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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가 시청자에게 외면받는 진짜 이유

 

 

 

 

 

 

 

MBC가 병들고 있다. 뉴스신뢰도는 2년 만에 1/3 토막이 났고, 새로 선보인 예능은 이른바 '애국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의 왕국'이란 별칭도 타 방송국에 빼앗긴지 오래며, 무엇보다 그간 MBC를 상징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뉴스데스크>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 무엇보다 뼈아프다.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빠졌다.

 

 

조선일보에도 뒤진 신뢰도…"뉴스데스크 편성시간 조정도 소용없어"

 

 

<시사인>이 지난 2007년 9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조사한 '언론 신뢰도 조사'의 결과는 MBC의 현재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2009년과 2010년 KBS를 제치고 언론신뢰도 1위에 올랐던 MBC는 올해 조사에서 신뢰도 6.9%를 기록하며 조선일보(9.4%), YTN(8.9%)보다도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특히 올해 신뢰도가 2010년 18.0%에 비해 무려 3분에 1토막이 났다는 점은 그간 MBC가 보도해 온 뉴스의 공정성에 대해 시민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수치라 볼 수 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MBC 뉴스의 신뢰도가 급격하게 떨어진 이 기간이 김재철 사장의 부임기간과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김재철 사장은 외면받는 <뉴스데스크>를 살려보자는 취지에서 <뉴스데스크>의 상징과도 같았던 9시를 버리고 8시로 편성시간을 조정하는 초강수를 뒀지만, 아쉽게도 이마저도 실패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오히려 지난 5일부터 한 시간 앞당겨 방영되고 있는 <뉴스데스크>는 편성시간을 변경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동네북'신세로 전락했다. 5일 편성시간 조정에 맞춰 MBC가 야심 차게 준비한 '경청 코리아'는 인터뷰에 응한 시민의 이름과 나이 대신 '할머니', '할아버지', '환자 '로 자막 처리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받았다. MBC 측은 다양한 계층을 대변하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항변했지만, "일관된 자막 처리 기준 없이 급하게 제작한 티가 역력했다"는 비판 쪽에 더 무게가 실리는 것이 사실이다.

'환자 자막' 논란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인 8일 방송에서는 배현진 아나운서가 또다시 '방송 사고'을 일으켰다. 뉴스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배현진 아나운서의 멘트와는 다른 내용의 화면이 나타났고, 당황한 배 아나운서는 약 5초간 침묵한 뒤 아무런 수습 없이 곧바로 기자에게 화면을 넘겨 버린 것이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편성시간을 앞당겼다는 MBC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30년 역사 <일밤>의 무한추락…MBC 예능 성적표 '처참'

 


비단 뉴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뉴스데스크>와 함께 MBC의 또 다른 상징으로 여겨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는 회생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추락했다. 작년 <나는 가수다>가 <일밤>에 편성된 후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최근 몇 년간 <일밤>은 4~5%의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일밤>을 구성하는 <승부의 신>과 <나는 가수다2>는 같은 시간대 KBS와 SBS에서 방영되는 <남자의 자격>, <1박2일>, <정글의 법칙>, <런닝맨> 등에 비해 한없이 존재감이 약하다. 약 30년 동안 수많은 스타를 배출하고 대한민국 예능 트렌드를 이끌어온 <일밤>의 추락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가운데 그렇게 허무하게 이뤄졌다.

월요일 밤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온 <놀러와>는 이미 <힐링캠프>와 <안녕하세요>에 주도권을 넘겨준 지 오래며,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주얼리 하우스>, <정글러브>와 같은 프로그램은 MBC 목요 예능의 '흑역사'로 기억될만한 처참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그나마 MBC 예능을 지켜준 것은 토요일에 방영되는 <무한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올해 <무도>는 노조 파업으로 사상 초유의 장기 결방사태를 맞이함으로써 한차례 위기를 맞기도 했다. 게다가 방문진(방송문화진흥회)에서 MBC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을 부결시킴으로써 노조의 파업 재개가 '초읽기'에 들어갔고, 무도 역시 다시 결방 사태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는 처지에 놓였다. MBC 예능은 한마디로 '바람 앞에 등불'이다.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 부결…MBC의 추락의 끝은 어디일까?



가장 큰 문제는 추락하는 MBC에 날개가 없다는 것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잘 파악해서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방문진이 처방한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 부결은 무엇보다 아쉬운 대목이다.

잘 알려졌다시피 김재철 사장 부임 이후 MBC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질적, 양적으로 모두 쇠락의 길을 걸었고, MBC 노조는 170일 넘는 시간 동안 회사가 아닌 길거리로 출근했다. 이때 김재철 사장이 꺼내 든 '외주제작 카드'와 '시용 기자'는 MBC 방송의 질적 하락을 가져왔다. 심지어 파업 후 업무에 복귀한 노조원들에 대해 MBC는 중징계를 내리고 업무와 상관없는 부서에 배치하는 등 '세상 어디에도 없는 뒤끝'을 발휘, 스스로 '비호감'을 자처했다.

MBC 노조가 업무에 복귀한 것은 여야 합의에 따른 김재철 사장의 퇴진이었던 만큼 방문진의 이번 결정은 MBC 노조를 다시 길거리로 내모는 결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노조는 재파업을 결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 부결을 둘러싼 박근혜 후보 측과 청와대의 '외압설'은 MBC를 사면초가로 내몬 '결정타'다. MBC가 시청자의 외면을 받은 근본적인 이유는 '뉴스가 공정성을 잃고 정권의 눈치 보기에 급급했다'라는 점인데, 이번 '외압설'로 인해 MBC는 한 줌 남아있는 희망의 불씨마저 짓밟은 꼴이 돼버렸다.

MBC의 추락과 김재철 사장은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고공비행을 하던 MBC의 날개를 꺾고, '시청자 내비게이션'을 '정권 내비게이션'을 바꿔 달은 이가 바로 김재철 사장이기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병을 치료하기 위해선 원인에 맞는 처방이 중요하다. 병과 원인은 분명한데, 처방이 잘못됐다면 대체 누구의 잘못일까?

병드는 건 MBC지만 그 탓에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이 무엇보다 화가 난다. 날은 추워지는데 또다시 길거리에 나설 노조원들을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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