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고수'에 해당되는 글 3건

  1. 황금의 제국, 주인공 헷갈리게 만드는 요물같은 드라마 1

황금의 제국, 주인공 헷갈리게 만드는 요물같은 드라마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반응형

 

“요물~! 요!물!,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요물!”

 

6회까지 방영된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시청자를 들었다 놨다 하는 요물 같은 드라마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한회에도 수번씩 등장하는 반전의 묘미는 기본이고, 착학 역할이 없어 몰입이 어렵다는 일부의 비난을 오로지 캐릭터의 힘으로 잠재웠기 때문이다. 거기에 더해 손현주, 고수, 이요원이 연기하는 최민재, 장태주, 최서윤의 본격적인 ‘수 싸움’이 시작되면서 이 드라마는 이제 캐릭터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드는 또 다른 매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애초 이 드라마는 ‘선역 vs 악역’이라는 뚜렷한 대결구도 대신 돈 앞에 흔들리고 무너지는 인간의 본성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 그 때문일까. 최민재, 장태주, 최서연이라는 캐릭터를 보고 있으면 대체 누가 주인공인지, 누구 편을 들어야 할지 헷갈리게 된다. 손현주가 나오면 손현주를 응원하게 되고, 고수가 등장하면 또 고수가 이기기를 바라며, 이요원이 화면에 잡히면 그녀가 모두를 물리치길 바라게 되는 것이다.

 

16일 방영된 <황금의 제국>은 성진그룹의 오너 최동성(박근형 분) 회장의 치매 병세가 악화되면서 지분싸움, 유산상속 등을 둘러싼 ‘형제의 난’이 본격화되었다. 최서윤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좋은 사람이 아닌 두려운 사람이 되고자 했고, 그룹을 지킨다는 명분하에 형제들에게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다. 성진 건설을 지주회사로 만들어 그룹 전체의 지배권을 자신의 영향력 아래 두기로 한 것이다. 수많은 재벌이 형제들의 싸움으로 무너져가는 것을 지켜본 그녀는 자신이 그룹을 장악하는 것만이 회사와 가족 모두를 살리는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녀의 주위엔 사방이 적이다. 친오빠 최원재(엄효섭 분)는 최동성 회장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자마자 그룹을 삼키기 위한 야욕을 드러냈으며, 가족 모두를 포섭하여 최서연에게 대항하고 있다. 특히, 그룹 회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최민재에게 자신의 건설 주식 모두를 넘겨주고, 심지어 회사 경영에도 참여하게끔 만들면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최서연으로서는 가장 부담스럽고 피하고 싶은 최민재를 상대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게 된 것인데, 설상가상으로 최민재는 자신보다 뛰어난 장태주와 손을 잡고 ‘황금의 제국’으로 입성했다. 최서윤에겐 가장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서연이 가장 믿고 있는 새엄마 한정희(김미숙 분) 조차도 그룹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최서윤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다. 지주 회사가 될 성진 건설의 지분 싸움이 한창인 이때, 서윤이 믿고 있던 한정희 마저 등을 돌린다면 그녀는 꼼짝없이 모든 걸 잃게 된다. 그리고 현재 한정희는 수십년에 걸쳐 준비한 복수의 마지막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는 중이다. 최서윤 혼자 이 모든 상대를 당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룹을 무너뜨리고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그녀는 분명 최민재와 장태주 못지않은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그녀를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추켜세우는 것도 어떻게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가진 것 하나 없이 황금판에 뛰어 들어 끝내 제국의 왕좌가 될 운명을 지닌 이드라마의 원래 주인공, 고수는 어떤가? 고수가 연기하는 장태주는 역시나 주인공답게 어떤 위기든 ‘척척’ 이겨내는 천부적인 능력을 가졌다. 이른바 천재캐릭터다. 뛰어난 머리를 바탕으로 반전을 이끌어 내는 장태주는 현재 이 드라마가 선사해주는 카타르시스의 상당부분을 담당한다. 성진그룹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이겨내는 모습이나 주변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걷는 배짱 두둑한 모습은 황금의 제국에 입성한 이후 장태주가 보여줄 또 다른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비록 그의 앞에 놓인 돈의 액수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는 점점 더 괴물로 변해갈 테지만, 어쨌든 아직까지 장태주는 윤설희(장신영 분)를 지켜줄 만큼의 따뜻한 인간미도 간직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최민재와 손을 잡고 최서윤을 압박하는 모양새이지만, 결국 최민재와의 승부 역시 피할 수 없는 만큼 그의 행보는 여러모로 눈여겨볼만 하다. 설령 그가 점점 더 악인으로 변해간다 할지라도, 최민재, 최서윤과 달리 원래부터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신분이 아니라는 점은 이 황금을 놓고 벌이는 전쟁에서 시청자가 그를 응원하게 만들기 충분한 이유다.

 

 

 

 

끝으로, 드라마 시작 전 악연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손현주. 그가 연기하는 최민재라는 캐릭터는 최동성 회장의 아들이 아닌 조카라는 이유만으로 그룹에서 쫓겨난 나름 사연 있는 악역이다. 호시탐탐 그룹으로 복귀할 때만 노리던 최민재는 서윤에게 밀려난 원재를 구워삶아 마침내 기회를 얻었고, 자신을 좋아하는 대한은행의 딸과 결혼함으로써 날개를 달았다. 그의 목적은 오직 하나다. 바로 성진그룹의 최고 자리에 오르는 것. 이를 위해서라면 못할게 없다. 아내를 버릴 수고 있고, 사촌 동생의 등에 비수를 꽂을 수도 있으며, 어제의 적이었던 장태주에게 손을 내밀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그를 응원하는 시청자도 적지 않다. 한평생 진흙탕을 뒹굴며 회사에 헌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최동성 회장에게 버림받은 그의 처지는 충분히 연민을 불러일으켰고, 사랑하는 아내를 버릴 수밖에 없는 잔인한 현실에서 손현주가 보여준 절제된 감정연기는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하고도 남기 때문이다.

 

그리고 죽은 장태주의 아버지에게 사죄를 고하는 모습과 강제 철거의 명령을 내린 것이 그가 아니었다는 점 등은 최민재의 캐릭터가 애초 생각했던 것 보다는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주면서 그에게 몰두하게 만든다. 어쨌든 최민재 역시 현재는 성진그룹에 비해 약자인 만큼 그가 어떤 식으로 반격을 펼칠지 시청자 입장에서는 궁금할 수밖에 없다.

 

 

 

승리자가 있으면 패배자가 있고, 얻는 자가 있으면 잃는 자가 있는 게 당연한 이치건만, 대체 시청자는 최민재, 장태주, 최서윤 중에서 누굴 응원해야 한단 말인가. 누가 실질적인 주인공인 것일까. 돈 앞에 평정심 유지할 사람 없다지만, 이 드라마는 마치 돈 앞에 주인공은 따로 없다는 것을 웅변하는 듯 보인다.

 

<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공감하셨다면 구독과 추천을 눌러주세요^^ 글쓴이에게 커다란 힘이 됩니다.^^

아래 손가락 버튼을 꾸욱~^^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