥에 티’라 할 만했던 심사위원 3인방의 심사평은 다름 아닌 ‘방예담 극찬’에 관한 것이었는데, 마치 시청자를 가르치고 설득하려했다는 점에서 조금은 불쾌하게까지 느껴졌다.

 

 

 

사실 방예담에 대한 심사위원 3인방의 사랑은 유별날 정도다. 방예담이 노래를 부르면, 심사위원 3인방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무대를 지켜보고, 노래가 끝나면 “천재다”, “감동이다”와 같은 극찬을 쏟아내기에 이른다. 이제 12살에 이른 참가자에게 “한국의 마이클잭슨”이라는 별명을 안겨줄 땐 그 지나친 호들갑에 지켜보는 시청자가 다 겸연쩍어 질 때가 많다.

 

물론 K팝 전문가나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가 아닌 일반 대중이 보더라도, 방예담의 실력은 월등하다. 뛰어난 실력이 바탕이 됐기에 6강에 안착했고, 그의 실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중은 별로 없다. 하지만 현재 Top6에 오른 여섯 팀의 참가자 역시 방예담 ‘만큼이나’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다른 참가자들을 ‘병풍’으로 만들만큼 방예담의 실력이 절대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 것이다. 계속되는 심사위원들의 극찬에 시청자가 불편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날 방송을 보면서 느낀 건데 심사위원 3인방 역시 방예담에 대한 자신들의 평가와 대중의 시선이 상당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이들은 방예담에 대한 자신들의 극찬에 대해 대중이 불편하게 느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보다는 왜 자신들이 방예담을 특별하게 생각하는지 그 이유를 해명하고 설득하고, 심지어 시청자를 가르치려 하고 있었다.

 

이날 방예담은 스티비 원더의 '서 듀크(Sir Duke)'를 선곡해 미성의 깨끗한 목소리와 함께 유쾌한 춤을 선보이며, 방예담 다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쯤되면 제대로 된 한국가요를 선보이지 있을까 기대했건만, 역시나 이날도 방예담은 팝송을 선곡했고 지금껏 그가 보여준 무대와 크게 차별화 되지 않은 선에서 무대를 꾸몄고 또 무사히 마쳤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기존 무대와 달라진 게 없었고, 심사위원 3인방이 늘 이야기하는 ‘발전’도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 잘 했던 만큼, 딱 그만큼 잘했다.

 

 

하지만 결과는 심사위원 3인방의 극찬과 만장일치의 선택이었다. 방예담의 무대에 보아는 “아마도 어린 나이기 때문에 점수를 더 받는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기존 가수들과 비교해도 리듬감이나 제스처가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아마도 보아가 말한 기존 가수들은 3대 기획사에서 트레이닝 걸쳐 만들어진 ‘아이돌 그룹’을 일컫는 게 아닐까 싶다. 과연 방예담이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기존 가수들’ 보다 훌륭했을까? <불후의 명곡> 출연자와 비교해도 한참 부족함이 느껴지는 어린 참가자에게 ‘기존 가수’ 운운하는 건 지나친 오바라는 생각이다.

 

양현석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갔다. 이미 한차례 “방예담의 무대는 TV에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것이 완전 다르다”며, 아예 대놓고 시청자의 평가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바 있는 그는 이날 심사평에서도 시청자를 가르치려 들었다. 그는 “방예담에게 극찬하는 이유를 시청자는 이해 못할 수도 있다. 여태껏 부른 세곡 모두 다르게 해석해서 불렀다. 기존 가수도 이러긴 어려운데 대단하고 감동적이다”고 호평했다. 그의 심사평을 듣고 있자니, 이해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라도 해야 할 것만 같다. 대체 심사위원들이 운운하는 기존가수가 어떤 가수를 일컫는지는 모르겠지만, 시청자가 이해 못 할 사실까지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심사평에 눈물이 날 것만 같다. 가수가 시청자를 이해 못 시키면 대체 누구를 이해시킨단 말인가? 노래를 듣고 소비하는 건 시청자와 대중이지 결코 일부 전문가나 연예기획사 대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심사위원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끝으로 박진영은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다. 기존 가수에게 발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여준다. 노래는 가창력보다 박자가 더 중요하다. 완벽하다”고 심사했다. 이어 그는 “방예담은 박자를 완벽하게 타는 상태에서 노래를 한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이 흥분하는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영 특유의 ‘박자 타령’ 역시 시청자가 공감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다른 참가자에겐 가창력에 한계가 있다거나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지적을 하던 그가 방예담에게는 다른 잣대를 내세워 ‘박자가 훌륭하니 최고다’라고 심사하는 것이다. 과연 그의 무대를 지켜본 시청자 가운데 그의 천재적인 박자감을 느낀 시청자가 얼마나 될까 의문이다.

 

마치 시청자를 가르치고 설득시키려 한 이날 심사위원 3인방의 이상한 심사평. 노래는 그저 듣고 즐거우면 된다고, 음악은 분석하는 게 아니라 느끼는 것이라고 강조해 온 그들이 유독 방예담 앞에서는 왜 자꾸 말이 많아지는 것일까? 여전히 심사위원 3인방과 대중이 느끼는 ‘음악’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어 보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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