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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500’에서 ‘해외순방’까지...<개콘> ‘민상토론’이 심상치 않다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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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500’에서 ‘해외순방’까지...<개콘> ‘민상토론’이 심상치 않다

 

장수 프로그램에게 있어서 ‘위기론’은 하나의 ‘훈장’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생사가 오가는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병사에게 노고를 치하하며 ‘훈장’을 건네듯(?), 수많은 프로그램이 폐지를 답습하는 오늘날의 치열한 이 ‘예능 전쟁터’에서 꿋꿋하게 제자리를 지켜내고 있는 프로그램에게 언론은 하루가 멀다 하고 ‘위기론’이라는 ‘훈장’을 수여(?)한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을 꼽자면, MBC의 간판예능 <무한도전>과 KBS 공개코미디의 역사 <개그콘서트>를 빼놓을 수 없겠다.

 

물론, 위기론이 불거질 때마다 두 프로그램은 보란 듯이(?) 시청률 반등에 성공하거나 언론과 대중이 예상치 못했던 해법을 제시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곤 했다. 비록 ‘식스맨 특집’으로 인해 논란과 잡음을 동반하긴 했지만, <무한도전>은 분명 새로운 도전으로 이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며, <개그콘서트> 역시 최근 시사풍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며 위기론에 맞서고 있다.

 

 

 

 

그 중심에는 몇 주 전부터 새롭게 선보인 ‘민상토론’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코너의 구성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박영진이 사회자로 나서 패널로 초대된 유민상과 김대성에게 우리사회의 정치·사회 적인 이슈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유민상과 김대성은 꿀 먹은 벙어리처럼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흘러가는 게 전부다.

 

그럼에도, ‘민상토론’에 대한 반응이 뜨거운 것은, 이 코너 속 상황이 지금 우리의 현실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정치적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사회적 분위기, 그리고 상식적인 문제 제기가 ‘색깔론’으로 둔갑되는 현실, 어쩌면 코너 속 유민상과 김대성의 우물쭈물한 모습은 지금 우리 모두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간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무상급식 철회, 이명박 전 대통령의 2,800억 기업특혜 의혹 등을 언급해 온 ‘민상토론’은 19일 방송에 이르러 급기야 ‘살아있는 권력’을 정조준(?)하기에 이른다. 오프닝에서 이완구 국무총리의 상징으로 자리 잡은 비타민 음료를 등장시킨데 이어, 유민상의 “가라”라는 말을 “아, 중동으로 가라는 것이냐?”고 확대 해석함으로써 현 정권의 청년실업 대책을 간접적으로 비꼰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박영진의 몰아가기식 토크에 지친 유민상이 “어디 해외라도 가야겠다”고 말하자, “하필 지금 이 시기에 외국을 나가셔야 되겠습니까?”라고 반문하는 통쾌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보상 문제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세월호 1주기에 맞춰 중남미 순방에 나선 것을 간접적으로 겨냥한 것이다.



 


 

코너 말미, 유민상은 아무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지 않자 “내가 이거 다 리스트에 적어놨다”며, 끝까지 ‘뼈’있는 멘트를 날렸다. 풍자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중의적 표현’이 그야말로 팔딱팔딱 살아 숨쉬는 ‘민상토론’. 이 코너가 계속되는 한 당분간 <개콘>의 ‘위기론’은 잠시 접어 두는 것이 좋을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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