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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는 없고 tvN에는 있는 ‘혁신’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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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이런 것입니다. tvN이 오디션 프로그램들을 전면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tvN은 12일 지난 두 시즌동안 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코리아 갓 탤런트>와 <오페라 스타> 대신 새로운 예능을 선보이며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슈퍼스타K 성공 이후 케이블이며 지상파며 너도 나도 동참했던 ‘오디션 프로그램 만들기’에서 한발 빼고,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도전’에 나서겠다는 의미입니다.

 

 

안정성 포기하고 도전에 나선 tvN에게 박수를 보낸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폐지하겠다는 tvN의 진짜 속내야 모르겠지만, 주민정과 BWB와 같은 우승자를 배출하며 나름대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코리아 갓 탤런트>를 포기한다는 것은 분명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포화상태에 달했다는 수많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지상파3사는 물론이고 각종 케이블 방송에서 끊임없이 국민들을 심사대에 불러모으는 상황에서 tvN의 이번 결정은 ‘혁신’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듯합니다.

 

 

 

혁신이란 ‘낡은 것을 바꾸거나 고쳐서 아주 새롭게 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즌 3,4,5까지 이어지고 있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을 떠올려보면, 이미 오디션이란 형식은 ‘낡은 것’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바꾸거나 고치는 게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검증된 아이템, 고정 시청자, 안정성 등의 이유로 여전히 무수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황리(?)에 방영되는 게 작금의 현실입니다.

 

물론 tvN의 도전이 성공으로 이어지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이날 tvN측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대체할 ‘더 폰 코리아(가제)’를 기획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더 폰 코리아’는 유럽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포맷을 따온 것으로, 길 위에서 전화벨이 울리면 지나가던 행인이 이를 받고 수화기 안에서 나오는 미션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일종의 몰래카메라와 리얼버라이어티를 접목시킨 형태의 느낌이죠.

 

하지만 비록 해외에서는 검증 받은 포맷이라 할지라도 막상 우리나라 시청자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미지수인 것이 사실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시도하는 이 새로운 예능은 그 과감성과는 별개로 쓰디쓴 실패의 멍에를 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실험정신에 입각한 케이블 방송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tvN의 이번 도전은 분명 의미있는 선례가 될 게 분명합니다. 특히 최근 ‘혁신’을 외치고 있는 MBC를 생각하면, tvN에게 박수라도 쳐주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MBC 김재철 사장표 혁신은 1등을 향한 몸부림일 뿐

 

잘 알려졌다시피, 최근 MBC 김재철 사장은 ‘혁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등이 아니면 그만 둘 각오로 일하겠다’는 그의 의지에서는 비장함마저 느껴집니다. 그 결과 <일밤-승부의 신>, <엄마가 뭐길래>, <놀러와>, <최강연승 퀴즈쇼Q> 폐지가 확정됐고, <허준>이 리메이크돼 일일사극으로 돌아올 예정입니다.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프로그램은 잘려나가고, <허준>같이 기록적인 시청률을 남긴 프로그램은 리메이크까지 해서 다시 방영하겠다는 MBC의 최근 행보는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혁신’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혁신이라기보다는 그저 1등을 향한 몸부림에 가깝습니다.

 

 

 

 

‘콘텐츠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아래 진행되는 MBC 김재철 사장표 ‘혁신’ 논리라면 현재 MBC를 먹여 살린다는 표현도 아깝지 않은 <무한도전>은 그 빛을 보기도 전에 폐지됐을 게 분명하고, 한때 5분씩 방영되던 <라디오스타>역시 지금처럼 단독 프로그램으로 나서지 못했을 것입니다. 콘텐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때론 믿고 기다리는 여유도 필요하고, 시청자의 요구에 맞춰 변화하는 모습도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그저 만들고 없애고, 편성하고 폐지하는 식의 반복만으로는 결코 MBC가 원하는 ‘경쟁력’은 살아나지 않습니다.

 

다른 방송사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MBC가 1등을 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분명한 목적의식은 때론 열정을 불러일으키며, 동기를 자극하는 훌륭한 수단이 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눈앞에 시청률에만 급급하여 장기적 안목을 잃어버리고,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돌아보지 않는다면 그 혁신이란 것이 대체 누구를 위한 변화란 말인가요?

 

MBC가 진정으로 혁신을 하고자 한다면 바꾸거나 고쳐야 할 ‘낡은 것’이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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