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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에는 있고, <고쇼>에는 없는 것

대중문화 이야기/이카루스의 채널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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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은 으레 이름에서부터 색깔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국민예능으로 자리잡은 <무한도전>이나 <1박2일>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놀러와>,<짝>,<청춘불패>도 이름을 통해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때때로 프로그램명은 비슷한 포맷의 다른 프로와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해 사용되는데,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보이스코리아>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프로그램을 상징하는 메인 MC의 이름을 따서 프로그램명을 만드는 경우는 다소 낯간지러운 측면이 있지만, 방영 전 홍보효과를 고려하면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강호동이 진행자로 나서 초창기 인기를 끈 <강심장>이나 김승우의 예능 첫 MC 도전으로 화제를 모은 <승승장구>는 진행자의 이름을 프로그램명과 적절히 조화시키며, 각인효과를 거뒀다.

 

 

 

<강심장>, <승승장구>에는 있고, <고쇼>에는 없는 것

 

 

SBS <GO SHOW(이하 고쇼)> 역시 마찬가지다. 고현정이 메인 MC로 나서는 토크쇼의 이름이 '고쇼'로 정해졌다는 소식에 오글거림이 먼저 밀려왔으나, 고현정의 토크쇼라는 이미지는 확실하다 싶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는데, 대체 '고쇼'가 무엇을 보여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강심장>은 단순하게 강호동의 이름에서 프로그램명을 가져왔지만, 프로그램의 형식을 이와 잘 조화시켰다. 여러 명의 게스트가 출연하여 주제에 맞는 이야기를 펼치고, 그 중에서 가장 가슴을 울린 이른바 '강심장'을 선발하는 것이다. '토크 배틀'을 벌여 우승자를 뽑는 구조는 이전 토크쇼에서도 종종 차용하는 방식이었으나, <강심장>은 이를 프로그램명과 연결시키며 차별화를 꾀했다.

 

 

<승승장구>는 또 어떤가. 김승우의 이름에서 따온 프로그램명으로 그칠 수 있었던 <승승장구>는 매주 게스트와 시청자에게 "승승장구 하시길 바랍니다"고 외치면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립해갔다. 게스트의 진솔한 토크가 시청자에게 공감을 얻으면서 자연스레 "승승장구"라는 외침은 형식적인 멘트가 아닌 가슴 따뜻한 응원 메시지로 바뀌게 되었다.

 

 

그러나 <고쇼>는 프로그램의 이름만 놓고 봤을 때, 대체 어떤 성격의 프로그램인지 쉽게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고현정이 쇼를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쇼를 위해 어딜 가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모르겠다. 조인성과 천정명이 게스트로 초청된 첫 회가 방영되고 나서야 <고쇼>가 공개 오디션 형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이다. 지금까지 여섯번의 오디션이 진행되었지만 여전히 <고쇼>는 '고쇼'라는 이름에 프로그램의 의미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게스트는 왜 캐스팅 되어야 할까?  

 

 

아직 메인 MC로서 중심을 잡지 못하며 '정수리 토크'라는 불명예를 떠안은 고현정은 둘째치고, 문제는 <고쇼>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목적의식이 불분명하다는데 있다.

 

 

공개 오디션 토크라는 형식은 분명 신선한 감이 있다. 스타를 대상으로 스타가 오디션을 진행하는 발상도 그렇고, 그 과정에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스타의 새로운 모습을 보는 과정도 즐겁다.

 

 

하지만 오디션의 목적이 불분명하고, 게스트 입장에서 꼭 캐스팅이 되어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점에서 <고쇼>의 방황은 시작된다. 예를 들어 지난주 '신사의 품격'을 보면, 김준호, 김준현, 붐, 하하가 출연하여 다른 방송에서는 보여주지 않은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유쾌하게 시작한 이야기는 끝에 가서 감동을 주는 이른바 '강심장'식 레퍼토리를 선보이며, 고현정이 붐을 캐스팅하는 것으로 끝맺음됐다. 출연 게스트들이 왜 '신사의 품격'이라는 주제에 맞게 이야기를 해야 했는지도 불분명했고, 마지막 붐의 캐스팅 또한 뜬금없는 모습이었다.

 

 

 

 

 

11일 방영된 '형님이 돌아왔다' 편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기센 여자 연예인 특집이라 불릴만 했던 이날 방송은 안문숙, 박해미, 김완선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형님이 돌아왔다'라는 가상 영화에 케스팅 되기 위해 본인을 어필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늘 보아온 김완선의 댄스, 박해미의 뮤지컬 연기 등이 주로 방영됐으며, 안문숙 경우에는 주제와는 정반대로 의외의 여성성이 주목을 받았다. MC들조차 시간이 지날수록 '형님' 콘셉트와는 게스트들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캐스팅에 난항을 표하기도 했다.

 

 

 

 

 

가상의 캐스팅이 어떤 의미를 갖거나 게스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지 못하는 순간, 진정성이 생명이 되어야할 토크쇼는 그야말로 단순한 '쇼'로 전락한다. 게스트들이 편히 '놀러와'서 수다를 떨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강심장'이 되기 위해 독한 이야기를 폭로할 까닭도 없는 상황에서 게스트들은 왜 '캐스팅'이 되어야 하는 걸까? 이들에게 '캐스팅'의 동기를 부여해 주는 것이야 말로 <고쇼>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고쇼>는 앞으로도 게스트들의 개인기와 재롱에 의지를 할 수밖에 없고, 오디션과는 상관없이 목적없는 토크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오디션에서 개인기는 본인을 어필하는 적절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단, 그것은 양념이어야 한다. 프로그램의 절반동안 서로 개인기를 펼치고 경쟁적으로 웃긴 얘기를 펼치는 것은 굳이 <고쇼>가 아니더라도, 오디션 형식이 아니어도 될 일이다.

 

 

보여주긴 위한 '쇼가' 아닌 즐거운 '쇼'를 위해 '고'하자

 

 

'show'에는 몇 가지 뜻이 있는데, 그 중 '춤과 노래와 같은 시각적 요소를 다채롭게 보여주는 오락'이라는 뜻과 함께 '남을 속이거나 보여주기 위해 작위적으로 꾸민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있다. 부디 <고쇼>가 시청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작위적인 무대가 아닌 다채로운 오락이 되길 바라며, 다음 노래 한 구절을 바친다.

 

 

"show~ 끝은 없는 거야~ 지금 순간만 있는 거야, 난 주인공인 거야, 세상이라는 무대위에~ show! rule은 없는 거야, 내가 만들어 가는 거야~난 할 수 있을 거야, 언제까지나, 너와함께~"

 

 

어차피 '룰'은은 없다. <고쇼>가 보다 즐거운 'show'를 위해 'go'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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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사진은 인용의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며,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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